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미스터피자 ‘치즈통행세’ 무죄 논란

“을(乙)이라고 다 정당한 것 아냐”

가맹점주들 “사법부가 치즈통행세 면죄부 줬다”

미스터피자 “한 회사 아닌 복수 회사와 치즈 거래”

재판부 “영업방해, 보복출점 인정할 충분한 근거 없어”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MP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가맹점주단체와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참여연대 등은 지난달 30일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치즈통행세, 보복출점 면죄부 준 사법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1심 재판에서 법원은 횡령 및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정우현 미스터피자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주식회사 MP그룹도 벌금 1억 원을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들과 시민단체들은 “법원은 실제 대표적인 갑질ㆍ불공정 행위로 지적받아온 치즈통행세, 보복출점, 광고비 유용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하며 갑질‧불공정행위의 근절을 바라는 가맹점주와 중소상인들에게 큰 절망감을 안겨줬다”며 “이는 가맹본사의 치즈통행세, 보복출점, 광고비 유용 등 갑질‧불공정을 합법화하는 사법부의 전형적인 기업 오너 편들기, 봐주기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가맹점주들과 시민단체들은 “전국의 가맹점주들과 중소상공인, 시민사회는 법원의 노골적인 ‘기업 오너 편들기, 봐주기 판결’을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은 즉시 항소해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이 응분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판결했나

이번 판결 결과를 보면 재판부는 정 전 회장이 회사에 근무하지도 않는 딸에게 급여 8억3000만여원과 차량 리스비 1억9000만여원, 법인카드 6900만여원을 준 혐의 등에 대해 유죄판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갑질이라고 지적받았던 혐의들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당지원행위 혐의가 공정거래법 조항을 위반한 죄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와 직접 거래하면 상당히 유리하다’는 구체적 요건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 동생이 치즈 유통을 통해 57억여원의 이익을 얻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중간 유통 마진을 제외한 금액이 MP그룹이 매일유업과 직거래할 경우 가격과 같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고, MP그룹이 유통 마진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MP그룹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에서 쓰이는 치즈를 2001년부터 매일유업에게 사서 썼다. 이때 MP그룹은 CK푸드를 통해 부당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를 받았다. CK푸드는 정 전 회장 동생이 경영하는 매일유업 대리점이다.

매일유업이 CK푸드에 10kg당 7만 원 대 가격으로 치즈를 납품하면 CK푸드가 매일유업과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사이에 끼어 10kg당 9만 원대에 치즈를 공급해 ‘치즈 통행세’를 챙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CK푸드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가맹점들은 10kg당 7만 원대로 훨씬 싸게 치즈를 살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동생 정씨는 납품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매일유업은 MP그룹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단가를 맞춰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정 전 회장이 동생의 부당이득을 위해 치즈 공급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 미스터피자 탈퇴 가맹점주들이 만든 피자 브랜드 ‘피자연합’ 매장 인근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설립하는 ‘보복 출점’을 했다는 혐의(업무 방해)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새로 개장한 미스터피자 직영점은 배달 전문이므로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려우며, 돈가스 무료 제공, 치킨 5000원 판매 행사도 통상적인 마케팅”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이고, 횡령·배임 합계가 40억 원 이상으로 액수가 적지 않다”며 “피고인이 6개월여 구금생활로 범행 반성 기회를 가졌고 언론에 보도된 위법한 영업방해, 보복출점 행위를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을이라고 다 옳은 것 아냐”

이번 미스터피자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자 업계 일각에서 감정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판단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측과 가맹점주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보고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치즈통행세 관련해서 가맹점주나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은 동생(정 전 회장 동생)이 끼어 들어서 치즈를 비싼 값에 공급받았다고 주장을 하는데 동생이 있는 업체 외에 다른 업체가 또 있다”며 “한쪽만 거래를 한 게 아니라 복수로 거래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복출점 주장에 대해선 “동인천점, 인천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때 당시 거기에만 출점을 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장이 폐점을 하게 되면 미스터피자는 전국을 상권으로 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 출점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출점을 한 것”이라며 “동인천의 경우 피자연합 매장은 다이닝 매장이라 직접 와서 먹는 것이고, 미스터피자가 만든 곳은 배달전문점”이라고 덧붙였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한 가지 프레임(관점)으로 쳐버리니까 이야기를 해도 우리 이야기는 반영이 안 된다”며 “을이라고 다 정당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가맹점 치즈공급가격을 다른 업체보다 낮게 하는데도 ‘갑질 프레임’을 얹어서 고통을 준다는 것이 미스터피자 측의 생각이다.

“피자연합 자살자, 자살 원인 불명”

피자업계 인사들 중에는 미스터피자 때문에 자살했다는 말이 나오는 가맹점주 A씨의 자살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피자업계 인사들은 자살한 가맹점주 A씨는 미스터피자 매장을 그만둔 날로부터 10개월 정도 지난 다음에 숨졌다고 증언했다. A씨는 미스터피자 매장을 접고 난 이후 여러 사업을 했었다는 말도 나온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자살한 A씨가 더 유니온이란 것을 만들어서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외부사입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입은 프랜차이즈 본사 유통망이 아닌 다른 곳에서 물품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한편 미스터피자는 이번 논란에 휘말리면서 경영이 악화됐고, 결국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사 빌딩도 날렸다. 현재 미스터피자 본사는 본래 사용하던 빌딩에 세 들어 있는 상태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가진 자의 횡포 때문에 피해를 입은 이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마녀사냥 식으로 기업주에게 억지로 죄를 뒤집어씌우는 식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 인사는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선 법적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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