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패러다임 바꾸며 ‘힐링전도사’ 도약

발상의 전환으로 더 젊어진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디자인ㆍ기능성ㆍ마케팅 3박자 갖춰 업계 독보적 1위 자리매김

내년 중국ㆍ미국 진출 앞두며 우리 안마의자의 세계화 기대

효도상품이 ‘힐링ㆍ헬스케어’ 상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바로 안마의자 이야기다. 국내 1위 안마의자 전문기업 바디프랜드는 과거 효도상품으로만 주목받던 안마의자 시장의 판도를 180도 바꿔 놨다. 특히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힐링 전도사’로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었던 계기는 ‘주 소비자들의 전환’이다. 과거부터 안마의자라는 제품은 건강이 좋지 못하거나 나이가 든 계층을 위한 효도상품 또는 치료의 목적이 강했다. 때문에 기존 업체들 대부분은 안마의자의 ‘실버제품화’를 주요 전략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바디프랜드는 이런 전략이 더 이상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과거에는 안마의자가 필요한 대상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로만 바라보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가장 바쁘게 사회생활을 하며 움직이는 30·40대 젊은층 역시 주요 소비 대상으로 분석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와 사회 문화 속에서 강도 높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현실을 간파해 주요 구매층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구매층의 연령을 낮게 설정함과 동시에 제품 디자인과 기능의 변화는 물론 마케팅 그리고 협력업체까지 변화를 꾀했다.

바디프랜드가 가장 먼저 추진했던 부분은 제품 디자인의 변경이다. 젊은층이 안마의자 구매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부터 실버제품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디자인 역시 주로 육중하면서도 어두웠기 때문에 구입을 주저하는 이들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회사 초기 통장 잔고 1억원 전액을 유명 디자인 컨설팅 업체에 디자인 의뢰비로 맡기며 본격적으로 디자인경영에 나섰다. 이후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업계 최초로 독일 ‘iF디자인 어워드’에서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도 자사의 디자인 능력을 인정받는 데까지 성장했다.

바디프랜드 측은 “디자인경영을 통해 적극적인 디자인 인재 영입 그리고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슈퍼카 등을 모티브로 삼은 혁신적인 디자인의 안마의자를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다”며 “블랙과 브라운 등 단조로운 색깔에서 화이트와 베이지, 레드, 골드 등 다채로운 컬러로 ‘안마의자는 집 인테리어를 해친다’는 편견 대신 ‘안마의자는 고급스러운 공간의 인테리어를 완성시키는 소품’으로 인식을 바꿔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의 다양화 역시 꾀했다. 특히 안마의자 구매 및 사용 연령층이 어려짐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기능을 세분화하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제품 내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음악 재생이 가능한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고, 안마의자를 사용하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리모컨앱을 개발했다. 또 힙업모드와 수험생모드 등 다양한 자동안마 모드를 추가했고, 제품을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마의자 작동 전 자동 슬라이드되는 제로스페이스 기능을 추가했다.

바디프랜드가 다른 무엇보다도 큰 결정을 내린 하나는 바로 광고모델이었다. 기존의 중년배우인 모델로부터 지난 2013년부터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그의 딸 추사랑을 전속 모델로 채택했다. 당시 부녀가 함께 출현했던 한 예능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선풍적 인기를 모으면서 이들은 광고모델로서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고, 바디프랜드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사실 모델 변경에 대해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았는데 ‘주요 구매층이 50대 이상인데, 이종격투기 모델을 써서 되겠는가’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안마의자를 60대 이상을 위한 실버제품에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보다 젊은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모델 교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의 이런 결정은 결국 ‘대박’이었다. 특히 영상광고에 추성훈-추사랑 부녀뿐만 아니라 추성훈의 아버지까지 등장시키며 젊은층과 기존 50대 이상의 주요 고객층까지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또 전속모델 추성훈의 인기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종합격투기 대회 UFC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면서 폭넓은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해왔던 바디프랜드는 현재 젊은층을 중심으로 휴식공간이자 데이트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 힐링카페 업체와 협업해 제품을 납품하는 한편, 내년에는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하며 이미 중국에 바디프랜드 생산 법인과 판매 법인을 설립해둔 상태다.

물론 바디프랜드는 규모 확장만을 꾀하고 있지 않다. 소비자 만족을 위한 노력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주기적으로 실고객들과의 설문조사를 통해 불편 및 개선 사항을 수집하고 있고, 내부 기술연구소와 디자인연구소 직원들이 실제 배송을 나가거나 직영전시장을 찾아 고객들을 대면하며 문제사항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안마의자의 개념을 단순한 효도상품에서 힐링과 헬스케어 상품으로 바꾸는 데 주도한 바디프랜드. 업계와 소비자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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