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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승계 위한 ‘핵심 키’는

정의선 승계 핵심은 ‘실탄 확보’… 계열사 지분 활용이 중요해

현대건설ㆍ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아닌 ‘통합센터’ 구축?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 정의선, ‘기업공개’ 통해 실탄 장전

향후 보유 계열사 지분 통해 주요 계열사 지분 확보할 듯

3분기 실적 침체된 현대차, 정의선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될까

야당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기업들은 하루 빨리 지배구조를 정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주회사를 설립하지 않은 기업들은 더욱 그렇다. 동시에 오너가 입장에선 지주회사의 지분을 다수 확보한 후 향후 승계가 유력시되는 후계자에게 지분을 몰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이러한 작업이 필요하다.

현대엔지니어링, 기업 공개 절차 밟나

건설 업계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통합엔지니어링센터 구축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대건설은 토목환경, 건축, 주택, 플랜트 등을 건설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화공, 발전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플랜트 분야에 특화돼 있다.

만약 통합엔지니어링센터가 출범된다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이뤄지지 않는다. 일각에선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지난 2014년 합병된 것처럼 건설사의 통합이 궁극적 목표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통합엔지니어링 센터의 출범은 이러한 예상을 뒤엎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통합센터를 만든 후 건설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삼성물산 다음으로 해외 수주 실적이 많다.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건을 설계 능력이 뛰어난 현대엔지니어링 인력이 맡으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동시에 인력 교환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주목받는 것은 통합 엔지니어링센터가 향후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에 어떤 방식으로 이용될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견돼왔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정 부회장의 지분 외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38.62%, 현대글로비스가 11.67%,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9.35%, 정몽구 회장이 4.68%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엔지니어링센터 출범 후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에도 IPO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 상승을 이룬 전력이 있다. 정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계열사 지분 매각 통해 현금 확보해 온 정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배구조를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의 기존 순환 출자를 3년 내 해소하도록 하는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회로 이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법안 통과 전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로 연결돼 있다.

문제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분을 적게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지분 2.28%, 기아차 지분 1.7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주기에는 미미하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위해선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지주회사 ‘현대차그룹홀딩스(가칭)’를 설립해 지배 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 부회장 입장에선 승계에 차질이 없을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을 더 보유하기 위해선 현금 확보를 통해 지분 교환을 위한 여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정 부회장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운반선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3.39%를 가진 최대 주주이다. 정몽구 회장 또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6.71%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더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동차 운반이 주 사업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물량을 수송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오르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재벌총수 가족의 소유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20%를 넘을 때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오너가는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소유 지분을 30% 미만으로 조정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4.8%, 8.6% 매각했다.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은 75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은 글로비스 지분 매각 외에도 현대차그룹의 광고 계열사 이노션 지분도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한 전력이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합병 전 현대엠코의 지분을 25%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합병에 대해 건설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 밝혔으나 일각에선 정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순환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선 5조원이 필요한데 앞서 언급한 현대글로비스, 이노션을 포함해 현대 건설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서 모비스의 지분과 맞바꾼다는 시나리오였다.

그간 행보에 발맞춰 만약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엔지니어링센터가 설립된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공개를 통해 정 부회장이 실탄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위해선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가을 왔지만 여전히 추운 건설 시장

건설시장은 최근 해외 수주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총 2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출액은 4조4641억원으로 5.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356억원으로 16.8% 줄었다.현대건설 측은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공사, UAE 원자력 발전소, 경기도 광주 힐스테이트 태전 등 국내외 대형 현장에서 매출이 증가했으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축소로 전체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4분기에는 사우디와 에콰도르 등에서 대형 공사 수주가 예정돼 있어 수주액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여전히 다가오는 건설시장의 연말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현상으로 대형 해외 건설 프로젝트 등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미뤄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인력 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의 상황도 좋진 않다. 올 3분기 현대차그룹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둔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7∼9월의 매출은 22조837억원, 영업이익은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9.0%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라는 점이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 부진에 대해 국내공장 조업 차질에 따른 생산손실 영향, 친환경 차량 등 차세대 제품 라인업 구축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큰 반면에 매출 성장은 정체돼 있었고 고급차 브랜드 론칭에 따른 비용 부담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인지 현대차그룹은 임원 급여를 10%씩 삭감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실적 침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향후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물론 그 전에 승계 안정화를 위한 작업 또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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