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CJ대한통운의 ‘블랙리스트’ 논란 일파만파

“본사 ‘갑질’에 택배기사·대리점주 울분”
  • 전국택배노조가 6일 서울시 중구 CJ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그룹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이창훈 기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해당 택배기사는 물론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들도 “CJ대한통운이 직간접적으로 택배 기사 채용에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택배노조는 서울시 중구 CJ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부 택배 기사를 대상으로 재취업을 제한했다”며 추가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택배기사 김모씨는 대리점 소장에게 “주재원(대리점에 파견된 CJ대한통운 본사 직원)에게 ‘코드가 발급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리점 사장은 “카드는 작성했느냐”고 질문한 뒤, “내일 아침에 다시 작성하자”고 답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 측은 “주재원이 코드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 자체가 대리점 사장이 본사에 코드 발급을 요청한 것이고, 코드 발급이 되지 않는다는 김씨에 말에도 ‘내일 아침에 다시 작성하자’고 언급한 것은 (사장의) 채용 의지가 분명했다는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CJ대한통운 측은 “택배기사 채용 및 계약 권한은 각 대리점에 있으며, 본사에서는 최종적으로 기사가 채용되면 고유 코드만 발급하는데, 코드 요청이 온 것이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택배노조 측은 또한 택배노동자 정보란에 ‘2013 대주’라고 적혀 있는 사진을 공개하고, 이는 ‘2013년 대한통운 파업 주동자’ 의미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실제 당시 파업참가자들에는 예외 없이 ‘2013 대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확인 결과 코드 발급 요청 자체가 없었고,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대리점 사장과 택배기사들의 채용 문제이며, 본사에서 대리점 채용에 관여할 수도 없고, 택배기사들에 대한 복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만약 그렇게 하면 하도급법 위반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CJ대한통운에 수차례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고,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대리점 사장이 일요일에 ‘취업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 적도 있다”며 “그동안 취업이 불가했던 것이 석연치 않았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CJ대한통운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입수한 김씨의 녹취록에 따르면 코드 발급과 관련해 해당 대리점 소장은 “본사에서 (블랙리스트를) 풀어주지 않으면, CJ대한통운과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에 울산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재취업을 하지 못했던 택배기사가 있다. (해당 택배기사가) 나중에 서울까지와 항의하고 나서 (블랙리스트가) 풀려서 취업했다”고 언급했다.

울산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취업 제한을 받았다는 이모씨는 “2015년 파업에 참가한 사람 중에 27명 정도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나오게 됐는데, 이들 모두가 CJ대한통운에 재취업이 되지 않고 있다”며 “내 경우에는 울산에 있는 터미널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과거 택배 일을 했던 아내 역시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울산 지역 CJ대한통운 대리점 소장 A씨는 본지 통화에서 “파업에 참가한 택배기사가 회사에 출입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며 “본사가 택배 기사를 채용할 때 반드시 주재원 면접을 거치라고 요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대리점 채용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CJ대한통운의 ‘갑질’에 대리점 사장과 택배 기사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연합뉴스
CJ대한통운의 블랙리스트 의혹 논란은 향후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 측은 오는 10일 CJ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고, 근로기준법 및 노조법 위반 등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윤종오 국회의원(울산 북구·무소속)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저 뿐만이 아니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동참할 계획”이라며 “CJ대한통운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측은 “학자금 지원, 휴게실 설치를 비롯해 택배 자동화에 1200여억원을 투자하는 등 택배기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업계 최고의 처우로 이직률이 0%대 수준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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