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현장취재] 사고반복된 제2롯데월드는 지금…

논란된 균열 대부분 보수… 8층 천장 균열은 그대로
사전 주차 예약제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 마음 고생
  • 제2롯데월드몰 지하주차장 3층의 균열에 보수제를 덧칠한 모습. 사진=동효정 기자
[동효정 기자] '주위 지반이 가라앉아 잠실이 수몰될 것이다', '송파구 주민들이 불안감때문에 이사를 준비 중이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몰을 둘러싼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시 개장 100일을 맞아 끊임없는 사건·사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21일 <데일리한국> 기자가 찾은 제2롯데월드몰 애비뉴엘관은 한산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천장 보의 균열을 확인하기 위해 8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쇼핑을 하는 손님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 했다. 층 마다 마련된 쉼터에서 담소하는 50대 여성 두 명만 볼 수 있었다. 6층까지 형성된 명품관을 지나 면세점이 들어서있는 7층에 올라가서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었고 가족 단위로 놀러 온 중국인들이 가장 많았다. 8층 화장품 코너에서 근무 중인 여성 직원은 "매일 중국인 관광객만 상대하다보니 차이나 타운에 온 느낌"이라며 "한국인들은 불안해서 그런건지 국내 최대 면세점인데도 출국 전 쇼핑을 위해 잘 찾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8층 천장의 50cm 균열은 보수를 해 눈에 띄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금이 간 모습은 그대로였다. 지난해 롯데건설 관계자에게 "내화보드를 감싼 포장재같은 부분이 갈라졌을 뿐 구조적 문제는 없다"는 설명을 들었던 세 곳의 작은 균열도 남아 있었다.



바닥 균열로 논란이 불거진 서울3080거리는 모두 보수를 마쳐 깔끔한 모습이었다. 당시 롯데 측은 서울의 옛거리 분위기를 내기 위해 디자인적 요소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롯데 측의 설명에도 바닥 균열과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이 의구심이 이어지자 롯데 측은 보수를 통해 균열을 모두 매웠다. 명함이 꽂힐 정도로 균열이 깊었던 자리와 서울시가 안전성 검사를 하며 바닥이 패였던 곳에는 화분이 세워져 있었다.

  • 영업을 잠정 중단한 지하 1층 아쿠아리움(왼쪽)과 5층 영화관. 사진=동효정 기자
두 차례 진동 현상으로 고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던 5층의 영화관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됐고, 커다란 전광판에는 ‘임시 휴관’ 안내문구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다. 수족관 누수로 논란이 된 지하 1층 아쿠아리움 입구도 철창으로 굳게 닫혀 있고, 불이 꺼진 입구 앞 매표소에서는 연간 회원권 환불 업무만 안내하고 있었다.

지난달 말 바닥 균열로 논란이 된 지하주차장은 지하 4층부터 내려갈 수 없게 돼 있다. 지하 3층에서 지하4층으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에는 빨간색 통제선으로 막혀 있었다. 지하주차장 바닥의 균열은 보수를 했지만 자국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지하 3층 주차장 바닥 곳곳에선 균열 흔적이 눈에 띄었고 그 위에 덧칠한 페인트 색이 달라 쉽게 발견됐다. 롯데 측은 "실금이 발생한 부분에 보수제를 발랐는데 그 때문에 균열이 더 굵어 보인다. 보수제란 균열 충진제로 일종의 본드 같은 구실을 한다. 도색 작업까지 해야 보수공사가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롯데는 논란 이후 후속 관리에 애쓰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로 보이는 서너사람이 계속해서 시설 관리를 하고 있었으며 개장 초기보다 안전요원도 더 배치됐다. 애비뉴엘 동은 한산했지만 롯데마트와 영캐주얼 관이 입점해있는 엔터테인먼트 동에는 방문객들이 꽤 많았다. 카페에는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고 식당가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신 모씨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문제가 다뤄질 땐 걱정이 됐는데 막상 와보니 사람도 많고 문제점도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한 곳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어 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측의 사전주차 예약제도로 인해 차량을 이용하는 방문객을 끌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사전주차 예약제도는 제2롯데월드몰로 발생한 교통난 완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평일 낮인 것을 감안해도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방문객 차량은 거의 볼 수 없었고 입점 업체 관계자들의 배송 차량이나 택배 트럭만 띄엄띄엄 주차되어 있었다.

사전주차 예약제로 불편함을 겪는 것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었다. 제2롯데월드가 이 제도를 실시하자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찾는 고객이 몰려들어 외부인 주차가 급증한 것이다. 제2롯데월드 인근의 아파트 서울 잠실주공 5단지에는 "외부차량 불법주차 강력단속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매 시간마다 경고장을 부착하기 위해 관리자가 감시하고 있었고 확인되지 않은 외부차량은 족쇄를 채우겠다는 경고 문구도 눈에 띄었다.

  • 논란이 된 바닥균열을 모두 보수한 3080거리. 균열이 깊었던 자리에 배치한 화분이 눈에 띈다. 사진=동효정 기자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강감창 부의장이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알씨그룹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송파구민 1,00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61.6%가 제2롯데 개장 후 혼잡함을 느낀 것으로 인식했다. 변화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29.6%에 그쳤으며 원활해졌다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송파구민 중 해당 제도가 승용차 이용을 분산하는 데 효과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50.4%로 과반수를 넘었다. 강 부의장은 "실제 제2롯데를 방문해보면 주차공간이 텅 비어 있다"며 "그런데 미리 예약을 못한 경우 주차를 할 수 없는 등 사전주차제와 인근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으로 시민이 이중고를 겪고 있으므로 사전주차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 3조 5,000억에 달하는 사업비에 공사 중인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무려 7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던 제2롯데월드. 완벽한 안전 관리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롯데의 바람대로 한국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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