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삼성그룹 임원 인사 향방은

특검 앞 ‘올 스톱’ …신상필벌 여전할까

‘JY의 남자들’로 채워질 것이라 전망

특검 수사로 인사 일정 “아직 미정”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문책’ 받을까

오너가 직위, 유지 가능성 높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대기업들은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한 해의 공과를 평가한다.

재계 1위 삼성그룹 역시 연말을 마무리짓는 임원 인사를 발표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연말 임원 인사 발표가 조금 늦어지는 듯하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첫째 주에는 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다. 그러나 12월 셋째 주까지도 인사와 관련된 움직임은 없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임원 인사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고동진 향후 거취는

전통적으로 삼성그룹의 인사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철저히 따라 왔다.

올해 삼성그룹은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폭발 사고로 인해 판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과 방수 기능을 앞세우며 ‘노트’ 시리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시 2주만에 국내에서는 40만대, 해외에서는 100만대가 팔리며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매 한 달여 만에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삼성전자는 대대적 리콜을 실시했다. 문제는 리콜 후에도 터져 나왔다. 리콜된 배터리에서도 연이어 폭발이 발생했고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11일자로 갤럭시노트7에 대한 전면 판매 중단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원으로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치를 냈다. 삼성전자 IM 부문의 2013~2014년 영업이익은 6조원 대로 사실상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던 부서였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상황이 향후 연말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갤럭시노트7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조남성 삼성SDI 사장의 거취는 더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리콜을 직접 발표하는 등, 사태 책임을 전면에서 지휘해왔다. 문책성 인사도 예상되지만 사장 직함을 단 지 1년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고 사장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8을 통해 실적 회복과 이미지 반전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배터리 공급을 담당하는 삼성SDI 또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조남성 사장의 경우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이후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수요사장단 회의에도 몇 차례 불참하는 등 현안 챙기기에 몰두했다. 조남성 사장의 향후 과제는 자동차전기배터리 사업을 확장하는 일이다. 삼성그룹은 자동차 전장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자동차 부품 업체 하만 인수에 나서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숨 죽이는 삼성 사장단

한편 삼성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 당시 국민연금이 삼성그룹에 유리하게끔 손을 들어줬다는 의혹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삼성그룹의 인사가 늦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된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등이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1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발부한 영장에 삼성의 제3자 뇌물공여와 배임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시작은 삼성그룹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인사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검찰 수사에 연루된다면 인사는 내년 봄까지 밀릴 가능성도 높다.

삼성물산은 상사, 패션, 리조트, 건설의 네 가지 분야로 이뤄진 계열사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을 비롯해 김신 사장, 김봉영 사장은 지난해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킨 주역들이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통합 삼성물산 탄생의 주역이었지만 올해는 김신 사장이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하는 등,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주요 인사들의 인사 거취도 주목된다.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총괄하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의 향후 거취다. 특히 장충기 사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주목된다.

오너가, 당분간 현 직위 유지?

삼성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6명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눈에 띄는 인사로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이 있었다.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에 힘을 실어주고 면세점 분야가 좋은 성과를 거두자 공을 치하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신상필벌의 원칙을 이어가되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을 이끌어갈 인사들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책임 경영의 시대를 열었다. 그 동안 비등기 임원직을 유지하던 이 부회장이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며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등 악수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승진도 매번 관심사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0년 사장직으로 승진했다. 그 후 이 사장은 호텔신라의 실적 증대와 함께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성공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서현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인해 제일모직 사장에서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당초 이 사장은 패션과 광고 부문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는 패션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에 오르며 회장직에는 언제 이름을 올릴지 주목되고 있다. 내년 이건희 회장의 그룹 경영 30주년과 이병철 창업주의 30주기가 겹치면서 내년도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상은 모두 통합 삼성물산 출범 관련 의혹이 떠오르기 전 이뤄진 일이다. 현재 박영수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소환에 따라 ‘이재용의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라 예상됐던 임원 인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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