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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성과연봉제 도입 놓고 노사 힘겨루기…"박상우 사장 밀어붙일듯"

노조원 과반이 참여하는 제 4 노조 출범…성과급연봉제 확대 등 제대로 이뤄질까
  • 박상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정우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성과급 연봉제 확대를 두고 노사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LH는 5월말까지 성과급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협상 시간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데다 노조의 반발이 워낙 거세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사측이 노조원과 개별접촉을 통해 개개인의 동의를 받거나 불법 이사회를 통해 ‘날치기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는 국토교통부 출신의 박상우 LH 사장이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다 노조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만만치 않아 일방통행식으로 시도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달 성과연봉제 도입 ‘데드라인’…“사측, 온갖 방법으로 노조원 압박”

24일 복수의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LH 노조는 지난달 25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앞에서 ‘성과급 연봉제 확산 저지’를 위한 노숙투쟁을 하고 있다. 더욱이 제4 노조까지 생겨 LH가 추진하는 성과연봉제 확산은 상당한 진통이 겪을 것으로 보인다.

LH 기존 노조원들의 참여를 위해 만든 제4 노조는 지난달 노동청에 등록 신청해 설립인가를 받아 출범했다. 제4노조에는 LH노조(옛 토지공사 노조) 노조원과 LH공사(옛 주택공사 노조) 노조원이 가입해 있다. 조합원 수는 4000여명으로 LH 근로자 6100명의 과반에 달해 노사간 교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4노조의 탄생 배경은 사측이 지금까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관련 노조원에게 개별동의 압박을 해왔기 때문에 근로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막고, 성과연봉제 확산 저지 등을 위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4노조 위원장은 박해철 LH노조 노조위원장과 김진만 LH공사 노조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고 노조측은 전했다.

제4 노조 공동 노조위원장을 맡은 박해철 LH노조위원장은 “이제야 비로소 노조원 과반이 참여하는 제대로된 노조가 출범함에 따라 사측이 여러모로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측은 그동안 복지나 근로조건 등 취업규칙을 변경할때 개별 노조원을 상대로 접촉해왔으나 이제는 노조라는 공식 협상 파트너가 결성된 만큼 사안별로 협의와 절충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사측이 노조와의 성과연봉제 확산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꺼낼 카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사측이 노조의 동의없이 조합원 개개인을 상대로 동의를 받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로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이사회를 통과시킬 수 있다.

노조는 사측이 위의 두 가지 중 하나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점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해철 LH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이달말까지 성과급 연봉제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주부터 성과 연봉제 관련 사측의 압박이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노조위원장은 이어 “사측은 노조와 합의 후 향후 사측의 기득권 세력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갈 것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며 “일례로 승진제도를 보더라도 노조가 의견을 제시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은 노조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권, 경영권 등을 운운하며 원하는 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 노조원은 “공기업은 업무특성상 협업 체제가 돼야 한다”며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인데 이는 주객이 전도된 꼴”이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노사 합의가 없더라도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LH 경영진 소통없이 강행 무리수 둘 듯…상당한 후폭풍 예고

전문가들 역시 박상우 LH 사장 등 경영진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하기 위해 날치기 이사회를 강행하는 등 일방통행식 소통 방식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은 박상우 사장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실적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약 노조의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사측이 노조와의 협의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면 향후 노조가 절차를 문제를 삼을 수 있고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직원간의 경쟁 심화로 단결력의 약화돼 향후 노조의 존폐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과)는 “공정한 업무 평가 시스템이 없는게 문제이며, 세일즈맨의 경우 매출액으로 환산이 가능하지만 그 외의 직군은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지 의문”이라며 “임금차별에 대한 노조원의 이견으로 또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로테이션으로 인사고과를 반영하는 등 편법이 자행돼 ‘겉은 연봉제, 속은 호봉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성과연봉제 도입 취지는 좋지만 직원의 참여가 없다면 실질적으로 성과를 이뤄내기 어렵다”며 “조직문화에 맞는 방향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조직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노조원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성과를 평가할 지 의구심이 든다”며 “같은 직급에서도 선배기수와 후배기수가 있는 만큼 후배가 낮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확산을 위해 노조를 계속 설득 하고 있다”며 “노조원을 개별적으로 접촉하되, 5월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LH는 2010년부터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같은 부장급이라도 연봉 격차가 최대 1600만원까지 벌어져 간부들 사이에서도 불평이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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