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7곳 여성임원 '제로'고위직 ‘유리천장’ 여전… 여성임원 1,300명 중 1명LSㆍ현대중공업ㆍ대림 등 ‘0’명…현대그룹 80% 최고출신대 이대ㆍ서울대ㆍ연대 순…상무가 대부분, 평균 48세

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7곳에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달 29일 올 1분기 말 기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84곳의 여성 임원(오너 포함)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이 아예 없는 회사가 210곳으로 무려 73.9%나 됐다.

전체 여직원 수 대비 여성 임원의 비율은 1,300명당 1명꼴로 남성 임원 비율(74명당 1명)과 비교할 때 무려 18배의 차이가 났다.

‘기업의 별’로 통하는 임원도 여성들은 대부분 상무로 포진했고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이 된 여성은 최근 1년 새 오히려 17%나 줄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유능한 여성인력의 발굴ㆍ육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실제 여성들은 여전히 깨기 어려운 ‘유리천장’에 갇혀 고위직 진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S, 현대중공업, 영풍, 대림, 동국제강,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에쓰오일 등 8개 그룹은 35개 계열사에 여성 임원이 아예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성 임원이 있는 그룹들도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동부그룹은 전체 계열사 13개 중 동부팜한농 한 곳(7.7%), 포스코그룹 역시 13개 계열사 중 포스코 한 곳(7.7%)에만 여성 임원이 있었다.

GS(13.3%), SK(18.8%), 금호아시아나(20.0%), 현대자동차(22.2%), KT(23.1%), OCIㆍ현대백화점(25.0%), 한화(27.3%), 효성(28.6%), 롯데(29.4%)도 여성임원이 있는 계열사 비중이 30% 미만이었다.

두산(33.3%), 미래에셋(40.0%), LG(43.8%), 삼성(48.0%)은 여성 임원을 둔 계열사 비중이 그나마 3분의 1을 넘겼다.

현대, CJ, 한진, KCC 등 4개 그룹은 여성 임원을 둔 계열사가 절반을 넘어 현대그룹의 경우 5개 계열사 중 4곳(80%)에 여성 임원이 있었고 CJ는 11개 계열사 중 7곳(63.6%), 한진과 KCC는 계열사 절반에 여성 임원을 뒀다.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이 전체 여직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1,000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여성 임원은 총 195명으로 전체 여직원 25만3,069명의 0.077%에 불과해1,298명 중 1명꼴이다.

반면 남성 전체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1.360%로 74명 중 1명꼴로 전체 남성직원은 76만8,462명이고 남성 임원은 1만452명이다.

여성 임원의 직급별 비중은 상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전무 이상 고위직은 낮아졌다. 상무는 작년 95명에서 127명으로 32명(33.7%) 증가한 반면 전무 이상은 30명에서 25명으로 16.7% 감소했다.

여성 임원의 출신 대학은 ‘이ㆍ서ㆍ연(이화여대, 서울대, 연세대)’이 40% 이상으로 3강 체제를 유지했다.

출신 대학이 확인된 185명 중 이화여대는 28명으로 15.1%에 달했고 이어 서울대(27명, 14.6%), 연세대(25명, 13.5%) 순으로 이들 3개 대학 출신 여성 임원은 80명으로 전체 여성 임원의 43.2%를 차지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모녀는 이대 출신이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민희경 CJ그룹 부사장,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부사장)은 서울대를 나왔으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연세대를 졸업했다.

다음으로 서강대(8명, 4.3%), 한국과학기술원(6명, 3.2%)이 5위권에 들었고 고려대, 포항공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한양대는 모두 5명(2.7%)이었고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여성 임원은 이력이 확인된 179명 중 72명으로 전체 40.2%를 차지했다.

여성 임원의 평균 나이는 48.4세였으며 40대가 가장 많은 125명(65%)이었고 이어 50대 59명(30%), 60대 이상 6명(3%), 30대 이하 4명(2%) 순이었다.

직군별로 보면 영업마케팅이 59명(30.4%)으로 가장 많고 기술(39명, 20.1%), 기획(36명, 18.6%), 지원(25명, 12.9%), 연구원(20명, 10.3%), 인사(7명, 3.6%) 순이었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