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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깎아 버리는… 버스 하차 전 미리 일어서는 행위

버스 멈추기 전 일어선다면, 안전의무 소홀로 지급 보험금 감소돼

버스 하자 직전 일어나 하차문으로 가는 ‘일상적’ 행위

사고 난다면, 승객 안전주의 의무 과실로 인정

버스 정차 전까지 되도록 착석해야… 사고 뒤 제대로 된 보상액 받을 수 있어
  • 버스 정차 전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안전주의 의무 과실로 만족스러운 보험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
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문에 미리 가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제대로 된 보상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에 거주하던 여성 A씨는 지난 2014년 봄 어느 날, 업무차 이동을 하기 위해 버스에 타고 있던 중이었다. 당시 버스 내에는 승객들이 많지 않아 A씨는 승차 때부터 내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었다.

A씨를 태우고 있던 버스는 진주시 상대동 공단광장 사거리를 지나 자유시장 방면을 향하고 있었다. A씨는 바로 다음 정류장인 자유시장 인근에서 하차할 예정이었고, 이에 버스가 정차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문 근처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동시에 버스의 바로 옆 차선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던 B씨는 버스가 지나고 있는 차선으로 급하게 변경을 시도했고, 버스는 급정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차를 하기 위해 좌석에서 일어서는 순간이었던 A씨는 버스의 급정거로 중심을 잃었고, 버스기둥 부분에 허리와 배를 심하게 부딪치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하던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실려 갔고, 병원으로부터 제1요추 급성압박 골절과 복부 좌상 등 전치 12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됐다.

그는 병원으로부터 제1요추의 추체 변형으로 인한 약 10%의 노동능력 상실 및 영구장해 판정을 받으며 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A씨는 정규직이 아닌 개인사업자였기 때문에 사고 뒤 장기간 입원으로 인해 수입마저 끊기는 경제적 피해도 입게 됐다.

사고 당시 B씨는 자신이 변경하려는 차선에 다른 차량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진입하는 등 교통사고 방지의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B씨가 이런 의무를 게을리 한 채 급격히 차선을 변경함으로써 이번 사고를 발생시킨 장본인이었다. B씨뿐만 아니라, 당시 B씨 차량의 자동차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 C사 역시 이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문제는 보상 단계에서 발생했다. 이번 교통사고에서 C사는 B씨의 과실로 버스 측에 100% 손해를 배상했다.

그런데 A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B씨의 과실로 사고가 난 것은 맞지만 A씨가 버스가 운행하고 있던 중 하차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넘어진 것이었고, 이런 A씨의 안전주의 의무 소홀로 인해 스스로 상해에 기여를 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C사는 버스 측에는 100% 손해배상을 할 수 있지만, A씨에 대한 배상 책임은 전체 손해배상 청구의 80%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버스에서 자신이 하차할 정류장을 바로 앞두고 있다면, 착석 중에도 미리 일어나 하차문으로 향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다.

이에 A씨 측은 이런 보통의 행위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던 것일 뿐, 상해의 위험에 노출될 정도로 안전주의 의무를 태만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A씨와 B씨 측 보험사인 C사 간의 다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A씨의 안전주의 의무 소홀로 인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C사의 책임비율을 80%로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A씨는 평소 아무 문제를 느끼지 않아왔던 하차 전 자리에서 미리 일어나는 행위로 인해, 자신의 피해에 대해 100%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A씨의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버스 탑승 시에는 운전자가 승객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의무도 있지만, 승객들 역시 이런 버스 내 안전주의 의무에 따라야 한다.

버스 내 승객들이 안전을 위해 준수할 사항 중에는, 승객들이 버스가 정차하기 전 반드시 착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만약 앉을 자리가 없다면, 손잡이를 잡는 등 안전주의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이는 굳이 버스기사들이 구두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버스 내 방송이나 부착물에 나타난 내용들을 통해 승객들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다.

이에 A씨와 같이 ‘사소한’ 안전주의 의무 소홀로 사고를 당한다면, 버스회사나 보험사로부터 완벽한 보상을 얻어내기 어렵다.

특히 지난 1992년 대법원 판결(사건번호 92도56)에서는 승객들에 대한 주의의무를 버스기사들에게 지나치게 지우는 것은 지나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버스 내 안전주의 의무의 보다 큰 책임자를 승객들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때문에 보험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처럼 억울한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안전주의 의무 소홀이라며 제한된 보상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운전 중 항상 착석한 상태로 있어야 하며, 버스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하차문에 미리 가 있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좌석에 다른 승객들이 모두 앉아 있는 경우에도 손잡이를 잡는 등 안전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지만, 갑작스런 사고에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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