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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음료 남들과 조금 다르게…'DIY 식품 열풍'

팝콘·요구르트 제조기 등 식품제조기 매출 상승세
'메뉴판에 없는 메뉴' 주문해 먹는 소비자들도 늘어
  • 'DIY형 식품족'이 늘고 있다. 사진=후스타일 제공
[신수지 기자] 'DIY형 식품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완제품으로 구매해 먹던 요구르트, 빵 등의 식품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정식 메뉴판에 없는 카페 메뉴 등을 새롭게 개발해 먹는다.

18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2월 3일~3월 2일) 식품 부문에서 식품제조기 전체 매출이 같은 기간 75% 늘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팝콘제조기가 710%, 누룽지제조기 195%, 참기름제조기 133%, 솜사탕기계 110%,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 75%, 콩나물재배기 80% 등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또 홈베이킹 DIY 제품과 머핀컵·몰드·DIY 도구는 각각 36%, 20% 증가했다. 옥션에서도 올해 1월(1월 1일~1월 18일) 식품제조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가정용 식품 제조기 중에서는 특히 후스타일의 ‘요거베리 요거트 메이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 이 제조기는 최근 출시 7개월만에 78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으로 집에서 치즈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치즈 메이커'를 출시했는데, 역시 출시 2개월만에 23만대가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기록을 세웠다. 요구르트 제조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웰빙 열풍 덕도 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저렴한데다 자신만의 특별한 식품을 만드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1개월째 한 업체의 요구르트 제조기를 사용 중이라는 주부 이모(32)씨는 "요구르트에 각종 과일이나 견과류를 첨가해 가장 맛있는 조합을 찾는 재미에 빠졌다"면서 "얼마 전 그럴듯한 모양으로 완성된 요구르트를 보고 뿌듯해 SNS에도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씨 외에도 다양한 소비자들이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자신만의 요구르트 제조법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홈플러스의 요리법 제공 서비스 '올어바웃푸드'에서는 최근 '마약 옥수수' 조리법이 조회 수 10만건을 돌파했다. 마약 옥수수란 생크림과 버터, 마요네즈 등을 버무린 소스에 볶은 옥수수를 말한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홍대 등에 있는 식당들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SNS에 올리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직접 식품을 제조까지 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조리법 개발에 적극적인 소비자도 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에서는 최근 한 번 맛보면 바로 빠져들게 된다는 일명 '악마의 음료'가 화제다. 그 중 하나는 그린티 프라푸치노에 에스프레소 샷과 초콜릿 등을 추가하는 '슈렉 프라푸치노'라는 음료인데, 한 소비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기존 메뉴를 변형해 만들어 냈다. 정식 메뉴판에는 없지만 각종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 밖에 딸기 시럽을 추가해 돼지바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맛이 난다는 '돼지바 프라푸치노'와 벨기에 고급 초콜릿 고디바의 초콜릿 음료와 흡사하다는 '고디바 프라푸치노'도 손님들이 직접 개발한 '메뉴판에 없는 메뉴'로 인기다. 스타벅스 고객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메뉴에 초콜릿 등 재료를 조금 덜 넣거나 추가하는 등 또다시 새로운 '나만의 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스타벅스는 아예 자사 앱을 통해 손님들이 직접 '나만의 음료'를 개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스타벅스 앱의 '사이렌 오더' 코너에서 '나만의 음료'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재료를 넣은 음료 조리법을 저장해 둘 수 있다. 이후 매장을 선택하고 주문을 누르면 자동으로 해당 매장에서 원하는 음료가 제작돼 나오게 된다.

아예 DIY 메뉴를 콘셉트로 한 업체도 있다. ‘비스켓(beesket)’이라는 주스 매장은 간단히 ‘나만의 주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방법은 간단하다. 매장에는 과일과 채소의 그림이 그려진 블록 수십 개가 놓여있다. 손님들이 그 중 원하는 재료 세 가지를 골라 벌집 모양의 통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가면 해당 재료들을 조합해 음료가 만들어진다. 음료를 스무디로 만들지, 혹은 에이드나 요거트로 제조할 지도 고를 수 있다.

손님들의 손에서 나온 DIY 메뉴를 정식으로 채택한 업체도 나왔다. 대만식 버블티로 유명한 차 전문 프랜차이즈 공차(貢茶)는 비스켓과 유사하게 특정 음료에 토핑이나 얼음, 단맛의 강도를 손님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업체다. 이 업체는 내달부터 블랙밀크티·타로밀크티·초콜릿밀크티에 펄(pearl·타피오카로 만든 작은 공 모양의 쫀득한 토핑), 허니레몬티에는 화이트펄, 자몽그린티에는 알로에, 윈터멜론티에는 하우스폼(우유 거품)을 추가하는 조리법을 공식적으로 소비자들에 소개하기로 했다. 자발적인 네티즌들의 참여로 온라인 상에 올라온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공차 음료 조합' 중 선정된 메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들이 구매해 먹는 것과 같지 않은 자신이 직접 만든 식품, 혹은 자신이 발견한 독특한 조합의 DIY 메뉴를 SNS를 통해 자랑하고, 이를 검증받는 과정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에 관련 업계가 소비자의 DIY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입소문 잡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또한 'SNS를 통한 일상의 자랑질'을 올해 트렌드를 이끄는 10대 키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에게 일상을 과시하고 주변의 공감과 평판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연출 가능한 음식의 경우, 이 같은 ‘과시’ 심리가 더욱 증폭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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