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찰 의혹, 산양분유 이물질 시비, 수입 분유 세슘 논란 등

일동제약그룹 재편에 ‘키’ 쥔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에 부정적 영향

일동제약그룹이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절차에 돌입하면서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함께 지배구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동후디스가 잇따른 ‘악재’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익명으로 올리는 블라인드 앱과 관련해 개인사찰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연인은 이물질 논란으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한데다 몇해 전 발생한 수입 산양분유 세슘 논란 악몽까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회사 직원 개인 사찰 의혹 불거져

일동후디스 직원 ‘개인사찰’ 의혹은 본지 제보와 일부 매체 보도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르면 블라인드 앱 일동후디스 게시판에 인턴직원 정규직 전환 관련 비리와 부장급 간부들이 연루된 횡령 비리 등의 내용이 올라오자 외부 확산을 우려한 회사 측이 블라인드 앱 가입 직원 명단을 만들고 개별 접촉으로 탈퇴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일부 직원이 글을 올리자 인사팀 간부가 해당 직원들을 호출해 “블라인드 앱에서 탈퇴하고 자신에게 확인 받아야 한다”는 명령조의 지시를 내렸으며, 이에 일부 직원은 “개인의 권리를 이런 식으로 짓밟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회사 측은 계속 탈퇴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바른 소리를 내고 있는 직원들에게 탈퇴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회사 측이 직원들의 사내 앱 활용을 강제로 막고 나아가 탈퇴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블라인드 앱 자체가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이 이를 강제로 막고 탈퇴 압박까지 가했다면 ‘개인 사찰’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며 “일부방법으로 가입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지만 의견 개진을 막고 인사팀이라는 회사 조직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이에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이물질 논란, 형식적 대처에 소비자 불만

일동후디스의 대표 제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산양분유’에 이물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산양분유에서 각종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경험담이 여러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속속 올라오고, 회사 측이 형식적으로 대처해 소비자의 불만과 제품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는 뉴질랜드의 건강한 산양 원유와 모유에 가까운 영양구성으로 분유 선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2003년 첫 출시 이후 10년간 누적 판매량이 1000만 캔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양부유에 대한 높은 인기와 함께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비자들의 제보와 불만도 잇따랐다.

엄마 회원들이 많은 모 카페에는 산양분유에서 이물질이 발견됐고, 분유를 먹은 아기가 이상증세를 보였다는 글과 함께 일동후디스 측의 대처에 대한 불만의 글도 이어졌다.

모 카페의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1단계를 수유중인 5개월 된 엄마 회원은 1월 29일 저녁에 개봉한 분유를 먹은 아기가 다음날부터 토하는 회수와 양이 많아 분유를 살펴보니 갈색의 미세입자 이물질이 발견돼 31일 회사 고객센터에 신고했고, 회사 측은 갈변된 초분같다며 회수조치했다고 알렸다.

일동후디스 프리미엄을 이용한 소비자는 지난해 11월 21일 이물질을 네차례나 발견했다며, 첫번째 발견 때는 회사 측이 사과와 함께 교체를 해줬는데 이후 두 세번 이물질이 발견되자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0일에는 산양분유에서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회사 측에 신고했더니 물에 녹였는지 물어보고 미네랄 물질이 원래 분유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답변해 불만스러웠다는 글도 올라왔다.

또다른 소비자는 이물질이 발견돼 신고했더니 “사진을 보내라” “이물질을 택배로 보내라” 등의 형식으로 대처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산양분유 이물질 관련 글은 주요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5년간의 이물질 관련 게시물은 수십 건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믿고 이용한 일동후디스 산양분유에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감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낙농제품류의 경우 부패, 변질이 발생할 경우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를 환급해줘야 하며, 이물 혼입이 발견될 시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을 해줘야 한다. 또 이물질 섭취로 부작용이 발생했을 시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 배상해야 한다.

일동후디스 측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회사 고객상담실에 연락을 주거나 홈페이지 고객상담게시판에 연락처를 남기면 불편사항을 해결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물질 발견과 관련해 소비자분들이 불편을 겪은 부분에 대해 정당한 처리 절차에 의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택배 처리 건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며 이와 병행해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분유 세슘 논란, 과거 ‘악몽’ 우려

국내에서 이른바 강남분유로 잘 알려진 압타밀(Aptamil)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Cesium)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국내 분유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한 사설기관(신주쿠요요기 시민측정연구소)에서 극소량의 세슘을 발견했다는 인터넷 사이트와 블로그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 들어온 압타밀은 정식 통관 제품이 아니어서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압타밀을 포함해 대부분의 수입분유는 해외 구매대행사나 직구사이트를 통해 구입해 정부 기관의 관리 감독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때문에 미량이라도 아기들이 먹는 수입 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 자체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세슘 논란은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이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 측과의 송소에 승소했고 사과을 받기도 했다. 저희가 생산하는 분유는 철처한 관리 감독 속에서 생산되고 있다. 검사 역시 꾸준히 받고 있고 매번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 분유의 세슘 논란은 국내 산양분유 시장의 선두 업체인 일동후디스 입장에서는 달가울리 없다.

지난 2012년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제품이 세슘 논란에 휩싸였을 때 소비자들은 제품을 외면했고 곳곳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제품과 트루맘 분유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또 회사는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는 OEM 형식으로 뉴질랜드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입 산양분유인 셈이다.

때문에 최근 수입 분유의 세슘 논란이 일동후디스에 ‘남의 일’ 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허인회 기자

#사진 캡션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인터넷카페에 올라온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이물질 사진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