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종합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가 한국 위스키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비전을 제시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디아지오코리아 조길수 대표는 이달 초 일본 후쿠오카 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간의 하락세에서 성장세로 돌아선 일본 위스키 시장과 비교를 통해 한국 위스키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피력했다. 조 대표는 현재 세계 최대의 위스키 제조사이자 종합 주류 기업인 디아지오에서 한국 시장과 일본 시장을 책임지고 있다.
2009년 이후 8 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시장과 달리 일본 위스키 시장은 같은 기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88년 약 3000만 상자(1상자=9L)로 최대 전성기를 누리던 일본 위스키 시장은 약 20년 동안 장기 침체를 겪으며, 2008년 약 830만 상자로 1988년 대비 약 72% 감소했다.
이후 서서히 상승세를 보이던 시장규모는 가장 최근인 2015년 약 1500만 상자로, 바닥을 찍은 2008년 대비 75%나 늘어났다. 특히 2011년부터 최근 5년간 연평균 8.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시장은 2008년 약 290만 상자였던 출고량이 지난 해 약 170만 상자로 38%나 하락했다.
조길수 대표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위스키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 라며 “위스키의 가치와 정통성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인식,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중적이고 친숙한 위스키 문화, 그리고 깊이 있는 지식까지 한국 위스키 시장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위스키 시장도 특정한 한 두 가지 제품의 성공만으로는 위스키 문화를 키워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제품과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국만의 위스키 문화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아지오코리아는 다양한 장소에서 위스키를 소개하기 위한 소비자 조사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조니워커의 예를 들며 “최근 레스토랑, 펍, 이자카야 등 기존에 위스키를 판매하지 않는 장소에서 소비자 조사를 펼치면서 위스키의 가능성에 대해 확인했다”며, “소비자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보다 다양한 장소나 기회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용 방법을 곧 소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조니워커의 200 ml 소용량 제품 출시계획도 알렸다.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덜고, 새로운 위스키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조니워커 레드 제품의 200 ml 소용량 패키지 제품을 10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히 용량을 줄인 제품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정통 스카치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특별한 패키지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은 한국 위스키 시장 1위 제품 윈저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출시한 W 시리즈(W 아이스, W 레어)는 각축전을 벌이는 국내 저도주 시장에서 지난 6월까지, 출시 1년 3 개월 만에 250만 병 판매를 돌파하는 동시에 저도주를 포함한 전체 위스키시장 시장점유율 7%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 중이다.
점유율 7%는 일부 위스키 제조사 전체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에 준하는 수준이다. 조길수 대표는 이런 성공을 발판으로 2017회계연도(2016.7.~2017.6.)에도 지속적으로 이노베이션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을 내비쳤다.
조 대표는 “윈저 출시 20주년을 맞아 업계 리더로서 한국 위스키 시장의 변화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며 “일본 시장을 교훈 삼아 스카치 위스키의 핵심 가치와 정통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소개하고,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통해 위스키 문화를 조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naver.com
[사진설명] 취임 3주년을 맞아 이달 초 일본 후쿠오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디아지오코리아 조길수 대표
이승택기자 seung3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