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부터 노사갈등까지

알바노조 “노동 강도 세고, 초과 근무…급여 인상해 달라”

맥도날드 “4대보험, 퇴직금 등도 제공 중”

조주연 대표 31일 국감 증인 채택

맥도날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맥도날드는 위생문제 때문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사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31일에 열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대표의 출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출석할 경우 ‘햄버거병’ 문제와 관련해 날카로운 질문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O-157균에 오염됐을 수 있는 맥도날드 햄버거 수십만 개가 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와 맥도날드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악화중인 노사관계

요즘 맥도날드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노사관계다. 시민단체 ‘알바노조’는 19일 성명을 내고 “맥도날드와의 단체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알바노조는 올해 4월 맥도날드와의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얻었으며 지난 6월부터 교섭을 진행해왔다.

노조는 “예비협약 과정에서 교섭이 결렬되면서 임금인상 등 원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도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임금 인상, 유연근무제 개선 등을 요구했었다.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19일 성명을 내고 “맥도날드에서 열심히 일하던 2014년. 저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당했다”라며 “그 이후로도 맥도날드는 알바노조의 활동을 위축시켜왔다. 알바노조 조합원을 색출하고 매니저실로 불러 압박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 알바노조는 단체교섭 시작부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 처우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했다”며 “사측을 설득하려 노력해왔고 요구의 내용까지도 수정해가며 타협하려 했지만 사측은 한결같이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측은 알바노동자 차별도 성실히 하고 있다”며 “맥도날드 단체교섭에는 현직 맥도날드 알바노동자인 박00 조합원이 교섭위원으로 참가 중인데 본사 직원은 단체교섭 시간에 대하여 임금을 받지만 알바노동자인 박00 교섭위원의 임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직급별로 햄버거를 차등 지급하는 차별을 없애라는 알바노조의 상식적인 요구에 맥도날드가 모두의 햄버거를 하향 평준화시키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라며 “사측이 또다시 같은 직원을 차별하지 않도록, 또다시 꼼수를 부리지 않도록 우리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맥도날드 사측은 협상 결렬에 대한 입장을 내고 “원활한 단체교섭 진행을 위해 교섭원칙을 먼저 정하는 것에 대해 양측의 합의가 있었다”며 “이에 교섭인원, 교섭시기, 교섭장소 등 교섭원칙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회사가 교섭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알바노조측의 주장과 달리 대부분의 교섭원칙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알바노조 측에서 요구하는 노조원의 근로계약 자동갱신권 보장 등에 대한 내용은 회사 고유의 인사결정권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회사는 수 차례 알바노조 측에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전체 요구안을 제시 후 일괄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알바노조 측에서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이 같은 입장을 낸데 대해 당사는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조합원을 특별 대우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똑같이’ 대우해달라는 상식적인 요구”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 조항이 없다는 것은, ‘단체교섭을 하려면 해고를 감수하라’라는 말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섭결렬 책임이 알바노조에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상식적인 요구도 외면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교섭을 피하면서 시간을 끈 것은 사측”이라고 반박했다.

알바노조 vs 맥도날드 사측

이번 노사협상에서 알바노조가 내놓은 요구사항 중 첫 번째 요구는 임금 인상이었다. 기본시급을 1만원으로 올려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사측은 “크루(알바직원)들에 대해 법으로 정해진 시급과 주휴수당, 연장수당 등 총 7가지에 달하는 수당을 철저히 지급하고 있다”며 “4대 보험, 퇴직금, 건강검진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알바노조 측은 “맥도날드의 노동강도는 세기로 유명하다”며 “그런데 맥도날드는 최저임금만을 지급하고 있으며 노동강도에 비해 너무 낮은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알바노조는 맥도날드 사측이 식대를 햄버거로 지급하지 말고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알바노조는 “이렇게 지급되는 버거 역시 지급에 차등이 있어 낮은 직급의 노동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온다”며 “식대를 현금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맥도날드 기준에 따라 작은 식사는 5000원, 큰 식사는 7000원을 기준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맥도날드 사측은 “맥도날드는 크루들에게 맥도날드 제품을 식사로 무료 제공하고 있으며, 직급에 관계없이 당일 장시간 근무자에 대한 리워드 차원에서 더욱 폭 넓은 메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고객응대직 보호 규정을 신설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알바노조는 “고객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크루의 경우(카운터, 라이더) 폭언, 무리한 요구에 일상적으로 시달리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사측은 “맥도날드는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으며, 고객이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위협을 가할 경우 더 이상 응대하지 말고 상부에 이관할 것과, 필요한 경우 경찰 등의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바노조는 “맥도날드는 일방적으로 크루에게 친절할 것을 요구하여 친절히 응대치 않았을 경우 질책을 하거나 진급, 임금 인상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등의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산재처리 잘 안된다” vs “아니다”

맥도날드 노사는 산재 처리 문제에서도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알바노조는 “알바 직원들이 일하다 다쳐도 산재처리가 잘 안되고 있다”며 “알바 직원이 자신의 돈으로 치료하거나, 매장에서 치료하거나, 매니저 돈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맥도날드 사측은 “크루들에게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안전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응급처치 및 병원치료는 물론 필요한 경우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라이더의 경우 4대보험 외 회사차원의 추가적인 상해보험을 제공하는 등 더욱 안전에 신경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 매니저들이 12∼14시간 동안 일하는데 9시간 분량만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사측은 “근무 기간 및 시간에 따라 적법한 시급과 수당을 철저히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사측의 해명에 대해 알바노조는 “산재보험을 적용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적용받지 못하는 사례들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며 “매니저의 무료노동도 마찬가지로 실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근 맥도날드는 노사문제 외에 햄버거병 논란에도 시달렸다. 그런데 19일에 O-157균에 오염됐을 수 있는 맥도날드 햄버거 수십만 개가 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은 맥도날드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아 매장에 공급한 일부 햄버거 패티에서 O-157균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수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인 내용이라 현재로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사진 설명 : 알바노조가 맥도날드와의 단체교섭이 시작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알바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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