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답보 상태… 질도 악화경제성장률 3.3%에 못 미쳐… 전년 고용증가율 1.6% 미달계약직 증가율, 정규직 4배신세계·현대차·현대백 '톱3'… 대우건설·동부 감소율 10%대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해 고용 증가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성장률(3.3%)은 물론이고, 전년도 고용증가율 1.6%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계약직 직원 증가율이 정규직보다 4배나 높아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그룹별로는 신세계, 현대차, 현대백화점이 5% 이상의 증가율로 '톱3'를 형성했고, 반대로 대우건설, 동부는 감소율이 10%를 넘었다.

전년보다 1.3% 증가에 그쳐

최근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30대 그룹 274개 계열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02만3,574명으로 전년보다 1만2,706명(1.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며 2012년 대비 2013년의 직원 증가율 1.6%보다도 0.3%포인트나 낮아졌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이 93만6,230명에서 94만5,810명으로 1.0% 늘어난 데 반해 계약직은 7만4,638명에서 7만7,764명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직원 비중이 92.6%에서 92.4%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계약직은 현장 채용직이나 시간제근로자 등이 해당된다.

신세계그룹 증가율 최고

30대 그룹 중 지난해 직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였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9개 기업의 직원 수는 4만877명으로 전년 3만7,642명에서 8.6%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직원이 신세계에스브이엔 합병과 신규 채용으로 1,700여명 늘어났고,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리테일도 각각 743명(2.7%)과 619명(28.3%) 증가했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14만2,764명에서 15만672명으로 5.5% 늘었다. 대표회사인 현대차가 신규채용 등으로 1,800명(2.9%) 이상 증가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등의 이유로 1,000명 이상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파견직을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면서 1,000명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5.1%로 3위였고, 롯데(3.9%), 한화(3.1%), 포스코(3%) 등이 3% 이상 증가율로 4~6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중공업(2.8%), 대우조선해양(2.3%), 삼성(1.9%), 에쓰오일(1.7%) 등이 '톱10'에 올랐다.

이중 직원 증가율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곳은 신세계·현대차·현대백화점·롯데 등 4곳에 불과했다.

대우건설 감소율 13.1% 달해

반면 대우건설은 6,382명에서 5,543명으로 감소율이 13.1%로 가장 컸다. 지난해 공시된 직원 수에 해외기능직 등이 제외됐기 때문인데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제조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선 동부가 -11.3%로 뒤이었고, 이어 영풍(-9.6%), KT(-7.4%), 현대(-6.4%), CJ(-5.6%) 등이 5% 이상 감소했다. 이외에 동국제강(-3.9%), 코오롱(-3.2%), 대림(-3.0%), OCI(-2.0%), LS(-1.8%), 한진(-1.0%), 두산(-0.9%) 등도 직원 수가 줄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23만3,797명이었고, 현대차(15만672명), LG(12만2,331명), 롯데(6만649명), SK(5만5,387명) 순이었다. 이들 5대 그룹의 직원 수는 전체의 60.8%를 차지했다.

30대 그룹 중 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OCI였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8개 기업의 직원 5,737명 중 5,626명(98.1%)이 정규직이었다. 이어 영풍(97.7%), 효성(97.5%), 미래에셋·대우조선해양(각 97.0%), LG(96.9%) 순이었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은 계약직 비중이 25.1%로 가장 높았고, KT(22.5%), 대림(20%), 금호아시아나(12.4%), 한화(12.1%), 신세계(11.1%), 롯데(10.5%) 등이 10% 이상이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최근 3년간을 조사해보니 고용 증가율이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실제로 고용을 안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독려를 무색하게 한다"며 "특히 양질의 일자리인 30대 그룹의 고용이 늘지 않는 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응철 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