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아이리버, 자본 확충 통해 실적 개선

삼성 계열사 에스윈, 지난해 무차입 경영

넥솔론, 법정관리로 인해 차입금 묶여 0%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1곳은 차입금이 없어 차입금의존도가 0%인 기업으로 분석됐다.

지난 13일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252곳 중 37곳인 10%가 차입금이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부채 중 장ㆍ단기차입금과 회사채가 없어 차입금의존도가 0%라는 뜻이다.

SK 품에 안긴 아이리버, ‘대변신’

이들 기업 중에는 OCI의 계열사 넥솔론처럼 법정관리로 인해 차입금이 묶인 사례도 있다. 넥솔론의 경우 지난달 29일 제3자 인수 추진을 위한 입찰 마감 결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응찰업체가 없어 유찰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넥솔론을 제외하고는 그 동안 경영실적이 안 좋았다가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특히 지난 2014년 8월 SK그룹에 인수된 아이리버가 큰 변신을 이뤘다. 아이리버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차입금이 전혀 없었다. 대신 자본은 같은 기간 492억 원에서 504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2014년 말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의 유상증자(250억원)와 전환사채(50억 원)로 3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한 결과다. 아이리버는 경영실적도 개선됐다. 2013년까지만 해도 연결 기준 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14년 15억원, 지난해 3억원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개발비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마진율 높은 상품 판매 호조로 매출총이익률(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액 비중)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SK그룹의 계열사들은 아이리버를 비롯해 SK커뮤니케이션즈, 유비케어의 차입금 의존도가 2014년에 이어 0%로 나타났다. SK텔링크, 코원에너지서비스 역시 0%로 나타났다. 특히 SK텔링크의 경우 2014년 20.0%에서 2015년 0%로 바뀐 것이 눈에 띈다.

삼성의 계열사 중에선 부동산자산관리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에스윈이 지난해 무차입 경영을 했다. 당초 에버랜드로부터 부동산자산관리사업을 양수받으면서 떠안은 빚 중 1900억 원이 남아있었지만 지난해 모두 탕감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경영실적도 개선됐고, 자회사인 정보보안업체 씨큐아이를 삼성SDS에 매각하면서 현금이 유입돼 지난해 모든 채무를 변제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삼성 계열사 중에선 미라콤아이앤씨, 세메스, 시큐아이, 씨브이네트, 크레듀의 차입금 의존도가 0% 였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선 광고 계열사 이노션, 차량 인포테인먼크 기업 현대엠엔소프트가 무차입경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두산그룹의 광고 계열사 오리콤까지 무차입경영 명단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기업 계열 광고사들의 강한 저력을 읽을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선 현대그린푸드를 비롯해 현대에이치씨엔, 현대에이치씨엔동작방송, 현대홈쇼핑이 무차입경영을 이뤘다.

신세계건설 역시 2014년 23.6%의 차입금 의존도에서 2015년 0%로 변신했다. 신세계 계열사로는 신세계아이앤씨가 무차입경영을 2014년에 이어 또 이어갔다.

KT그룹의 나스미디어, 이니텍, KT뮤직, 케이티스, KT파워텔, KT하이텔도 알짜배기 기업으로 무차입경영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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