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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번창할까, 무너질까

내우외환, ‘한국의 아마존’ 될 수 있나

적자 너무 크고 노사관계도 나빠져

“김범석 대표 노사관계 정상화, 알짜 사업 발굴해야”

요즘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다. 이와 함께 ‘쿠팡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는 상당한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5년에 1조1338억 원의 매출을 내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때 54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으며 적자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69% 증가한 1조91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은 2.7% 불어난 5617억 원이었다.

쿠팡은 성공할 수 있을까

쿠팡 위기론이 시장에서 나오는 근본적 이유는 상당한 액수의 적자다. 그렇지만 쿠팡 측은 자신만만하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의 적자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이야기해왔다. 물류와 배송 인력에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현재 적자를 내고 있을 뿐이란 주장이다.

그렇지만 시장에선 쿠팡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쿠팡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쿠팡이 최근 2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낸 것을 우선 지적한다. 지나치게 많은 손실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을 많이 날렸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두 번째 문제점은 쿠팡맨 유지비용이다. 쿠팡은 쿠팡맨들이 하는 ‘로켓배송’을 대표적 서비스로 자랑하고 있다. 지금은 쿠팡의 장점이었던 쿠팡맨이 오히려 쿠팡의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켓 배송은 24시간 내 직접 배송을 말한다.

쿠팡맨들이 쿠팡의 부담이 되고 있는 이유는 거액의 인건비 때문이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배송은 배송업체가 하게 했다. 그런데 쿠팡은 직접 배달까지 하고 있다. 배달을 맡고 있는 쿠팡맨들에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므로 배송업체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쿠팡의 약점 중 하나가 노사 문제다. 쿠팡맨들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쿠팡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쿠팡맨들은 쿠팡맨 노조를 결성하고 쿠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악화중인 쿠팡 노사관계

쿠팡은 요즘 노사관계도 좋지 않다. 올해 10월부터 열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나올 만한 기업인으로 여러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 사람 중 한 명이 김범석 쿠팡 대표다.

쿠팡에선 ‘쿠팡맨 부당해고 논란’ 등 여러 노동 관련 문제가 일어났다.

지난달 17일에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쿠팡이 근태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퇴근시간을 조작하는 ‘임금꺾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 의원은 올해 6월에는 “쿠팡이 쿠팡맨들에게 일부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3년치 미지급 수당이 75억원”이라고 말했다.

쿠팡사태대책위원회(대책위)는 “추가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조직적으로 퇴근시간을 조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쿠팡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올해 5월 30일 국민인수위원회에 ‘쿠팡의 비정규직 대량해직 사태 해결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대책위는 “회사 내부자를 통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현재 쿠팡맨은 2237명이고 이 중 비정규직은 1409명으로 63%”라고 지적했다.

대책위 측은 올해 2월부터 3개월 동안 쿠팡맨 216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평균 10.4개월 일했다고 주장했다.

승승장구하는 이베이

쿠팡이 상당한 적자를 내면서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지만 옥션과 G마켓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12년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매출은 8633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669억원이었다.

업계에선 이베이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이유가 오픈마켓이란 본업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베이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에 충실했다.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중에선 직접 물건을 구매한 뒤 마진을 붙여 파는 직매입 비중을 확대하면서 스스로 판매를 해보려 했다.

이베이는 직매입을 하지 않았으므로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할인쿠폰을 지나치게 많이 나눠주는 마케팅도 하지 않았다.

과감한 역발상도 돋보인다. 이베이는 백화점이나 동대문시장, TV홈쇼핑 등을 판매자로 받아들였다. 경쟁자들을 자신들의 오픈마켓에 입점시켜 볼거리를 더 많이 만들었다. 이베이는 미래에도 데이터 축적 및 분석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쿠팡이 번창하려면

쿠팡은 여전히 자신만만하지만 업계 인사들 중에는 쿠팡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쿠팡은 아마존의 사례를 이야기하지만 쿠팡과 아마존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생각이다.

우선 쿠팡은 아마존에 비해 배송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여기에 노사 갈등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이 위치하고 있는 미국의 근로문화와 한국의 근로문화는 전혀 다르다. 더군다나 현(現) 정권은 과거 정권에 비해 노동친화적이다.

쿠팡의 경우 비슷한 경쟁자가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아마존은 영어로 운영되는 쇼핑몰인 까닭에 시장이 넓지만 쿠팡은 한국어로 운영되므로 시장 규모가 작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정부 규제가 많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모든 상거래 플랫폼은 우선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며 “오프라인 경쟁자들에 대한 경쟁력에 주요한 요소가 배송의 속도와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속도를 중시한 로켓배송은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해 급성장을 가져왔는데 비용의 문제가 걸림돌”이라며 “미국의 아마존은 아마존플렉스를 통해 물류를 우버와 같이 공유경제 모형으로 일반 개인들이 물류에 참여하는 혁신과 드론 배달 등으로 오프라인에 대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택배운송(화물)에 대한 규제와 자가용 영업행위 금지로 인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규제가 큰 걸림돌이며 유통업체 특성상 비정규직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번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화 추진이 불확실성을 크게 키우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또 규모의 경제를 위해선 판매 협력사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알리바바는 ANT금융을 활용해 서플라이 체인 파이낸스 (공급망 금융)를 제공한다. 이것은 알리바바가 진행하는 세일 등을 위해 협력사에 신용금융을 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한국의 은산분리로 인해 가능하지 않다.

이 교수는 “정부가 이러한 규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쿠팡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인사들은 쿠팡이 성공하려면 김범석 대표가 쿠팡 노조와 소통하는 등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돈을 더 벌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설명 : 쿠팡 본사 (사진=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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