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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재용 경영권 승계 어떻게 되나

삼성물산 지주사로 키워 승계 발판으로

삼성전자 통한 승계 시나리오 백지화…재판ㆍ경제민주화법 부담

삼성그룹 순환출자구조 핵심 삼성물산 지주사로 자리잡게 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삼성그룹의 향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9차 공판이 마무리된 바로 전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지주사체제 전환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검토해오던 지주사 전환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데는 이 부회장 재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 재판이 어떤 결과로,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승계’를 위한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을 통한 승계를 어렵게 하는 관련 입법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회에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곤란하게 하는 경제민주화법안이 대거 발의돼 대선이 끝난 뒤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순탄치 않음에 따라 지분 상속을 통한 정상적인 승계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계열사 지분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 삼성그룹 전체가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와 이에 따른 삼성의 변화 가능성을 짚어봤다.

기존 경영승계 시나리오 백지화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지주사 전환계획을 철회하고 현재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 발행주식의 13% 정도에 해당하는 자사주도 내년까지 모두 소각하겠다고 해 지주사전환 철회의지를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체제 전환계획을 철회하면서 지배구조개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승계를 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직결돼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해 경영권 승계를 완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계획이 철회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렇게 된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최순실게이트와 연관된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과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법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 재판은 승계 시나리오와 삼성그룹 재편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초기만 해도 보석으로 풀려나거나 재판의 경우 무혐의나 집행유예 가능성이 거론돼 경영권 승계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대선 상황이 이 부회장 측에 불리하게 전개됐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정당 모두 재벌개혁과 총수 비리에 대한 엄벌을 천명한데다 야권 후보가 대권에 근접한 양상을 보여왔다. 자칫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주사 전환이 대선 후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소리가 재계 일각에서 나왔다.

삼성전자가 지주사전환 계획을 철회했지만 재계 안팎에서 이 부회장이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신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무산된 만큼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거나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더욱 키우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물산 통한 승계 정지작업 주목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늘리는 게 현실적인 방안으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는 것이 우선 거론된다.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3.5% 정도의 지분을 물려받거나 직접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는 데는 난제가 놓여 있다. 이 회장이 여전히 투병 중인데다 상속법에 따라 상속을 받게 되면 이 부회장이 물려받을 수 있는 지분은 미미하다.

상속상 가장 큰 지분을 갖게 되는 어머니 홍라희 여사가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줄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때문에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높여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철회한 것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포기했다는 의미”라며 “삼성물산이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물산이 주목되는 것은 삼성그룹이 순환출자 연결 고리를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화재 → 삼성물산’과 같은 방식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총 7개이며, 그 한가운데 삼성물산이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작년 말 기준 17.08%의 지분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이건희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39.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3%, 삼성생명 19.3%, 삼성SDS 17.1%, 삼성엔지니어링 7.0% 등 핵심 상장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했다. 또 자회사 삼성바이오직스 지분도 43.4%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공표한 대로 13%의 주식을 소각하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오너일가 등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현재 18%에서 20% 정도로 높아진다.

삼성물산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본격적인 성장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통해 무리하게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는 대신 삼성물산을 키우는 방안이 더 설득력있게 제시되는 이유다.

삼성물산이 실질적 지주사로 자리잡을 경우 삼성전자는 당분간 삼성그룹과 독립된 경영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무혐의로 풀려나거나 재판 후 사면을 통해 삼성전자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 경영능력을 증명해 다시 경영승계를 추진할 수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삼성물산을 통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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