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집중취재] '맛이냐, 건강이냐' 식품 업계의 고민

품귀 현상 빚은 허니버터칩, 지방·나트륨·당류 함량 높아
건강 생각하면서도 김치에 길들여져 자극적 음식 선호
  • 식품업계가 라면, 소시지, 과자 등의 식품에 들어가는 지방·나트륨·당류 등의 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민형 기자]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인가. 아니면 건강을 생각한 웰빙 식품을 만들 것인가. 이같이 첨예한 문제를 놓고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라면, 소시지, 과자 등의 식품에 들어가는 지방·나트륨·당류 등의 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짠맛을 선호하는 한국인 고유의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로 품귀 현상을 빚은 허니버터칩은 다른 과자에 비해 지방·나트륨·당류 등이 많은 편이고 지방 함량도 높다. 경쟁 제품인 포카칩(60g 기준)의 지방과 포화 지방은 각각 23g, 6g이 들어있는데, 허니버터칩은 이보다 하루 권장량 대비 비중이 각각 2%포인트, 13%포인트 높다. 나트륨 양도 290㎎으로 포카칩 오리지널(260㎎)이나 농심 수미칩 오리지널(240㎎)보다 많았다. 당류 함량(2g) 역시 포카칩(0g)과 수미칩(2g미만)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건강한 식품을 먹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김치·된장 등에 길들여져 대체로 짜거나 맵거나 자극적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나트륨 등을 줄이면서 이런 입맛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재료 등을 바꿔가며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합성 첨가물이 건강에 해롭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합성 첨가물을 빼고 자연원료 함량을 높이는 '무첨가' 바람이 불고 있다. 제품군은 가공식품에서 과자, 발효유, 드레싱, 껌까지 다양하다. 합성 첨가물 덩어리로 여겨지던 햄은 기존에 합성 첨가물을 줄이는 전략에서 완전히 빼는 식으로 웰빙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동원F&B는 업계 최초로 완전무첨가 햄을 시장에 내놓았다. 합성첨가물 0%를 강조하는 동원의 햄은 발색제 역할의 아질산나트륨 대신 샐러리분말을 사용하고, L-글루타민산나트륨 대신 천연 조미소재를 사용했다. 합성아질산나트륨, 전분 등 다섯 가지의 식품첨가물을 없앤 CJ제일제당의 햄도 대표적 무첨가 제품이다.

2012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품의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면류 나트륨 저감화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식품업계에 보급하면서 라면의 나트륨 함량도 현저히 줄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식약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라면 등 인스턴트 면류의 나트륨 함량이 2011년 1,800㎎~2,600㎎에서 올해 상반기 1,500㎎~1,900㎎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로 보면 나트륨이 가장 많이 들어있던 풀무원의 '자연은 맛있다 고추송송 사골'은 2,710㎎에서 1,680㎎으로 떨어졌다. 한국야쿠르트의 '왕뚜껑'은 2,500㎎에서 1,770㎎으로, 오뚜기 '스낵면'은 1,960㎎에서 1,730㎎으로 줄어들었다. 농심의 '육개장 사발면'은 1,900㎎에서 1,590㎎으로, 농심의 '김치 사발면'은 1,840㎎에서 1,520㎎으로 각각 낮아졌다.

식품업계는 나트륨뿐 아니라 당류 과잉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대비하는 분위기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8일 액상과당 대신 올리고당을 넣어 당류 함량과 칼로리를 기존 야쿠르트보다 각각 50%(12.5→6g), 30%(63→50㎉) 줄인 '야쿠르트 라이트'를 출시했다. 정식품도 소금, 설탕, 합성착향료 등을 전혀 넣지 않고 두유액 100%로 만든 베지밀 두유를 선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나트륨 권고량은 2,000㎎이지만 국내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12년 기준 4,583㎎으로 WHO 권고량의 2.3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각종 첨가물이 없는 식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식품업계가 무첨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09월 제2794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09월 제2794호
    • 2019년 09월 제2793호
    • 2019년 08월 제2792호
    • 2019년 08월 제2791호
    • 2019년 08월 제2790호
    • 2019년 08월 제2789호
    • 2019년 07월 제2788호
    • 2019년 07월 제2787호
    • 2019년 07월 제2786호
    • 2019년 07월 제2785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