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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4세 지금 어디서 뭐 하나

  • 조원태(왼쪽부터) 대한항공 부사장, 최철원 M&M 전 대표,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 박중원 성지건설 전 부사장
[동효정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사건으로 구속되자 재계에서도 자체 경계령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살아 온 '온실 속 화초'같은 삶이 비윤리적인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재벌가 2~4세 등의 엇갈린 행보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번 땅콩 회항의 주인공인 조 전 부사장의 남동생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역시 재벌 3세 갑질의 역사를 썼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05년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70대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해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조 전 부사장의 여동생 조현민 전무의 논란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임직원에게 책임일 떠넘기는 반성문에서 복수를 하겠다는 문자메시지, 자신이 운영하는 커피숍 추문까지 일일히 세기 어려울 정도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물류업체 M&M의 전 대표인 최철원씨는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유명하다. 최씨는 2010년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SK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던 한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아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맷값으로 2,000만원을 던졌다.

2007년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가죽장갑 보복 폭행'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김 회장은 둘째 아들인 동원씨가 술집 점원에게 맞았다는 이유로 해당 점원을 청계산으로 끌고 가 폭행했다. 이로 인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둘째 아들 동원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올 초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도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지난 7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중원씨는 지난해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인에게 1억5,0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다. 박씨는 앞서 2007년 코스닥 상장사인 뉴월코프를 자본 없이 인수하고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것처럼 공시해 주가를 폭등시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효성그룹은 집안을 뛰쳐나간 조현문 변호사때문에 골치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 변호사는 기업의 모든 직을 버리고 헤어지면서 아버지를 향해 "(그룹의) 횡령, 배임, 불법비리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며 "불법 비리를 아버지라는 권위로 강요하지 말라. 그것은 범죄이고 부도덕한 행위"라고 주장해 재벌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늘리고 있다.

이에 반해 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비교적 순항하는 재벌가 자제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빈 자리를 빠르게 채워가며 경영 개편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삼성가의 3세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자신만의 경영스타일로 '젊은 삼성'을 모토로 확실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야심 차게 진행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재벌가의 자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개척해 독립적으로 활동해 온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씨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독자적으로 광고 회사 빅앤트를 이끌며 광고계에서 차근차근 인정 받아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라는 기업 광고도 박 대표의 작품이다. 이 밖에 두산그룹 ‘티셔츠 프로모션’, 두타 패션몰 ‘환경 디자인’, 두산 처음처럼 ‘스트리트 갤러리’ 진행 등을 비롯해 오리콤, 두산 헤비 인더스트리, KFC 등 두산그룹의 일도 경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최민정씨는 해군에 자원 입대해 장교로 임관해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추후 그룹 경영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특권 의식을 버리고 군에 자원 입대한 사실만으로 재계 안팎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보통 재벌가 자제들이 어린 나이에 고위 임원을 맡아 경영 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여성으로서 군 장교를 지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버지인 최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중인 가운데 최민정씨가 모범적인 행동을 하자 재계 내에서는 "최민정씨가 아버지의 부정적 이미지를 덜고, 전체 재벌가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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