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적자 나도 CEO는 '돈방석'5억원 이상 보수 총 668명지난해 적자에도 고액 연봉 받은 경영인 119명에 달해

왼쪽 사진부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지난해 회사로부터 급여나 상여, 퇴직금 등으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668명이고, 평균 보수는 13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회사가 적자를 냈음에도 고액의 연봉을 챙긴 경영인도 적지 않았다.

연봉 100억원 이상 3명

최근 재벌닷컴이 2014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306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5억원 이상 보수총액을 기록한 등기임원을 집계한 결과 2013년도 699명보다 31명이 감소한 668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보수총액이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경영인은 3명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자는 275명, 10억원 미만에서 5억원 이상자는 393명으로 나타났다. 5억원 이상 보수를 기록한 전체 668명의 평균 보수는 2013년도의 13억9,900만원보다 3.4%(4,700만원) 하락한 13억5,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경영인이 285명(42.7%)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경영인이 256명(38.3%), 70대 이상이 67명(8.2%), 40대와 30대의 젊은 경영인은 각각 55명, 5명이었으며, 전체 평균 나이는 59.6세로 2013년도의 59.1세와 비슷했다.

10대 그룹 비중 증가, 보수 하락

전체 5억원 이상 고액 보수자 가운데 10대 그룹 등기임원이 209명으로 지난해보다 4명이 증가했고, 비중도 29.3%에서 31.3%로 1%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10대그룹 5억원 이상 보수자의 평균 보수액은 2013년 17억6,700만원에서 지난해 16억6,6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감소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등기임원이 68명에서 61명으로 7명 감소하면서 비중도 9.7%에서 9.1%로 낮아졌다. 삼성그룹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17억3,900만원에서 16억3,600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밑돌았다.

현대차그룹 등기임원은 23명에서 34명으로 11명 증가하면서 평균 보수액도 18억1,700만원에서 19억8,700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SK그룹 등기임원은 24명에서 2명 감소한 22명을 기록하면서 평균 보수는 29억8,700만원에서 14억3,300만원으로 급락했다.

반면 LG그룹 등기임원은 전년보다 3명 증가한 20명으로 평균 보수액도 13억1,100만원에서 16억7,700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롯데그룹은 15명에서 18명으로 증가했으나 평균 보수액은 15억7,700만원에서 13억8,300만원으로 낮아졌다.

적자에도 고액보수 받은 CEO

올해는 특히 회사가 적자를 냈음에도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경영인들이 11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재벌총수를 비롯한 경영인들은 회사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거나 심지어 그룹이 도산위기에 처했음에도 적자난 계열사에서 수십억원대 보수를 챙겨 눈길을 모았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한진해운에서 퇴직금 52억4,400만원을 포함해 57억600만원과 유수홀딩스에서 12억2,500만원 등 총 69억3,1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630억원의 적자를 냈고, 유수홀딩스도 1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들 두 회사는 적자로 인해 올해 주주배당도 하지 않았다.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은 지난해 200억원대 적자를 낸 한국특수형강에서 퇴직금과 급여 등으로 43억7,700만원을 받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2,0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에서 26억2,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000억원대 적자를 낸 한화건설에서 퇴직금을 포함해 23억3,200만원을 받았고,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한솔홀딩스에서 22억7,700만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6,800억원대 대규모 적자가 난 GS칼텍스에서 11억4,700만원을 받았다.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경영난으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음에도 1조원대 적자를 낸 동부제철에서 10억3,300만원(퇴직금 2억800만원 포함), 700억원대 적자를 낸 동부메탈에서 12억1,000만원 등 22억4,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밖에도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400억원대 적자가 난 두산중공업에서 17억6,600만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한항공에서 퇴직금 6억7,700만원을 포함해 총 14억7,600만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540억원의 적자를 낸 LG전자에서 13억7,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현재 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동생 장세욱 사장 형제도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300억원 적자를 낸 동국제강에서 14억2,500만원과 11억800만원의 고액보수를 받았다.

여성 고액 보수자는 누구?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신영자 롯데호텔 사장 1.2위


여성 경영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건 누굴까.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급여와 퇴직금 등을 합쳐 69억3,100만원으로 '연봉퀸'에 올랐다.

이어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호텔롯데 등 3개 계열사에서 35억6,7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 등에서 34억3,100만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6억1,500만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20억100만원을 기록했다.

또 문미숙 한섬 이사가 퇴직금을 포함해 19억2,800만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14억7,600만원, 김은선 보령제약 부회장과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 자매가 9억7,200만원과 8억800만원,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이사가 6억2,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