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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비싸다? 살아남기 위해 고정관념 탈피 시도하는 피자업계

[기획-맛 대결 ⑯ 피자]
피자업계 '영원한 1등은 없다'… 미스터피자·피자헛·도미노피자 각축
내수 감소로 주춤…뷔페형 판매, 가격 인하, 다양한 '엣지' 등 전략 다각화
  • 도미노피자의 슈하스코 치즈롤 피자(왼쪽부터) 피자헛의 스타엣지 토핑킹, 미스터피자의 베셀로. 사진=각 업체 제공
[동효정 기자] 이탈리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인 피자. 피자는 반죽 위에 입맛에 맞는 토핑을 올리면 완성되기 때문에 '전세계인의 음식'이라고 할 정도로 각 나라 문화에 맞게 널리 퍼져 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 도중 한국을 찾은 대학생 유씨. 유씨는 '한국식 피자'가 먹고 싶어 친구들과 만나자마자 프랜차이즈 피자 식당부터 찾았다. 친구들은 "피자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온 애가 촌스럽게 피자부터 먹자고 하니 황당하다"며 놀렸다. 하지만 유씨는 화덕에 굽고 토핑도 적은 이탈리아 피자와 달리 도우가 두껍고 토핑도 풍부한 미국식에 가까운 한국 피자가 그리웠다.

영원한 1등은 없다… 피자업계 엎치락뒤치락

우리나라 최초의 피자 가게는 1972년 서울 유네스코 빌딩에 개점했다. 1985년에는 피자헛이 진출했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거치며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식품으로 발전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적절하게 변화된 피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피자헛은 승승장구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대적할 만한 경쟁상대가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와 배달 전문인 도미노피자가 막강한 경쟁사로 급부상한 것이다. 급기야 피자헛의 성장률이 둔해지고 '웰빙' 바람에 시장마저 잠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피자헛 본사는 삼성전자 마케팅 전무와 야후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낸 기업회생 전문가 이승일씨를 2008년에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피자 시장 1위는 미스터피자로 국내 피자시장 점유율 1위(40% 중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장수는 미스터피자 416개, 피자헛 332개, 도미노피자 386개다. 최근에는 치킨업계처럼 개인 맛집이나 중소기업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1,62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6% 줄어든 24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실 브랜드 피자가 주춤한 것은 몇년 전부터 일부 브랜드 피자의 가격이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원가 및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브랜드 피자의 가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피자 브랜드는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의 고가 브랜드 피자업체와 피자스쿨, 오구피자, 피자마루, 피자에땅 등 중저가 피자업체로 분류된다. 고가형 피자와 중·저가형 피자의 가격을 중량별로 비교하면 고가형 브랜드 피자가 중·저가형 피자보다 최대 2.8배 비싼 것으로, 일부 중저가 피자가 배달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형 브랜드 피자 업체인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피자헛의 프리미엄 피자(L) 가격을 살펴본 결과 미스터피자 1개, 도미노피자 2개, 피자헛 2개 제품이 3만2,900원, 미스터피자 2개, 도미노피자 2개 제품이 3만3,900원, 피자헛 6개, 미스터피자 6개 피자가 3만4,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격대에 해당되지 않는 프리미엄 피자(L)는 미스터피자 3개, 도미노피자 2개, 피자헛 1개에 불과했다. 브랜드 피자는 중저가 피자에 비해 가격 자체가 높게 책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거의 동일해 이들 업체 간 암묵적 담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또 브랜드 피자 제품 중 페퍼로니 피자(L) 원재료가를 추정한 결과 평균 추정 원재료가는 6,480원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피자 3사의 해당 제품 판매가격은 추정 원재료가 대비 미스터피자가 2.7배, 도미노피자는 3.1배, 피자헛은 3.5배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원가 공개와 함께 외식업계 전반의 불황까지 더해져 피자는 한동안 고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관련업체들은 부랴부랴 할인 마케팅에 나섰으나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일시적 '땜질'에 불과한 마케팅을 두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피자는 비싸다' 소비자 인식에 주춤…가격부터 '엣지'까지 전략 다각화

이에 대형 브랜드들은 가격 편견을 깨고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의 하나로 뷔페형 판매 방식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뷔페형 운영은 현재 7개의 피자 브랜드가 가맹 사업에 뛰어 들었다.

피자헛은 이달 31일까지 전국 레스토랑 매장에서 프리미엄 피자와 샐러드, 음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피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피자헛은 지난해 8개 매장에서 한정적으로 운영한 결과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판단해 이 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미스터피자도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9,900원에 피자와 샐러드, 음료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런치뷔페'를 진행했다. 해당 기간 프리미엄피자, 클래식피자, 스마티피자(씬피자)를 1종씩 모두 3종의 피자를 요일별로 다르게 제공하고, 음료는 탄산에 한해 리필할 수 있도록 했다.

'피자는 비싸다'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피자는 맛있고 저렴하다'는 콘셉트도 시도하고 있다. 피자헛은 가격 거품을 빼 파격적으로 한 판에 1만5,900원으로 낮췄다. 6,000원 짜리 피자인 '스마트 런치'와 2만3000원에 피자, 샐러드, 파스타까지 다 먹을 수 있는 '스마트 디너'도 내놓았다. 도미노 피자는 올댓치즈피자, 치즈볼로네즈 스파게티, 콜라로 구성된 메뉴를 정상가 보다 약 2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한다. 피자에땅도 피자와 치킨텐더, 감자튀김, 떡볶이, 스파게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를 1만9,900원에 판매한다.

피자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세트메뉴는 가격은 확실하게 낮추고 피자와 고민하는 음식을 한 번에 구성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여럿이 모여 푸짐하게 즐기기에 적합하다"면서 "세트메뉴 출시 후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치즈 크러스트, 리치골드 등 피자의 가장자리인 '엣지'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피자 빵 끝을 말아 올린 두툼한 엣지는 아직까지 먹다 남기는 맛 없는 부분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이 부분을 새롭게 개발시킨 것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고구마와 치즈 엣지를 넘어 피자헛은 7가지 통 토핑과 함께 빵 끝까지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별 모양의 피자 제품 '토핑킹 스타 엣지'를 출시했다. 빵의 끝 부분을 쪼개면 각각 애플 시나몬과 크림치즈가 들어 있어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볼 수 있으며, 별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모양으로 시각적 재미도 준다. 도미노는 '더블치즈 엣지 피자'를 출시했다. 까망베르 크림치즈와 쫄깃한 스트링 치즈를 넣고 커티지생치즈, 체다치즈, 모차렐라치즈를 도우 위 토핑으로 올려 치즈의 깊은 풍미를 낸다.

이밖에도 쿠키처럼 바삭한 엣지나 에그타르트 엣지 등 다양한 엣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각 업체가 새로운 시즌에 제품을 출시하는 편이지만, 이번처럼 새로운 엣지를 내세우고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최근 피자는 더이상 기발한 맛이 나오긴 어려워지면서 엣지에 신경쓰는 마케팅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감소로 해외로 눈돌리는 국내 피자

국내 피자 시장점유율 1위의 '미스터피자'의 경우 지난해 매장을 17개밖에 늘리지 못했고, 매출 규모는 1년 전보다 10% 줄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데다 출점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이에 업체들은 해외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12월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수여하는 국내 수출산업을 주도할 대표 상품을 육성하기 위해 부여하는 공식 인증 '세계일류상품'을 받았다. 현재 50여 개의 중국점포를 운영 중인 미스터피자는 중국에서 오픈 매장마다 놀라운 매출을 기록하는 중이다. 중국 내 2·3선 도시에 오픈한 난징 GE백화점 신지에코우점을 비롯한 곳은 오픈 후 월 평균 2억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또 매장 유치를 위한 중국 유통 부동산사들의 러브콜을 받는 등 현지 유통망 확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국에서의 성공은 동남아시아로도 이어졌다. 2014년 말부터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올해는 매장을 열어 동남아 최대 외식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피자 업체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해외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고 내수 진작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메뉴를 동시에 즐기려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도 피자업계가 가격을 낮추고 세트메뉴를 출시하는 데 영향을 줬다"며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중저가 피자의 공세도 치열해진 만큼 다양한 대처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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