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입사해 '때'기다리며 '열공' 중

현재 다수의 재벌가 3세들이 이른 나이에 임원 타이틀을 달고 경영 일선에 나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 '가업'에 몸을 담고 물밑 경영수업에 열을 올리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 황태자'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4)씨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6월 상반기 공채에 응시해 정식 입사했다. 올해 초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선호씨는 수년 전부터 방학 때마다 국내에서 CJ제일제당 인턴사원으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선호씨의 누나이자 이 회장의 장녀인 경후(29)씨는 2011년 CJ에듀케이션즈 마케팅 담당 대리로 입사했다. 그리고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 언더웨어·침구팀 상품기획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 중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동선(25)씨도 지난 10월 한화건설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외에 장남 김동관(31)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은 2010년 입사 후 줄곧 태양광사업을 맡고 있으며, 차남 동원(29)씨는 올해 3월 한화첨단소재에 들어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장녀 하민(25)씨도 지난해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사학을 전공한 하민씨는 맥킨지컨설팅과 미국 부동산 투자 컨설팅업체 CBRE에서 각각 1년씩 근무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장녀 남이(31)씨도 지난해 초부터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남이씨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MIT에서 MBA 과정을 밟은 후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한 바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 규호(31)씨 역시 2012년 말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고(故) 이원만 창업주와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 이웅열 회장에 이어 4세 경영 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규호씨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후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지난해 말 동두천 소재 제6포병여단에서 행정병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이후 해외 MBA를 검토했으나 바로 경영수업을 받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뒤 그룹에 입사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녀 경선(30)씨는 아직 그룹 계열사에 정식 입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경선씨는 앞서 '마켓오' 브랜드 관련 기자간담회 현장에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외에 중견기업 후계자들도 속속 경영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딸 윤지(30)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매일유업의 유아용품 계열사인 제로투세븐에서 대리로 입사해 마케팅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이밖에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의 두딸 박혜성(33)·혜정(29)씨도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외아들 동하(32)씨도 2012년 그룹 전략기획본부 신규사업팀에 대리로 입사해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35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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