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총수 강북 수십억대 주택 거주… 3, 4세는 강남 신흥 부촌에

재벌 총수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서울 용산 한남동과 이태원동 모습. 사진=이혜영 기자
이건희 회장 집값 327억원 1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재벌 2세 중 최고 집값
30대 그룹 재벌 총수 보유 주택 공시가격 전년보다 평균 5.5% 올라
삼성 일가 용산 일대 '삼성타운' 형성… 현대가 성북동에 집단 거주
서울 한남동·성북동·가회동 재벌 총수 집 몰려… 젊은 재벌 강남 선호

국내 최고 부자들인 재벌 총수가 사는 집은 어떠할까? 총수들은 어디에 살고 있으며, 집값은 얼마나 될까? 일반인들이 이들 특별한 부자들에 대해 가져 볼 만한 궁금증들이다.

재벌 전문 평가기관에 따르면 국내 재벌 총수는 평균 수십억원대의 집에 살고 있으며, 매년 집값도 상승했다. 특정 지역에 집들이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비해 재벌 2, 3세들은 부모 집에 인접해 있거나 신흥 부촌에 초고가의 집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최고 부자들이 사는 집과 환경, 집값 등을 살펴봤다.

30대 그룹 총수들의 집값 올라

이태원 일대 부촌. 표시된 선 안은 이건희 회장 자택과 승지원 모습. 사진=이혜영 기자
국내 최고 부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택 부자에서도 1위로 나타났다. 재벌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30대 그룹 재벌 총수의 보유 주택 공시가격(2015년 기준, 국토교통부 산정)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327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이 회장이 보유한 주택 3채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309억원보다 5.8% 오른 결과다. 국내 30대 그룹 재벌 총수가 보유한 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5.5% 상승했다.

이 회장이 최근까지 거주한 이태원 주택은 156억원, 삼성동 주택은 118억원, 서초동 공동주택은 53억400만원이다. 이 회장은 2005년 지금의 이태원 집으로 이사를 했다. 하얏트호텔과 리움미술관 사이에 위치한 이 주택은 건물 면적만 2,133m²(645평)에 달한다.

이 회장의 동생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지난해보다 6.9% 오른 16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이 회장 다음으로 집값이 높았다. 이 주택은 이 회장이 2005년 이전까지 거주했던 한남동 집 뒤편에 위치한다. 이명희 회장은 2013년 본래의 집 건너편에 위치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주택을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경기도 분당 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2.2% 상승한 91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대치동 주택이 작년보다 9.3% 오른 85억5,000만원으로 4위였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가회동 주택이 79억8,000만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76억7,000만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성북동 주택은 75억7,000만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한남동 주택은 7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신문로 소재 주택 등은 64억4,0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살고 있는 성북동 주택은 63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소유한 한남동 자택은 62억5,000만원이었다.

이어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59억7,0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54억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52억7,0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2억1,000만원)이 50억대, 최태원 SK그룹 회장(49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44억7,000만원), 박상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44억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43억1,000만원)이 40억대 주택 가격을 기록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39억8,000만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38억4,000만원), 신창재 교보생명그룹 회장(38억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33억9,000만원), 이수영 OCI그룹 회장(33억5,000만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33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30억원)은 공시가격이 30억원대였다.

이밖에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26억5,000만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23억8,0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23억원)의 순이었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방배동 자택 공시가격은 10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3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낮았다.

총수들 한남동 성북동, 가회동에 몰려

'억' 소리 나는 값을 자랑하는 30대 그룹 총수들의 집은 어디 있을까.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집을 제외한 29곳은 모두 서울에 위치한다. 이중 강북이 25곳, 강남은 4곳에 불과하다. 총수들의 집은 용산구 한남동(9명), 성북구 성북동(7명), 종로구 가회동(2명)에 집중돼 있다.

한남동 일대에는 삼성그룹 일가가 모여 살고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살아생전 한남동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지막까지 승지원이라 불리는 한남동의 한옥저택에 기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창업주 사후 승지원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은 현재 형태로 개조해 영빈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외국 인사들과의 만남을 승지원에서 가지는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모나코 알베르 2세 국왕 등을 이곳에서 접견했다.

현재 한남동에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그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이 근방에 살고 있다.

성북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특히 현대가의 사랑을 받았다.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성북동에 자택을 마련했으며, 며느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칠남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등이 성북동에서 살고 있다.

가회동은 청계천 북쪽에 위치해 북촌이라고 불리며 권세가들의 기와집이 즐비한 곳이었다. 이 때문인지 가회동은 지금까지도 정ㆍ재계 인사들이 선호하는 동네인데 기업가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거주하고 있다. 정치인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거주 중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총재가 거주한 바 있다.

재벌 3,4세는 주로 신흥 부촌에

재계 1, 2세대가 서울의 한남동과 성북동에 둥지를 틀었다면 이들의 자녀와 손자들은 어디에 거주하고 있을까.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한남동에,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태원동에 살고 있다. 부모 집과 가까운 곳에 거주해 이른바 '삼성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가 3, 4세들은 대부분 창업주가 뿌리를 내린 성북동에 자리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교선 현대홈쇼핑 사장,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남편인 정대선 현대비엔스앤씨 사장 등이 그들이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조카이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경기 성남과 서울 용산에 단독주택 2채를 가지고 있는데 100억원대에 이른다. 정 부회장은 2011년까지 이명희 회장의 앞집에 거주했다가 그해 12월 재혼하면서 현재의 집으로 이주했다.

그밖의 3040 재벌 3, 4세들은 청담동, 삼성동 등의 강남권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선 세대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외진 곳에 거주한다면 젊은 세대는 여가를 즐기고 상호 교류가 편한 신흥 부촌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담동에 거주하는 3, 4세대 부유층으로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 조원국 한진중공업 상무, 이랜드그룹 박성경 부회장의 장남 윤태준 등이 있다. 임세령 상무의 청담동 자택은 40여억원에 이르고, 삼성동의 30억원대 자택까지 합하면 집값이 70여억원대에 달한다.

청담동과 함께 신흥 부촌으로 쌍벽을 이루고 있는 삼성동은 값비싼 고급빌라와 주상복합건물이 많아 부유층끼리 인맥을 쌓기 유리하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장남 안정호 시몬스 대표이사와 더불어 1세대 벤처기업인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와 이준호 NHN 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이 거주하고 있다.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아들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박 회장한테 상속받은 서초구 방배동 소재 단독주택은 50억원대에 이른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