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아들 연루 ‘보트 사망 사고’ 발생

정 회장 장남 지인들 수상레저 즐기던 중 ‘참극’

경찰, 운전자 과실로 결론 내려 …불거진 의혹 주목

범현대가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별장에서 땅콩보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위치한 정 회장의 별장에서 20대 유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유학생은 정몽규 회장의 장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장남은 재학 중인 영국 옥스포드대 동문들을 초대해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겼다. 이 과정에서 땅콩보트가 선착장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땅콩보트에 탑승했던 4명은 밖으로 튕겨져 나왔지만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선착장에 서 있던 김 모씨는 밖으로 튕겨져 나온 탑승자 한 명과 부딪혔고 정신을 잃은 뒤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들을 병원에 옮기느라 김 모씨의 실종은 그 날 자정에 파악됐으며 경찰은 익사한 김씨를 이튿날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선착장에 9명이 있던 상황에서 보트에 탔던 4명까지 떨어져 선착장 위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김씨가 물에 빠진 것을 아무도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 일행은 김씨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주변을 찾아보다가 다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초 땅콩보트를 끄는 모터보트가 재미를 위해 탑승객들을 물속에 빠뜨리고자 속도를 높인 상태에서 급회전하는 과정에서 한 탑승객이 선착장까지 날아와 서 있던 김씨와 부딪혀 사고가 난 것으로 봤다. 그러나 CCTV 영상을 확보해 살펴본 결과 모터보트 운전자가 선착장에 바짝 붙여 회전하다가 땅콩보트가 선착장과 충돌한 것을 확인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이 보트 사고에 대해 운전자 전모(60)씨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범현대가로 선친인 정세영 명예회장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건설 부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합작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운영권을 따내며 유통 업계에도 진출했다.

양평군에 위치한 정 회장의 별장은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생전 초대 수상스키협회장을 맡을 정도로 수상 스포츠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다. 정 회장은 선친인 정세영 명예회장의 묘소를 북한강이 보이는 양평군에 모시기도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모터보트 운전사가 별장에 상주하는 관리인으로 알려지면서 안전사고의 책임소재를 놓고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정 회장이 소유한 별장에 대해 취득 배경과 함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이 주목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회장님 자제분의 사적인 활동 중 일어난 일로 언론에서 보도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몽규 회장은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장으로 현재 브라질에 머무르고 있다.

이명지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