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9명 지난해보다 3명 늘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올해 100억원 이상의 고액 배당금을 지급받는 '슈퍼 배당부자'가 지난해보다 3명 늘어난 19명을 기록했다. '슈퍼 배당부자'는 모두 재벌 총수이거나 재벌가 출신 상속형 부자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건희 회장 유일한 천억원대 배당

최근 재벌닷컴이 3월6일을 기준으로 2014 회계연도 현금배당 결정을 공시한 871개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을 지급받는 억대 배당부자는 1,204명이었다.

이 중 1,000억원 이상 1명을 포함한 100억원 이상의 '슈퍼 배당부자'는 19명으로 지난해 16명보다 3명이 늘어났다. 이어 100억원 미만과 10억원 이상은 208명, 10억원 미만과 1억원 이상은 977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억대 배당부자 가운데 남자는 전체의 78.7%인 947명, 여자가 21.3%인 257명이었고, 연령별로는 50~60대가 61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50.6%, 40대가 230명(19.1%), 70대가 195명(16.2%), 미성년자 11명을 포함한 30대 이하가 169명(14.1%)을 각각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은 지난해 1,079억원보다 63% 증가한 1,758억원의 배당금을 상장 계열사에서 받아 5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기록하면서 최고 배당부자 자리를 이어갔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1,341억원의 배당금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2011년 1,116억원, 2012년 1,034억원, 2013년 1,079억원 등 지난 5년 동안 6,32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어 은 742억원으로 2위, 은 32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37.3% 증가한 314억원으로 4위,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217억원으로 5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79.5% 급증한 216억원으로 6위에 올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해보다 32.2% 증가한 205억원으로 7위를 차지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192억원으로 8위, 정몽진 KCC그룹 회장은 28.6% 증가한 168억원으로 9위,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37% 상승한 147억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은 그룹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53.3% 증가한 14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137억원을 받게 됐다.

김상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형제는 지난해보다 많은 135억원과 12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과 비슷한 119억원의 배당금을 계열사에서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19.6% 증가한 109억원,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해보다 33.3% 늘어난 105억원, 구광모 LG 상무는 지난해보다 22.6% 많은 105억원을 기록했다.

총수 배당금 전년보다 35% 증가

이건희 회장 등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이 계열 상장사들로부터 받을 2014년 결산에 따른 배당금은 모두 3,299억원으로 지난해 2,439억원보다 860억원(35.3%) 늘어났다. 10대 그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두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이다.

이건희 회장의 배당금은 2013년 1,079억원보다 679억원(63%) 증가했고, 정몽구 회장의 배당금도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 한진칼 등 계열 상장사들로부터 9억5,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지난해 2억1,000만원과 비교해 5배에 육박한다.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329억7,000원과 94억1,000만원으로 각각 15.4%, 32.8% 증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5% 늘어난 84억9,000만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4.2% 증가한 35억6,000만원을 각각 배당으로 받는다. 구본무 회장의 배당은 192억4,000만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하다.

10대 그룹 총수의 배당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올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대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서 주로 총수 또는 대주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더 많이 배당금을 올린 덕분이다.

실제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2014회계연도 배당 총액은 8조6,090억원으로 2013년의 6조7,508억원보다 27.5% 증가했다. 10대 그룹 중 배당금이 줄어든 곳은 SK와 현대중공업 2곳뿐이다. SK그룹은 배당금 총액은 줄어들었으나, 최태원 회장이 받을 배당금은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30대 그룹 내에선 김준기 회장의 배당금이 82억9,000만원으로 27.7% 늘어났으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배당금은 71억3,000만원으로 1년 전 36억2,000만원의 배에 육박한다. 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58억8,000만원)과 정몽진 회장(168억2,000만원)의 배당금도 28% 이상씩 증가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전년에 154억원의 배당을 받았으나 이번엔 2003년 이후 첫 무배당을 기록할 전망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배당도 59억6,000만원에서 53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여성 최고 배당 홍라희 관장 1위

올해 상장사 여성 배당부자 중에서는 홍라희 관장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대주주로 있는 홍 관장은 지난해 154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이 크게 오르면서 39.9% 증가한 216억원을 기록했다.

여성 배당부자 2위는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씨가 지난해 79억원보다 33.3% 많은 105억원이었다. 반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89억원보다 3억원 많은 92억원을 기록했지만, 3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75억원),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52억원), 김준기 회장 장녀 주원씨(42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차녀 희원씨(34억원), 임상민 대상 상무(23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해 배당부자 중에서는 재벌 총수 자녀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실제 100억원 이상 배당부자 중 재벌 총수 직계 자녀는 지난해 2명에서 올해 5명으로 늘어났다.

정의선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억원대 배당부자에 들었고, 김남호 부장과 정용진 부회장, 구광모 상무 등 3명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