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신세계그룹 오너가 청담동 부동산 투자 '눈살'

부동산 쇼핑으로 현금·차익 한번에
정용진 부회장 청담동 빌딩 매입… 오너가 보유한 부동산 900억원대
그룹 계열사 패션브랜드 입점시켜 안정적인 현금 확보… 시세차익도
패션타운 조성되면 땅값 천정부지
  • 서울 청담동 일대의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가 매입한 빌딩에는 그룹 계열사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근래 청담동 빌딩을 매입했다. 신세계그룹 총수일가가 이 지역 '부동산 쇼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0년대 초부터 청담동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해당 부동산에 그룹 계열사의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누리는 행태가 일감 몰아주기와 닮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비판과 무관하게 오너가의 주머니는 한층 두둑해질 전망이다. 신세계가 이 지역에 '패션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다.

2000년대 초부터 집중 매입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89-20번지 대지 549.7㎡ 연면적 2,493㎡ 규모의 빌딩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210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신세계그룹 오너가가 보유한 청담동 소재의 부동산 규모는 한층 늘어나게 됐다.

신세계그룹 오너가는 그동안 청담동 일대의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매입해 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청담동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청담동 부동산 관계자들 사에에서 패션거리 일대는 '신세계 스트리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 왼쪽부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현재 이명희 회장은 현재 청담동에 5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청담동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필지 8곳의 규모는 3,680㎡가 넘는다. 시가만도 총 9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너가 부동산 매입 '뒷말' 나와

신세계일가의 청담동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 입장에선 빌딩 매입이 청담동에 고가 브랜드 위주로 이미 매장들이 많이 조성돼 있어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려는 업체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부유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청담동을 '신세계 타운'으로 개발한다는 말도 있다.

그럼에도 오너일가의 빌딩에 그룹 계열사의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켜 안정적인 수입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 배불리기 수법과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79-12번지 빌딩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해 운영하는 브랜드 몽클레르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의 99-19번지 빌딩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입 브랜드인 돌체앤가바나 단독 매장이 들어서있다.

정유경 부사장이 2004년 매입한 79-13번지 빌딩 역시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수입 명품 편집브랜드 사업인 분더샵이 입점해 있다. 여기에 정유경 부사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공동 매입한 89-3번지 빌딩에도 분더샵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오너가와 그룹 계열사 사이의 정확한 부동산 임대차 거래 규모는 알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특수관계인과의 부동산 임차 거래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보증금 및 환산임대료가 50억원 이상일 경우에 한해 공시하도록 '권고'하는 수준이다.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 역시 거래 규모를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청담동에서 명품매장을 열기 위한 위치와 규모 등을 감안하면 매월 임대료만 1억원에 달한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을 미뤄 적지 않은 규모라는 짐작은 가능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임대료로 현금을 확보하고 장래 투자효과까지 볼 수 있어 재벌가에게 부동산 투자는 매력적"이라며 "임차인이 그룹 계열사인 만큼 공실률과 연체 등 위험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대목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오너가가 청담동 부동산 투자를 통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청담동은 극심한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도 땅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2009년 말 평당 1억원 수준이던 이 일대 땅값은 현재 2억원을 웃돌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이 지역 부동산을 연이어 매입하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된 결과라는 게 복수의 청담동 부동산 관계자들의 견해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청담동에 시가 1,9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회사의 기회가 오너가에 의해 유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오너가가 보유하고 있는 청담동 부동산을 그룹 계열사가 매입해 운영했다면 임대료가 절약됨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고스란히 회사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향후 오너가 이득 더욱 커질듯

이런 비판과 무관하게 신세계그룹 오너가는 청담동 부동산 투자를 통해 향후 더욱 큰 이득을 보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이 청담동을 '신세계 브랜드 타운'으로 만들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힌 때문이다.

이런 목표의 일환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1년 자기자본의 39.22%에 해당하는 742억원을 투입해 사옥을 신축하고 있다. 당초 2013년 10월이던 신사옥 완공일은 건축물 일부 설계 변경으로 두차례 연기되면서 오는 4월30일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옥이 완공되면 '신세계 타운'의 조성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만일 신세계타운 조성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신세계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으리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 타운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 증가 혜택은 물론 향후 사업 운영 종료 시에도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다만 향후 사회적 지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 25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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