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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악화된 남한강물 OB맥주 원수 사용 논란

‘남한강 OB맥주’ 안전한가 vs OB “품질과 무관”

남한강 수질 악화…4급수 생물들 발견돼

1979년부터 남한강 강물로 맥주 제조

OB맥주 “수십 단계 초고도 정수, 원수의 품질과는 무관”

남한강의 수질이 악화되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남한강 강물은 경기도 여주시와 이천시 시민들의 식수로 사용되며, 경기도 양수리까지 흘러가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로 쓰인다.

환경단체들은 보가 강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 것이 남한강 수질 악화의 최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남한강으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이 수질 악화의 최대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남한강 수질 악화 문제는 OB맥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OB맥주 이천공장은 여주시에 물값을 지불하고 남한강 강물을 사서 맥주를 만들고 있다. OB맥주 이천공장은 OB맥주 국내 생산물량 중 20%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남한강 OB맥주’ 안전한가?

경기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등이 올해 9월 19일 여주시 상백리 찬우물나루터와 백석리 양화나루 등 남한강 6개 지점의 수질과 저질토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번에 진행된 조사에는 오준오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사팀과 한국수자원공사 한강권역본부 관계자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남한강 찬우물나루터에서 상당량의 오니토를 발견했다. 오니토는 메탄가스가 들어있고 오염물질이 포함된 퇴적토를 말한다. 찬우물나루터는 여주보와 이포보 사이에 있다.

올해 9월 12일에는 이곳에서 녹조가 관찰됐다. 조사팀이 장비로 강변에서 3~4m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수심 1m 정도의 강 바닥 시료를 채취했다. 이렇게 하자 검은 펄이 많이 나왔다.

올해 6월 이항진 여주시 의원은 남한강 강천보 인근에서 실지렁이, 붉은 깔따구, 거머리를 찾아냈다. 이것들은 환경부가 지정한 가장 나쁜 수질 등급인 4급수 지표종들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지난해 여름에 비해 나쁜 수질에 사는 혐기성 생물종도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붉은 깔따구와 거머리가 나타났다. 환경단체에선 이것이 급속도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고 있다.

올해 2월에 수자원공사가 수질개선 등을 위해 남한강 이포보 물을 시험 방류했을 때도 강 바닥에서 4급수에서 사는 실지렁이 등이 발견됐다.

OB맥주 이천공장은 현재 남한강 강물을 끌어다 맥주를 만들고 있다. OB맥주는 남한강 여주보 인근 800m 지점에서 물을 파이프로 끌어들여 이천공장으로 보내고 있다.

OB맥주 측은 “맥주에 사용하는 물은 수십 단계의 초고도 정수를 거치기 때문에 원수의 품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류업계에선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200년 전통을 가진 독일 맥주 크롬바커는 청정 암반수로만 제작된다. 크롬바커는 맥주는 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맥주 제작 공정은 ‘제맥 → 담금 → 발효 → 저장 → 여과 → 제품’이다. 제맥이란 맥주보리를 발아시켜 싹을 틔워서 맥아로 만드는 것이다.

담금은 맥아와 전분질 부원료로부터 맥아즙을 만들고 난 뒤 홉을 첨가하고 끓인 다음 냉각하는 것이다.

발효는 냉각된 맥아즙에 맥주효모를 집어넣어 발효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때 알코올, 탄산가스, 맥주향이 만들어진다. 이어 숙성을 위해 저온에서 저장한다. 숙성 과정을 거치면 거친 맛이 부드럽게 변하게 된다.

여과는 숙성이 끝난 맥주를 투명하고 깨끗한 맥주로 만들기 위해 여과과정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여과를 마친 맥주를 용도에 따라 병, 캔, 페트, 생맥주통에 담게 된다.

하이트맥주와 OB맥주의 ‘물 전쟁’

20여 년 전 맥주에 들어가는 물 때문에 OB맥주가 시장점유율 1등자리를 놓친 적이 있었다. 1993년 조선맥주(現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라는 신제품을 내놓는다. 하이트맥주가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로 맥주를 만들었다고 광고하자 소비자들이 하이트맥주를 마셔보기 시작했다. 결국 하이트맥주는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OB맥주의 모기업은 두산그룹이었다. 두산그룹은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 OB맥주는 하이트맥주에게 허를 찔린 격이 됐다.

OB맥주 제조 시 하천수 대신 지하수나 암반수를 사용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OB맥주 관계자는 “지하수나 암반수를 맥주 제조에 사용하는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OB맥주는 그동안 남한강 강물을 사용해 맥주를 제조해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OB맥주는 1979년부터 남한강 강물을 사용해 맥주를 만들었다.

남한강물로 맥주를 만든 만큼 수질 관리를 위한 사회공헌에 나설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OB맥주 관계자는 “물 사용료는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 이천지역에 취수 시설이 없었을 때 OB맥주가 취수 시설을 만들어줬고 지자체와 지역민들에게 물 공급을 수월하게 해줬다고 한다”며 “그때 취수시설 그대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물 사용료는 부과하지 않아 못 내고 있었는데 소급적용해 부과가 됐고 전부 납부 완료했다”고 말했다.

OB맥주의 남한강 강물 하루 허용 취수량은 3만5000톤이다. 여주시민들이 하루에 쓰는 남한 강 강물이 약 4만 톤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양을 OB맥주가 쓰고 있는 셈이다. OB맥주는 물 사용료로 6억 원 정도의 돈을 여주시에 내고 있다. 이 금액은 연간 사용료다.

맥주가 암세포 증식 막아준다고?

한편 OB맥주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맥주에 의학적 효능이 있다는 내용도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어서 소량의 음주도 건강에 좋지 않은데도 마치 술을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표기된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OB맥주 홈페이지를 보면 ‘맥주의 의학적 효능’이란 항목이 있다. 이 항목을 읽어보면 “맥주의 생리학적 분석결과 매우 높은 에스트로겐 활성화 수치가 맥주의 홉 혹은 그 추출물에서 발견됐다”며 “홉의 성분들은 폐경기의 변화기간 동안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연구됐다”고 적혀 있다.

‘맥주의 치료효과’라는 항목도 있다. 이 항목에는 “맥주에 포함된 다량의 미네랄, 특히 다량의 마그네슘과 소량의 칼슘은 심장질환 예방, 풍부한 비타민 A-B-D-E, 풍부한 말산과 젖산이 소화를 촉진시킴, 홉에 들어있는 루플린이 결핵균의 성장을 막음”이라고 나와 있다.

다만 소량의 주류섭취도 엄연히 건강에 좋지 않고 알코올이 1급 발암물질임을 감안했을 때 맥주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적은 내용은 삭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OB맥주 관계자는 “술의 의학적 효능 등을 직접 부각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곽호성 기자 luck@hankooki.com

사진 설명 : 여주시 남한강 이포보~여주보 주변 강바닥에서 조개류와 어류 집단폐사 현상이 나타나 여주환경운동연합과 여주 시민들이 올해 3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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