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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울린 카카오, 속내 보니…

● '갑질' 논란 휘말린 카카오
  • 지난해 10월 제주시첨단과학기술단지내 카카오본사에서 카카오 관계자들이 돌하르방의 CI를'daum kakao'에서‘kakao’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있다. 사진=연합
카카오스토리 채널 15개, 영구정지 명령 받아
언론 제보 후 영구정지에서 임시정지로 돌려줘
명확한 기준 제시하지 않아 소상공인‘우왕좌왕’
카카오, 신고 많은 업체들로 나름 골머리 앓아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 안에선 수많은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막대한 카톡 사용자를 등에 업고 국내 소상공인들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구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SNS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공동구매로 수익을 올리는 게 국내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창업 신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스토리 채널 시장이 시끌시끌했다. 카카오가 구독자 30만명을 갖고 있는 채널을 포함해 15개 채널에 영구 정지를 내렸다가 다시 철회했기 때문이다.

영업 정지당한 15개 업체들, 설 대목 전 ‘날벼락’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카카오스토리 채널 운영자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운영 중이던 카카오스토리 채널이 영구 정지당한 것이다. 영구 정지 대상이 된 채널들은 총 15곳으로 요리 콘텐츠를 제공하고 30~40대 주부들을 주 구독 대상으로 삼고 있는 채널들이었다. 이미 구독자를 3만명 이상 확보해 둔 인기 채널들도 영구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설 연휴 전 공동 구매를 위해 준비해 둔 물건들을 팔지 못하게 됐다. 금전적 손해를 입었음은 물론, 채널을 통한 공동 구매로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향후 판매 활로를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번 카카오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카카오스토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SNS 서비스 카카오스토리에 포함돼 있는 카카오스토리 채널은 특정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경우 카카오스토리 채널을 통해 구독자에게 공동구매를 이끌 수 있어 새로운 이익 창출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 마케팅 전문가들이나 관련 학과 교수들이 진행하는 ‘카카오스토리를 활용한 마케팅 특강’의 경우 카카오스토리 채널 운영 방법 및 수익 올리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데 한번 수업을 할 때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카카오스토리를 주로 활용하는 30~40대가 관심이 갈 만한 제품을 파는 것은 수익 올리기의 지름길이다.

카카오스토리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에겐 이미 그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카카오스토리 채널의 경우 구독자를 많이 확보해야만 유리한데 이 구독자는 카카오에 일정한 금액을 주고 ‘성과형 광고’를 많이 해야만 확보할 수 있다. 구독자가 곧 공동 구매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상공인들은 수많은 금액을 들여가며 카카오스토리 페이지를 키워 나간 것이다. 이러한 투자금을 비롯해 미리 주문해 둔 물량 또한 설 대목을 앞둔 영업 정지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 운영자들의 주장이다.

한숨 돌렸지만… “제재 기준 설명해 달라”

일부 언론에 의해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카카오 측은 15개 업체에 대해 영구 제재 조치를 풀고 임시 제재인 ‘퍼블리싱 제재’로 방향을 돌렸다. 업계 관계자는 영구 제재를 퍼블리싱 제재로 바꾼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 지적했다. 이번 카카오의 조치가 정확한 기준을 갖고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영구 제재에서 임시 제재로 바뀌면서 일단 카카오스토리 채널 운영자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피해를 본 운영자들은 제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명해 달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원칙적인 방법론만을 주장할 뿐이다. 카카오스토리 채널 운영자들은 “속 시원하게 제재 이유라도 들어봤음 좋겠다”고 말한다. 또 영구 제재에서 임시 제재로 바뀌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영구 제재를 받으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에 서명했기 때문에 향후 또 다른 석연치 않은 제재가 발생하더라도 그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렇다면 카카오가 영구 제재 카드를 꺼내든 속내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이번에 영구 제재를 받은 채널들이 3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요리 콘텐츠 채널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채널에서는 식재료, 주방 용품, 육아 용품 등의 공동구매가 활발히 이뤄져 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에는 출판, 강의 수강 등 여러 수익 모델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주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물건의 공동 구매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에는 공동구매가 활발히 이뤄지는 제품군들이 많다. 향후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카카오가 미리 단속에 나섰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관측으로 보인다. 아무리 카카오스토리 채널을 통한 공동구매가 활발히 이뤄진다고 해도 견제 대상이 될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카카오가 업체들을 견제했다고 보기엔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공동구매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제재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공동 구매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플랫폼을 제공하는 입장으로 신고가 많이 들어온 업체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이 카카오스토리를 통한 공동구매 시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문제가 된 경우는 종종 있어 왔다. 육아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식재료를 판매한다든가, 요리 콘텐츠지만 옷이나 신발 등을 판매하는 경우다. 이번 영구 정지 명령을 받은 채널들의 경우, 사용자가 3만명에 육박하는 대형 채널을 포함해 많은 수의 사용자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신고 사항 또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가 누적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정지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제재를 받은 업체들의 경우 이용자들의 신고 사례가 굉장히 많았다. 플랫폼만을 제공하지만 카카오 입장에선 이들 업체에 대해 규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직접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건 아니지만 전자상거래를 중계하는 입장에서 징계를 줌으로써 신고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세한 제재 기준을 왜 밝히지 않냐는 질문에는 “기준을 보고 악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징계 수위를 낮춘 것에 대해선 이번 사태를 통해 채널 운영자들이 영업 기준을 잘 지킬 것이라 약속했기 때문이라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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