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진의 늪' 타개책 불투명경영 여건 어려움 속 사업별로 보완된 추진전략 진행스마트폰, 생활가전, 반도체 차별적 가격ㆍ품질 전략전문가, 하반기 매출 성장 낮게 봐… "사업별 실적 편차"

삼성전자(대표 권오현)가 올 상반기 국내외 매출 부진으로 울상을 지었다. 5월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 침체 심화와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 하락 및 중국 수출 부진으로 전반적인 매출이 주춤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치를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중저가 브랜드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올 상반기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대적으로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외 악조건 상반기 매출 감소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국내외 매출은 64조2,41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매출 대비 12.2%(8조9,324억 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국내 매출은 10.78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상반기 매출은 7조4,84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인 12조2,980억 원에서 4조8,136억 원이나 줄어 메르스 불황으로 국내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당시 상황을 반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맞물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엣지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무엇보다 스마트폰 매출 감소는 신기능 개발 둔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 자체로 보면 TV와 생활가전 부문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업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신규 수요층이 그만큼 확대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반도체 부분은 꾸준히 실적을 내며 기대치에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64조2,41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인 73조1,739억 원에서 8조9,324억 원(12.2%) 감소했다. 그리스 디폴트와 차이나 쇼크 등이 삼성전자의 수출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를 반영하듯 유럽 지역의 매출은 39.1%만큼이나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유럽 지역 매출은 7조4,84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12조2,980억 원에 비해 급감했다. 유로화 평가 절하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중국 수출도 지난해 동기보다 7%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14조6,953억 원에서 올해 13조6,715억 원으로 12조238억 원 감소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 소비 부진 등 차이나 쇼크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중국 전자산업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삼성전자의 중국 수출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저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샤오미, 화웨이, 하이센스, TCL 등 중국 기업 제품의 인기는 현지에서 삼성전자를 제친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의 가전제품 현지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수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전자 제품 분야는 프리미엄과 중저가로 양분되고 있는데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삼성전자의 포지션은 애매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주 지역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19조9,69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조5,962억 원(7.4%)의 매출액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5조5,58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207억 원(2.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반기 매출 성장 기대와 우려

삼성전자 측은 하반기에는 사업 부문 별로 실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 악재로 경영 여건상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사업별로 보완된 추진전략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효 삼성전자 상무는 7월 30일 오전에 열린 '삼성전자 2015년 2분기 결산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부품사업은 모바일 및 서버 메모리 수요 증가 등으로 긍정적인 요인을 기대하지만 PC 수요증가세 약화 및 LCD 판매 둔화 등의 리스크 요인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상무는 "세트사업의 경우 IM(IT&Mobile Communication) 분야는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비용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CE(Consumer Electronic) 분야는 비수기 영향 등으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하반기 고가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을 쌍두마차로 내세울 계획이다. 김 상무는 "하이엔드(High-End) 제품은 갤럭시 S6의 탄력적인 가격운용전략을 통해 판매 견조세를 유지하겠으며 중저가 신제품을 출시해 비용집행의 효율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가전 부문과 관련해서는 SUHD TV 출시로 인한 실적의 소폭 향상을 내다봤다. 김 상무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보급형까지 확대해 침체된 프리미엄 TV수요를 촉진시키겠다"며 "LCD TV 판매량이 한자리 수 후반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추측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메모리 사업의 경우 하반기에 견조한 실적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와 디램(DRAM)의 3분기 전망은 10% 초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매출 역시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일 유안타증권이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대비 올 하반기 매출 성장 전망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 들어 스마트폰 물량은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파악되지만, 저가형 스마트폰 중심의 성장이다 보니 혼합평균판매단가는 전 분기 대비 8.8% 하락해 수익성이 종전 예상치의 12% 정도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예상 대비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라며 "반도체 사업부는 디램 가격 하락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 기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