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공사가 잘못돼 비만 오면 보도에 물이 차고 있다. (사진=롯데캐슬 입주민 제공)

입주민, 롯데캐슬 하자에 불만 토로, ”롯데건설 무성의, 본때 보여줘야”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누적 부실벌점 1위 롯데건설

아파트 주민들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도 소극적”

“입주자대표회의를 견제할 수 있는 주민총회 있어야”

롯데건설 “입주민 불편함 없도록 최선의 노력 다할 것”

A시에 있는 롯데캐슬 아파트 주민들이 롯데건설이 하자 보수를 잘 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롯데캐슬 아파트 주민들은 주방 후드 소음과 집연 능력 부족, 후드 위치가 잘못 배치됐다는 점(렌지후드와 가스레인지 위치가 맞지 않음), 주차장 및 지하 공간 방수처리 문제, 현관 역(逆)구배 조성 때문에 물이 거꾸로 현관으로 들어오는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현재 하자 보수팀이 입주 시부터 상주해 입주민의 불편사항에 대해 처리하고 있다”며 “향후 입주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2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건설기술진흥법상 부실시공 등으로 인해 벌점을 받은 건설사 가운데 누적부실벌점 상위권 회사들을 공개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누적 부실벌점이 제일 많았던 건설업체는 롯데건설이었다. 롯데건설 부과건수는 23건, 벌점은 26.77점이었다.

A시 롯데캐슬의 하자들

아파트 주민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아파트의 하자들은 주방 후드 소음과 집연 능력 부족, 후드 위치가 잘못 배치됐다는 점, 주차장 및 지하 공간 방수처리 문제, 현관 역(逆)구배 조성 때문에 물이 거꾸로 현관으로 들어오는 문제, 커뮤니티 센터 설계 오류 가능성 등이 있다.

이외에 각 세대별로 크고 작은 하자들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파트 주민 A씨는 “입주자대표회의와 롯데건설이 손 놓고 있다”며 “하자신고를 하면 롯데건설에선 15일 안에 해주도록 법으로 돼 있고 롯데건설이 안할 경우 롯데건설이 낸 하자보수 보증금으로 견적서를 내서 롯데건설에 통보해주고 공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입주 후 2년이 지나면 하자보수 보증금이 롯데건설로 돌아가게 된다.

주민들은 아파트 외곽공용통행로에 벚나무를 심었는데 거의 고사했고 새로 심어야 하는데 안 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하주차장 바닥에 크랙(갈라짐)이 있는 점도 지적했다.

주민들은 롯데건설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이들도 아파트 하자보수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관리문제 때문에 공개해야 할 문서를 공개 안 한다”며 “계약서를 쓰고 난 후 한 달 이내에 공개를 하게 돼 있다. 그런데 계약을 해놓고 공개를 안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에 인터넷 공개 문서는 복사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돼 있다”며 “복사를 해달라고 하니, 민원이 나오고 난 뒤에 며칠 후에 인터넷에 올렸다. 처음에는 안 올리다가 민원을 내니 올려놓고 그것을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 및 관리에 대한 법률에 따라 아파트 살림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 총회가 없다보니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들 마음대로 하고 있다. 대표회의를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지적이다.

A씨는 “각 세대가 동 대표들을 뽑아서 간선제로 입주자대표회장을 뽑는다”며 “그런데 아파트 감사가 회계감사에 까막눈”이라고 말했다. 현행 제도에선 동 대표 중에서 입주자대표회장과 감사가 나오게 돼 있다.

A씨는 “이 두 가지가 아파트 관리의 최대 맹점”이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센터에선 화재 발생

아파트 주민 B씨는 “커뮤니티 센터 남자사우나에서 화재가 있었다”라며 “소방 조사 보고서를 보면 자연발화가 가능한 설계 오류 쪽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곧 같은 설계인 여자 사우나도 같은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실제 발연흔적이 같이 확인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보험으로 복구공사를 시행하고 보험사측에서 건설사로 구상권 청구하는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현재 7개월째 커뮤니티센터는 사용 중단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중에는 “사우나 화재 역시 설계 잘못”이라며 “화재는 남자 사우나에서 발생했지만 여자 사우나에도 같은 패턴의 화재 흔적이 보이고 있다고 화재현장보고서에 나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주민들이 정보공개포털에서 찾은 화재현장보고서에는 “발화지점으로 판단되는 건식사우나실 내부를 확인한 바, 전기스토브의 기계적 요인, 전기적 요인, 가스적 요인, 인적요소에 의한 방화요인 등은 배제된 상태에서 전기스토브와 철재구조물이 밀착하게 설치 되어 있고, 철재구조물 ㄷ자 틈새로 목재가 장시간 고열에 노출되어 탄화된 상태에서 발생한 저온발화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일반적으로 물증이 남지 않는 저온발화 화재의 특성상 화원을 특정하기 곤란한 원인미상의 화재”라고 돼 있다.

이렇게 명확한 화재 원인을 찾기 힘들어서 주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하자는 각 아파트 세대에서도 나오고 있다.

주민 C씨는 “지난해 12월말에 1년 만에 수리를 받았다”며 “석고보드를 뜯고 보니 단열판 사이에 간격이 너무 커서 단열부실로 다시 시공했고 입주 전에는 곰팡이 때문에 다시 석고보드를 뜯고 시공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무성의와 입주자대표의 자세가 문제”

주민 A씨는 “모든 신규 아파트는 크고 작은 하자가 있기 마련”이라며 “A시 롯데캐슬에 살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A시 롯데캐슬 하자 문제에서 심각한 점은 롯데건설의 무성의한 하자보수 태도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하자보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주민들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들과 잘 소통하려 하지 않고, 아파트 관리과정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하자가 있는 입주민들만 목소리를 내고 아파트 공용부문에 대해 많은 입주민들이 무관심한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런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A시 롯데캐슬 관리사무소는 “A/S실도 따로 있고 하자보수도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A시 롯데캐슬 하자 문제에 대해 “현재 하자 보수 팀이 입주 시부터 상주해 입주민의 불편사항에 대해 처리하고 있다”며 “향후 입주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민들 중에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주민들이 말을 못할 것이란 롯데건설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아 롯데건설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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