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고객 맞춤’ 당뇨케어건강보험

보험사마다 꺼리는 유병자보험, ‘눈치게임’에 더딘 상품 출시

KB손보, 카톨릭 서울성모병원과 합작한 KB당뇨케어건강보험… “新개념 유병자보험” 호평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춘 건강보험상품 필요성 높아져

(사진=KB손해보험 제공)
한민철 기자

손해보험사들에게 유병자보험은 ‘꺼려지는’ 상품 중 하나다. 이는 이름 그대로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관련 이력이 있는 이들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지급하는 보험료보다 지급받는 보험금이 더 높을 가능성이 많고, 보험사들에게는 손해일 수밖에 없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연말까지 유병자들을 위한 실손보험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 내에서는 유병자보험 확산에 따른 상품 개발 및 향후 대처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이에 몇 몇 보험사들이 유병자·고령자를 위한 간편심사보험, 당뇨보험 등을 내놓고 있지만, 역시 업계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빅4 손보사’ 중 하나로 국내 최초로 매직카 서비스를 선보였던 KB손해보험은 이런 보험업계의 현실에 보다 과감함과 선구적인 길을 선택했다. 실질적으로 유병자보험 출시에 대해 각 보험사마다 ‘눈치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새로운 개념의 유병자보험을 선보이며 정부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이 지난달부터 출시한 새로운 유병자보험 상품인 ‘KB당뇨케어 건강보험’이 그 좋은 예다.

KB손보는 이 당뇨전문 보험상품의 개발과 출시를 위해 카톨릭 서울성모병원과 적극 협력했다.

KB당뇨케어건강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대형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당뇨환자에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당뇨전문보험이다.

KB손보가 특히 당뇨와 관련된 유병자보험 상품에 집중했던 이유는 최근 국내 당뇨병 증가 현황에 맞는 시장 개발방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KB손보가 파악한 지난해 기준 국내 당뇨 진단자는 약 249만명으로, 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서 지난 2012년과 비교해 22.3%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전 단계인 위험군까지 포함한다면 826만명이 추산됐다.

특히 KB손보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당뇨보험 판매실태와 당뇨 유병자보험 인식 등 관련 설문조사를 거쳤고, 고객 관점에서 당뇨가 있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 보장에 대한 접근을 통해 상품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KB손보는 당뇨환자에게 최적화된 보험상품 개발 및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당뇨 질환의 권위 기관인 가톨릭 서울성모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품 개발에 대한 자문을 받아왔다.

1년여 간의 가톨릭 서울성모병원 전문의 그룹과 KB손해보험의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당뇨 유병자의 합병증 위험률 모델링 연구를 지속해온 끝에 체계적인 당뇨 관리 서비스와 위험 보장이 결합된 당뇨 전용보험을 개발하게 됐다.

이번 신상품은 개발단계에서부터 고객패널 및 리서치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일반 건강인 및 당뇨 유병자들과 수차례 좌담회를 열어 당뇨 유병자와 일반 건강인이 당뇨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들을 조사했고, 이를 고려해 당뇨유병자용 전용 보장과 일반 건강인 전용 보장을 각각 개발하는 등 철저히 고객 중심형 상품 콘셉트로 개발됐다.

KB손보는 KB당뇨케어건강보험이 보통 보험상품의 보장 기능에 당뇨의 예방 및 관리 기능을 더해 기존 상품과의 차별성을 뒀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장 내용으로는 당뇨 전용 담보의 경우 당뇨유병자가 걱정하는 암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진단비 등 각종 진단비를 비롯해 합병증으로 발병 우려가 큰 시력장해, 족부절단 등을 보장한다.

또 일반인 전용 담보로는 당뇨병치료비, 당뇨병진단후 암(유사암제외),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의 담보를 둬서 당뇨병 진단 후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보장금액은 당뇨병진단후 암(유사암제외) 최대 7000만원, 당뇨병진단후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은 각각 최대 5천만원까지 보장한다.

이 상품의 또 다른 특징은 당뇨의 예방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당뇨관리 전문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KB손해보험과 가톨릭 서울성모병원의 전문의료진이 당뇨유병자의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것으로, 당뇨 유병자에게는 합병증 관리 및 정상 회복을 돕고, 일반인에게는 당뇨병 예방을 위한 운동처방, 주기적인 건강체크, 올바른 생활습관을 위한 코칭 서비스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한다.

이어 가입 고객이 기간별 관리목표 달성 및 혈당 조절에 성공했을 경우 보상금을 지급해 생활습관 개선 및 유지를 지원한다.

보상금은 걸음 수, 식사, 혈당 입력횟수 등에 따라 1, 4, 12개월로 구분해 이에 비례한 포인트를 지급하며, 계약일로부터 1년 후 혈액수치를 확인해 설정 목표 도달 시 건강인의 경우 1만 포인트, 당뇨유병자의 경우 10만원의 보상금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KB손해보험 장기보험부문장 김경선 전무는 “보험사가 지금까지 건강서비스 업체가 운영하는 기초적인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해 왔었던 반면, 이번 신상품은 가톨릭 병원이라는 대학 병원과 제휴를 통한 최고 수준의 건강 및 질병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첫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연계한 건강보험상품 출시로 보험의 보장기능 외에 고객들의 건강관리도 직접 챙겨주는 역할을 보험사가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민철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