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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 축소 논란, ‘호소’와 ‘지적’ 팽팽

보험업 “노후자금 마련 죽이는 법” vs 타업계 “소비자 지장 없어”

세법 개정안 반발,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등 연속 시위 개최

보험종사자 “개정법으로 노후자금ㆍ절세방안 마련 기회 줄어, 소비자 피해 우려”

개정법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미미… “결국은 밥그릇 싸움” 지적도


  • 지난 12월 2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보험설계사들이 정부의 세법개정에 따른 보험차익 비과세 축소에 대한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12월 27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한국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 및 보험설계사들의 궐기대회가 있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의 장기 저축성보험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 축소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12월 13일에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 앞과 21일 여의도 일대에서 장기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축소를 철회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번 반발의 계기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한 세금, 즉 이자소득세 15.4%의 비과세 한도 축소의 내용 때문이다.

해당 개정법안을 발의한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10월 ‘고소득자 혜택 집중되는 비과세·감면 정비 법안’을 통해 재정건전성 확보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조세개혁을 주장했다. 이중 장기 저축성 보험의 이자소득 과세 전환에 대해 현재 저축성보험의 세제혜택이 취약계층보다 중간계층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간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그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주현 의원 측은 “저축성 보험은 예금과 성격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저축 지원을 이유로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선진국 중 개인이 자발적으로 지출한 보험료에 대해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는 국가는 거의 없고 합리적 이유 없이 예금과 차별하여 과세하여 조세 회피 및 편법적 행위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정법 발의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기획재정부는 보험설계사들 등의 서울역 광장 시위가 있던 날 소득세법 등 19개 개정세법에 대한 시행령 개정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후부터 소득세 5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표준을 신설해 40%의 최고세율을 적용한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배당 가중치를 기존 1에서 0.8로 낮춘다.

특히 이번 보험업 종사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장기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의 내용은 개정안 중에서 많은 변경사항을 담고 있었다.

이에 적용을 받는 저축성보험 상품은 예정이율로 수익률이 달라지는 일반연금보험 그리고 채권형, 주식형 등 여러 종류의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변액보험 등이다. 모두 절세와 노후자금 확보 목적이 강한 보험 상품들로 보험사별로 상당한 수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월 적립식 저축성보험은 기존 월 적립 금액에 상관없이 5년 이상 매월 균등하게 보험료를 납입하며 최초 가입 10년 뒤 발생하는 이자소득세에 비과세가 적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계약기간 10년에 5년 이상 납부 유지 시 총 납입액의 1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월 납입보험료의 한도가 150만원으로 제한된다.

목돈을 맡겼다가 연금형식으로 받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 비과세 대상도 10년 이상 유지 시 일시납 한도가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된다.

월 적립식 저축성보험의 월 납입보험료 한도를 150만원 이하로 설정한 것은 최소 5년의 납부 유지 기간 동안 150만원씩을 적립하면 총 9000만원으로 일시납의 한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장기 저축성보험의 혜택 축소 정책의 시행과 이에 따른 잡음은 지난 2012년에도 있었다.

정부는 2012년 8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축소와 과세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당시에도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설계사들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현재의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한 비과세 축소를 넘어 중도인출과 계약자 변경 그리고 일시납 연금에도 과세를 한다는 방침에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당시 계약기간 10년 이상의 장기 저축성보험 가입자가 납입 유지 10년 이전에 중도인출을 해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세법개정안은 연 200만원 이상 중도인출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또 개정안으로 일시납 연금보험도 가입 후 10년 이전에 연금을 받으면 세금을 내야 했다.

이에 반발한 보험업 종사자들은 저축성보험의 중도인출 기능은 가입자의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돈을 인출하는 제도이며, 일시납 연금도 노후대비·절세용 상품으로 당시에 각광을 받았기 때문에 이에 과세를 한다면 서민 가입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때문에 같은 해 말 정부는 저축성 보험에 대한 비과세 폐지 방안을 재검토했고, 다음해 6월과 9월에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을 계획했지만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본격적 시행이 미뤄졌다.

이번 장기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축소에 반발도 당시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비과세 혜택 축소로 인해 서민들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고령화에 따른 노후 자금마련 문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로 인해 보험사의 신계약 판매량 축소 및 경영악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설계사들의 생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목소리다.

특히 이번 개정법안을 발의한 정부 측의 고액자산가들의 비과세 기능을 악용한 절세 혜택 등을 줄이겠다는 취지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한 한 보험설계사는 “정부가 부자들이 세금감면 혜택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라지만, 이로 인한 효과를 보는 이들보다 우리 설계사들과 보험회사, 무엇보다 서민 가입자들처럼 피해를 보는 이들이 훨씬 많다”며 “이번 법을 만든 이유가 부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면, 그들에게만 제재를 가해야지 애꿎은 사람들마저 피해를 입게 되는 꼴이니 이것은 어떻게 해서든 세수를 늘리려는 정부의 발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정부는 개정 소득세법안을 통해 2017년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로만 최대 1000억원 그리고 총 1조 80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에 대해 비판하는 보험설계사들의 입장과 다르지 않았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축소한다면 상품의 큰 장점을 잃을 뿐만 아니라 고객 및 설계사들도 줄어들며 국내 보험산업이 위축되는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계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월 적립식 저축성보험의 월 납입한도를 축소하고, 일시납 보험마저 비과세 적용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한다면 상품 추천 및 선택의 폭도 줄어들어 고객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우리에게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지 말라는 의미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 중심 시민단체,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한도 하향에 “무리 없어”

다른 금융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이번 장기 저축성보험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 축소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발에 공감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노후대비·절세용 상품의 축소로 인한 가입자들의 피해가 생기거나 보험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보험업 종사자들의 주장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만약 정부에서 현재 저축은행 및 제2금융권의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최대금리를 강제로 올린다는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회사 차원에서 마케팅 수단이 줄어들거나 수입 축소 등이 있겠지만, 실제로 그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고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도 제한적”이라며 “소비자들의 필요성에 맞춰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한도와 금리 외에도 저신용자나 직장인 대출자 등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면서 한도와 금리 혜택에 일부 조정이 생긴다 할지라도 대출산업에 지장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도 “비과세 혜택 및 일부 한도 축소로 인해 소비자가 큰 피해를 입고 보험산업이 위축될 정도라면, 정책의 문제보다도 저축성보험 상품 자체에 내세울 장점과 가입자들에 돌아가는 혜택이 많지 않다는 의미”라며 “비과세라고 할지라도 결국 이자소득세에 한해 비과세인데, 서민 가입자들의 저축성보험 적립금 규모가 크지 않아 이자소득으로 이득을 보는 정도도 낮고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비과세 혜택이 이자소득세에만 한정된다고 말을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 저축성보험을 유지하면 훗날 전체적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적으로 서민들이 저축성보험에 월 150만원 이상 납부할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아 납입한도 제안에도 일반 가입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결국 소비자들이 입게 될 타격은 그리 심하지 않다”라며 “저축성보험 상품을 누군가에게 추천할 때 비과세 혜택이라는 점이 가장 결정적 무기로 작용하니, 이 부분의 비중이 줄어들어 보험사나 설계사들 자신들의 ‘밥그릇’에 불리하게 작용해 반발이 심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보험업계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소득세법 시행령의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 등에 대해 반발하지만, 일각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한민철 기자)
이는 금융소비자 중심의 시민단체 측의 의견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정부의 이번 개정법 추진에 대해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정법에 대해 금융 소비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한편, 자신들이 소비자 피해를 운운하며 강력하게 시위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보험분야 전문가인 이기욱 사무처장에 따르면 현재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 및 납입한도 축소가 소비자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욱 사무처장은 “1억을 10년 만기 5년 납입하기 위해 매월 15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데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한도를 축소해도 충분하다고 보이며, 월 적립식과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함께 가입할 수 있어 1인당 1억 90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대의 초저금리 시대이자 국내외 경제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축성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약 10% 내외)를 공제한 적립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원금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 10년 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실익이 낮아 중도 해지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무처장은 “국내 저축성보험의 해지율이 보통 3년 이내 45%, 10년 이내에 약 10%로 추산되고 있다”며 “유지율이 낮아 민원도 많고, 저축성보험 상품 구조 자체가 사업비를 많이 떼 설계사와 보험사 주머니에 그 돈이 들어가 이들에게 유리하고 원금회복기간은 10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전직 보험설계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월 납입액 50만원에 저축성보험에 가입시키면, 설계사는 첫 달 약 70만원의 수당 및 이후 매월 15만원 가량의 유지수수료를 받게 된다.

만약 중도에 가입자가 해지를 신청할 경우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이라면, 해약환급금만을 돌려받게 되는데 대부분 10년 이상을 유지해야 겨우 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저축성보험의 특성 상 가입 후 단기간에 해약을 하게 된다면 원금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고 해약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입자의 중도해지로 보험사는 배를 불릴 수 있다.

이에 이기욱 사무처장은 현재 저축성보험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 축소를 반대하는 보험업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대해 진정으로 소비자들 위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사무처장은 “초저금리 시대이고 계약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가져가는 형태에서 비과세를 축소했다고 소비자가 불이익이 온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모집 조직에서 반발하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상품 판매량과 수당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비과세 축소가 문제라고 하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오는 1월 19일까지 입법예고 후, 국무회의를 거쳐 2월 3일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반대하는 보험설계사 등은 향후 추가 시위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소비자들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이들의 호소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는 따가운 지적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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