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차 형제의 난' 변수… 신세계ㆍSKㆍ두산 '약점' 극복해야

'2차 면세점 대전'이 지난달 25일 막을 열었다. 면세 사업 특허가 끝나는 SK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신세계 조선호텔면세점(12월 15일), 롯데면세점 소공동본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12월 31일)을 두고 롯데, 신세계, SK, 두산이 경쟁에 참가했다.

이들 4개 기업은 대규모 지역 개발과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2차 면세점 대전'에서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언장담 뒤에는 각 기업마다 감추고 싶은 약점들이 거론되고 있어 이번 경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롯데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아들 동주ㆍ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돼 이번 경쟁에서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94세의 부친을 두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다툼은 연일 진흙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 내에서도 알짜배기 사업이기 때문에 이번 재입찰에서 탈락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다. 두 형제의 다툼으로 인해 여론이 롯데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세계는 롯데와 더불어 유통업계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신세계 본점이 위치한 남대문 지역 개발, CJ E&M과의 제휴를 통한 관광 상품 개발 등의 계획을 발표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다만 기존의 롯데면세점 소공동본점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최대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입지적인 측면에서 계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교통 혼잡 및 주자창 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SK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워커힐면세점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SK 측은 '보험'으로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에 내세웠던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하지만 동대문이 경쟁업체인 두산의 속칭 '나와바리'(담당 지역)인 점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더불어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경쟁 업체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사업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산은 이번 경쟁을 통해 면세점 사업 운영에 출사표를 던져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동대문에 위치한 패션쇼핑몰인 두산타워를 운영한 경험은 있지만 유통업계의 전문성과 네트워크 및 물류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뿐만 아니라 두산이 재무구조 취약에 시달리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두산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두산건설ㆍ두산엔진 등 그룹 주력사가 올 상반기 손실을 기록해 신용등급이 조정되는 등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면세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11월 초에 특별심사위원회의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연말에 최종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