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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3국지의 승부수는 "한국인 입맛을 잡아라"

[기획-맛 대결 ④ 햄버거 편]
함부르크 스테이크에서 유래된 햄버거…맥도날드가 세계 시장 장악
한국에선 '토착화' 선도한 롯데리아가 강세… 맥도날드, 버거킹 추격
24시간 운영·배달·드라이브 스루, 아침 메뉴 등으로 서비스 경쟁 치열
  • 햄버거 시장은 이용이 편리하고 표준화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대표적인 외식문화로 급성장했다.
[이민형 기자] 우리가 아는 햄버거는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Hamburg)의 스테이크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다. 고기를 갈아서 향신료로 간을 하고 생으로 먹거나 익혀서 먹던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선원들을 통해 뉴욕에 전파되었다. 그것이 1826년 처음 햄버거 스테이크가 되어 등장했다. 하지만 햄버거의 원조는 몽골계 음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이 들소 고기를 부드럽게 다져서 말 안장 밑에 넣고 다니다가 소금과 후추 등으로 양념을 해서 끼니를 대신했던 게 독일로 전파돼 햄버거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맥도날드는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날드 형제가 1948년 체계적인 생산 라인을 갖춘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밀크셰이크 기계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Ray Kroc)이다. 그는 1961년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회사를 인수한 뒤 표준화된 메뉴와 품질, 점포 통일성, 신속 서비스, 저렴한 가격 등으로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로 키워나갔다. 이에 맞선 버거킹은 "직화로 굽기 때문에 기름에 튀기는 맥도날드보다 맛이 훨씬 좋다"는 식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했다.

'패스트푸드' 개념 자체가 전무하던 국내에서는 1979년 '한국적인 맛'을 내세운 롯데리아가 서울 소공동에 1호점을 열며 본격적인 햄버거 시장이 열렸다. 당시의 대표 메뉴였던 불고기 버거는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는 세계화 바람을 타고 미국의 맥도날드가 문을 열었고, 버거킹은 올해 벌써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현재 한국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계 맥도날드, 두산그룹이 미국에서 빌려 2012년까지 운영한 버거킹,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리아 등 세 곳이 햄버거 시장을 주도해 왔다. 11월 현재 각 사의 점포 수를 살펴보면 롯데리아 1,250여 개, 맥도날드 380여 개, 버거킹 190여 개로 맥도날드는 유독 한국 시장에서 롯데리아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맥도날드를 앞설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한국화'에 있다. 롯데리아 홍보 관계자는 "외래 음식인 햄버거를 '한우 버거', '불고기 버거', '라이스 버거' 등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햄버거를 토종화한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불고기 버거는 롯데리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1992년 9월에 출시된 불고기 버거는 "0.5초당 1개씩 판매된다"는 신화를 낳기도 했다. 햄버거 시장은 이용 편리, 표준화된 맛, 저렴한 가격 등을 특징으로 대표적인 외식문화로 급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맛의 차이를 통한 승부와 24시간 운영·배달, 드라이브 스루(차에 탄 채로 이용하는 식당) 등의 전략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대표 브랜드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 맥도날드 빅맥 세트,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세트, 버거킹 와퍼세트


'불고기 버거' 등으로 고지 선점한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 맹추격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리아는 2009년 810개의 매장에서 3,3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013년에는 1,099개 매장에서 6,1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4년 사이 매출이 185%나 증가한 것이다. 국내 시장 2위인 맥도날드는 2010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며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맥도날드는 적극적인 가맹점 모집을 통해 올해 말까지 프랜차이즈 매장을 100개쯤 더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2012년 두산그룹에서 분사한 버거킹도 매장 확대를 성장의 첫째 조건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시절만 해도 직영점 시스템으로 운영됐던 버거킹은 2013년 6월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힘을 쏟는 중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매장 입지에서 벗어나 지방권에서 적극적인 가맹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찍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여온 롯데리아는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이미 1,25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신규 매장을 오픈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4시간 운영·배달·드라이브 스루…진화된 서비스로 승부

비슷한 메뉴로 장사를 하는 햄버거 시장에서 경쟁력은 서비스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햄버거 업계의 대표적인 서비스 경쟁은 바로 24시간 운영 및 배달 서비스다. 배달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맥도날드는 2007년 '맥딜리버리 서비스'란 이름으로 전화·온라인 주문 배달을 시작했다. 더군다나 맥딜리버리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2011년 롯데리아도 '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배달 서비스에 나섰고, 버거킹은 2013년 4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주 사이에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유류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이에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들은 최근 배달비(수수료)를 새로 책정했다. 배달료는 세 곳 모두 비슷한데, 버거킹은 단품 주문 시 400원, 세트 주문 시 500원의 배달료가 추가된다.

○○데이…각종 이벤트로 가격 경쟁에 나서는 업체들

최근엔 불황을 타고 가격 경쟁도 만만치 않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최초로 3,000원 장벽을 무너뜨리며 가격 파괴 전쟁의 선두에 섰다. 특히 3,300원 짜리 새우버거를 50%인 1,650원에 판매하고, 2,300원인 데리버거를 절반 가격에 가까운 1,200원에 판매하는 '리아 데이'(Ria Day) 이벤트 등으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맥도날드도 아침 인기 메뉴인 '맥모닝'을 홍보하기 위해 에그 맥머핀과 커피 무료 제공 판촉 행사를 열었고 지날달과 이달 사이에 2,400원 짜리를 1,5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직화를 강조하며 7,000원대의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고 있는 버거킹도 업계 최초로 중가 메뉴를 선보이는 등 가격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패스트푸드점의 아침은 분주"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 현상은 햄버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영주 버거킹 대표는 "1인 고객을 충성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 '맛있고 편리한 간편식'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쁜 아침 시간에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기 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간편하게 먹는 1인 가구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식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침식사 시장은 최근 5년 간 11%나 성장했다.

아침 메뉴의 경쟁은 선두 주자인 맥도날드 '맥모닝'에서 시작됐다. 대표 메뉴인 맥머핀은 구운 머핀 안에 계란이나 치즈, 소시지 등을 넣은 제품으로 1971년에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다른 업체들은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 아성을 따라잡을 만한 메뉴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7월 버거킹은 '킹 모닝'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크로아상 제품 대신 머핀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리아도 최근 머핀 4종과 라이스 2종 및 디저트 1종으로 구성된 아침 메뉴 '착한 아침'을 출시하고 조찬 시장에 뛰어들었다. 맥도날드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치킨을 즐겨 먹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치킨 치즈 머핀', '베이컨 토마토 머핀'을 출시하는 등 아침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는 아침 메뉴가 전체 매출의 25%에 이른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24시간 매장이 늘어나면서 아침 메뉴 수요도 증가해 업체들이 아침 메뉴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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