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ㆍ경쟁ㆍ변화 통해 '위기' 돌파성장·경쟁·변화 통해 '위기'돌파10대 그룹 신년사 '성장' '경쟁' '변화' 중시'구조' '혁신' 등 공격적 키워드 등장해 '눈길'국내외 경기침체·저성장·국제유가 하락 등 반영

올해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는 공격적인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장기화돼 가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되자 각 그룹의 경영인들이 성장ㆍ변화ㆍ경쟁ㆍ구조 등 체질 개선과 관련된 단어들을 키워드로 제시한 것이다.

10대 그룹들의 단어 사용 빈도를 살펴보면 '성장'(33)이 가장 많이 등장했고 이어 '경쟁'(32) '변화'(28) '구조'(23) '경영'ㆍ'고객'ㆍ'미래'ㆍ'혁신'(22) '경제'ㆍ'글로벌'(18) 순이었다. 이와 같이 치열한 현실을 반영한 10대 그룹의 2016년도 신년화두를 분석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측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님께서 오랜 기간 와병 중이라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성장' '강화' '경쟁' '기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미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자동차 산업 기술혁신을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정보통신과 전자기술을 융합한 미래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성장'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3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패기' '사회' '위기' '경제' '투자'를 화두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패기란 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한다"며 "나를 비롯한 최고경영자들이 앞장설 테니 패기를 갖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올해 SK는 이러한 '패기'로 SK하이닉스에는 M14 공사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SK텔레콤에는 CJ헬로비전 지분 30%를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으로 재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재계 4위'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사업' '시장' '변화' '성장' '경쟁'을 거론했다. 구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구조 변화와 경쟁 양상을 정확히 읽고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LG는 실적 개선을 위해 VC(자동차부품), IoT(사물인터넷),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 동력을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성장' '변화' '노력' '경영' '사업'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미래 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철저한 자기 반성에서 비롯된 변화와 혁신,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재계 6위' 포스코그룹의 권오준 회장은 '구조' '수익' '혁신' '강화' '효율'을 언급했다. 권 회장은 "지금까지는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했다면 올해는 숨어있는 잠재 부실까지 제거하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사업, 수익, 비용 등의 변화를 위한 비주력 부실 계열사 정리를 계속 진행해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계 7위' GS그룹은 '미래' '성장' '지속' '수익' '혁신'을 거론했다. GS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 기술, 산업 트렌드, 경영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GS가 나아갈 방향을 적기에 조정할 것"이라며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분석해 자원을 집중하고 부족한 분야는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GS그룹은 에너지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2014년 인수한 GS E&R(舊 STX에너지)와 GS EPS, GS 동해전력 등의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8위'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경쟁' '1위' '일류'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각 사업영역 모두 절체절명의 각오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최고의 경쟁력을 키워주길 바란다"며 "품질력 1위, 수익성 1위, 고객가치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한화는 주력 사업인 태양광사업 부문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9위' 현대중공업의 권오갑 사장은 '구조' '사업본부'를 언급했다. 권 사장은 "경영지원 기능을 사업본부로 이관하고, 사업대표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각 사업본부에 맞는 조직, 인력체계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생산성을 향상하고 원가절감을 위한 사업본부의 책임경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10위' 한진그룹은 10대 그룹 다수가 체질 개선과 관련된 단어를 제시한 데 비해 '행복'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양호 회장은 신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 "행복을 올해의 핵심가치로 삼은 것은 항공수송의 참 의미가 여행과 만남, 물품의 전달을 통해 행복을 전하는 것임을 되새기자는 것"이라고 했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