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선대위 참여…朴정부 시절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회장 맡아

박정희 대통령 업적 기리는 5ㆍ16 민족상 받기도

갑질 논란에 정면 대응…여론 악화돼 부담

말(馬)산업중앙회장 등 본업과 무관한 일 관여에 뒷말도 나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에 반박 자료를 내며 정면대응하고 나섰지만 여론은 냉담한 편이다.

운 회장 측과 가맹점주 양측 모두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검찰이 윤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과 매출 하락도 윤 회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여기에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윤 회장은 2012년 대선 때 박 전 대통령 선대위에 참여한 적이 있고, 박근혜 정부 시절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또 박 전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5ㆍ16 민족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윤 회장이 말산업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본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일에 관여하면서화려한 직함과 함께 초심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文정부 들어 악재 속출

BBQ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시련을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부터 BBQ가 극복해야 할 시련의 예고편이 상영되고 있었다.

올해 3월 BBQ는 치킨 값을 인상하려 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BBQ는 3월 15일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며 정부에서 관련 요청이 들어올 경우 긍정적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치킨 값 인상을 포기했다.

그렇지만 BBQ는 5월 1일 치킨 값을 인상했고 6월에도 치킨 값을 올렸다. 이렇게 치킨 값을 올리자 정부가 즉각 움직였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에 나서자 BBQ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이전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BBQ에 대한 공정위의 압박은 계속 이어졌다. 공정위는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에 제품 원가와 가맹점 공급가 등을 8월 9일까지 내라고 요구했다. 만일 거부하면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했다.

결국 BBQ는 유통마진 공개, 로열티 제도 도입 등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는 BBQ에게 이번 윤 회장 갑질 논란은 큰 상처를 줄 것으로 보인다.

朴정부에서 잘 나갔던 BBQ

BBQ는 2015년 교촌치킨에게 매출액 1위 자리를 빼앗겼고 지난해에는 BHC에게 밀려 3위로 떨어졌지만 경쟁이 치열한 치킨시장에서 그동안 비교적 선전해 왔다.

BBQ의 지난해 매출액은 2198억5300만원이었다. 교촌치킨은 2911억3400만원, BHC는 23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에는 청와대가 BBQ 효자점에서 치킨을 많이 주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윤회장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대위 상임특보 겸 직능위원을 한 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얘기도 나왔다.

BBQ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BBQ 폐점률은 2015년 4.4%였지만 경쟁사인 교촌치킨 폐점률은 0.93%였다.

BBQ의 경우 창업비용도 높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보면 치킨 프랜차이즈 중 BBQ의 창업비용이 가장 높았다. BBQ 창업비용이 총 1억9977만원이고 그 다음이 교촌치킨(1억373만원), BHC(6395만원), 굽네치킨(6349만원), 네네치킨(5715만원)으로 이어졌다.

BBQ는 위생 문제도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7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서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 자료를 보면 BBQ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적발건수 중 19.5%(165건)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네네치킨이 97건, BHC가 96건, 페리카나 84건이었다.

초심(初心) 흔들린 게 위기 원인 지적도

치킨업계 인사들은 “윤 회장이 초심(初心)을 유지하지 못한 게 현재 BBQ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한다.

윤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재임시절 치킨업에 몰두하지 않고 다른 일을 많이 했다. 2012년에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대위 상임특보 겸 직능위원이 됐고, 2014년 1월부터 올해 7월 26일까지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윤 회장은 2013년에 5ㆍ16민족상을 받기도 했다. 5ㆍ16민족상은 박정희 대통령 업적과 연계해 해방 이후 국내 학술, 예술, 교육, 사회, 산업, 안전보장 분야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매년 5월 16일에 주던 상이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또 2013년 9월부터 지금까지 (사)한국말산업중앙회 제2대 회장을 맡고 있다. 업계 인사들은 말(馬)하고 특별한 연관이 없는 치킨회사 CEO(최고경영자)가 말산업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말산업중앙회 1대 회장은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었다. 정 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을 했으며 윤홍근 회장과 같이 박근혜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 상임특보(직능위원)를 역임했다.

윤 회장 고향은 전남 순천이고, 정 사장 고향은 전남 완도이며 두 사람은 모두 육군 학사장교 1기 출신이다.

또 업계에선 BBQ가 BHC를 매각하고 난 이후로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BBQ는 2013년에 BHC를 사모펀드에 약 1200억 원을 받고 팔았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BHC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BBQ와 BHC간 소송을 만든 원인이 됐다. BHC는 BBQ에 2300억 원대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BBQ가 자신들과 맺은 물류서비스 계약을 일방적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BQ는 2013년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에 팔면서 갖고 있던 물류센터를 ‘패키지 딜’ 형태로 넘겼다. 이 계약에는 ‘BBQ 계열사의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 주겠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그러나 BBQ는 올해 4월 물류계약 때문에 경쟁사로 신(新)메뉴 개발정보 등이 나갈 수 있고, 서비스도 BHC에 납품할 때와 BBQ 납품 시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며 BHC와 체결돼 있던 물류계약을 해지했다. 이렇게 되자 BHC는 “계약서 상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서울중앙지법)을 걸었다.

곽호성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