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건설사 CEO 교체설 모락모락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 '고령',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 '세대교체' 변수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대형건설사 CEO들의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 4개사 CEO가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업계에서는 밝지 않은 내년 전망을 근거로 대부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지만 일각에서는 내부 사정으로 인한 교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의 교체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삼성물산 CEO 교체가능성 대두

6년 넘게 사장직 유지 중인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1952년생으로 10대 건설사 CEO 중 가장 고령인 점에 현대차그룹 CEO들의 임기가 대체로 짧은 점을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정 사장은 현대건설을 건실하게 끌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태다.

정 사장의 유임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그가 현대차그룹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추진단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의 파격인사나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의 교체도 거론된다. 최 사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그럼에도 교체설이 도는 이유는 삼성그룹의 세대교체 움직임 때문이다. 최근 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가 50대 CEO를 전면에 등장시키면서 나머지 계열사의 60대 사장들의 후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사장은 1957년생으로 올해 만 60세가 됐다.

또한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내년 초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로 이전할 계획이 밝혀지면서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1년 전과 비교해 건설부문 직원을 500명 가까이 줄이고 올해 진행된 재개발 수주전에도 과거처럼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복합적인 상황으로 인해 경영진 교체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최 사장이 하만 CEO로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최 사장이 하만 본사가 위치한 뉴욕으로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 악재에도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연임 성공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최근 연임이 결정됐다. 당초 조 부회장의 교체설은 끊이지 않았다. 실적 부진에 평택 주한미군기지 공사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그룹은 "올해 SK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고 있지만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조 부회장이 상당히 선방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신임했다.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밝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해외플랜트 사업장에서의 손실로 180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흡수합병을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1118억원, 영업이익 2268억원, 당기순이익 143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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