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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대기업서 제외되나

제철·건설 잃으면서 비금융계열사 절반 이상 무너져
  •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국내 재계 순위 18위 동부그룹이 비금융 계열사를 떼어내면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부그룹은 비금융 계열사를 70% 가까이 잃고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종합금융사로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계열사마저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재계 순위 18위인 동부그룹이 금융 계열사만 남게 될 경우 재계 순위 4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공정 자산 5조원 이상인 그룹(공기업 제외)을 대기업 집단으로 선정한다. 동부그룹의 공정 자산은 작년에 17조 7,8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요 비금융 계열사를 뺀 금융계열사의 공정 자산 규모는 4조 1,790억원으로, 5조원을 밑돈다. 동부대우전자(8,900억원)와 동부팜한농(1조 2,000억원) 등을 합쳐도 7조원대에 그친다.

동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이 보유한 자회사 자산까지 모두 잃는 등 비금융계열사의 60∼70%가 무너지면서 금융 부분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1년여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3년 11월 2조 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고선 시장에 내놓은 매각 대상 자산을 상당수 처분하거나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작년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추후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그룹의 '모태기업'인 동부건설은 회사채와 차입금을 상환하며 버텼지만, 결국 운영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주력 계열사였던 동부제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제로 들어가 경영정상화 이행계획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동부발전당진은 작년에 SK가스로,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3개사 컨소시엄에 각각 넘어갔다. 동부CNI도 IT부문을 900억원에 매각했고, 전자재료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부하이텍과 동부로봇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부메탈은 2016년까지 매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그룹은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19일 동부캐피탈 지분 49.98%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화재는 금융계열사 동부생명의 지분 99.84%, 동부증권 지분 19.92%, 동부캐피탈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또 동부증권이 동부자산운용의 지분 55.33%, 동부저축은행의 지분 49.98%를 갖고 있다. 따라서 동부화재가 동부제철이 내놓은 동부캐피털의 지분 49.98%를 취득하면 금융지주사로서의 변신을 꿈꿀 수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채권단의 요구에도 일가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내놓지 않은 것도 금융지주사로 회사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회장 일가가 1조원 규모의 보유 상장 주식을 상당수 담보로 잡힌 데다 동부인베스트먼트(DBI) 지원 등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상황에 처해 종합금융사로 거듭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가시화되면 가장 먼저 충격 받는 부문이 금융 쪽"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돈을 빌려 지분을 유지한다고 해서 경영권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망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노력을 하는 것만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김 회장 일가가 동부그룹을 지키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기도 한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동부화재 주식이 어려운 계열사를 지원하려고 담보로 잡힌 게 아닌데다, 주식 중 동부문화재단 등 (김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이 많기에 주식 담보가 경영권 유지에 방해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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