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절반, 지난해 직원수 줄여30대 그룹 총 종업원 8,000여명 늘었으나 14곳 감소 KTㆍ동부ㆍ현대ㆍ두산은 1,000명 넘게 줄어삼성ㆍ현대차ㆍSKㆍLG 4대 그룹은 직원 증가

지난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 등 총 17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3시간에 걸친 오찬회에서 '일자리 창출'을 거듭 강조했다.

이렇듯 정부가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지난해 30대그룹의 절반 가까운 14곳은 전 년보다 종업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30대그룹의 작년 말 기준 종업원 수를 집계한 결과 총 127만4483명으로 전 년도에 비해 8,017명(0.6%) 늘었지만 대기업 14곳의 종업원 수는 전 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총직원수 감소한 그룹 14곳

작년 말 기준 총직원수가 감소한 14곳 중 KT그룹을 비롯해 동부그룹, 현대그룹, 두산그룹 등 4개 그룹은 지난해 1,000명이 넘는 종업원을 줄였다.

KT는 2013년 말 직원수 6만6,584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5만9,509명으로 7,075명 줄었다. 전년대비 직원수가 대폭 감소한 것은 2013년 부임한 황 회장의 조직슬림화 과정에서 지난해 4월 8,320여명의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로 분석됐다.

경영난에 처한 동부그룹은 2만2,096명에서 1만7,480명으로 4256명, 현대그룹은 8,561명에서 6,905명으로 1,656명 각각 줄었다. 이들 두 그룹은 전년 대비 직원 감소율이 19.3%로 나타나 전체 종업원 5명 중 1명꼴로 회사를 떠났다.

두산그룹은 같은 기간 직원수 2만4,175명에서 2만2,655명으로 1,520명 감소했다. 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수주 감소로 재무가 악화되자 지난해 12월 52세 이상 직원 25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결과로 풀이됐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806명, 한화그룹이 764명, LS그룹이 629명, 영풍그룹이 495명, OCI그룹이 324명, 동국제강그룹이 167명, 한진그룹이 159명, GS그룹이 118명, 대우건설이 107명, KCC그룹이 37명 등의 순으로 종업원이 많이 감소했다.

이중 청와대 오찬에 김승연 회장이 참석한 한화그룹은 직원수 3만4,819명에서 3만4,055명으로 764명 감소했다. 2.2%의 감소는 지난해 7월 비주류 계열사인 한화L&C와 한컴을 각각 모건스탠리와 오리콤에 매각해 그룹 전체 인원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조진호 회장의 한진그룹은 같은 기간 직원수 3만1,104명에서 3만945명으로 감소(159명)했는데 이는 그룹 내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벌크선 사업 중 전용선 부문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인력이 축소된 것으로 해석됐다.

허창수 회장의 GS그룹 역시 같은 기간 직원수 3만2,920명에서 3만3,038명으로 감소(118명)했다. 이것은 계열사인 GS건설이 건설경기가 불투명함에 따라 2013년 직원수 6,789명에서 다음해 6,583명으로 206명 감축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평가된다.

16개 그룹 총직원수 증가

30대 그룹 중 삼성, 현대차, LG, SK 등 16개 그룹은 종업원 수가 증가했다.

재계 1위 삼성은 직원수가 2013년 말 26만2,865명에서 지난해 말 26만5,324명으로 2,459명 증가했다. 0.9%의 증가는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의 연구 인력 확대와 베트남 생산기지의 인력 확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직원수가 15만4,695명에서 16만2,527명으로 3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7,832명 증가했다. 전년대비 직원수가 5.1% 증가한 것은 차종 신모델 R&D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연구 인력 채용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됐다.

롯데그룹은 같은 기간 종업원 수가 9만987명에서 9만6442명으로 5455명 늘어나 두 번째로 많이 늘었다. 이어 삼성그룹 다음으로 신세계그룹이 4만7,723명에서 5만136명으로 2413명, SK그룹이 7만9,260명에서 8만1,667명으로 2,407명 각각 증가했다. SK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00여명을 채용해 전체적으로 채용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그룹이 전년보다 1,447명 늘어난 것을 비롯해 LG그룹(1,133명), 현대백화점그룹(646명), 금호아시아나그룹(598명), CJ그룹(489명), 부영그룹(434명), 효성그룹(338명), 포스코그룹(290명) 순으로 뒤따랐다.

이중 LG는 같은 기간 직원수 14만2,761명에서 14만3,894명으로 1,133명 증가했다. 이런 0.8% 증가는 LG그룹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이 지난해 3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기술연구원을 신설하며 연구 인프라를 확충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됐다.



윤소영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