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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사측 착오로 거래처에 엉뚱한 돈 내놓으라 독촉한 사연

제대로 납부한 운송료를 또 내라니… 소송까지 걸며 거래처 압박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에 운송료 전액 납부한 거래처에 미납 운송료 납부 독촉(?)

거래처, 납부한 운송료 증거 제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가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전부

정산 착오 책임 여부 따져봐야 했던 대리점…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에 대해 묵묵부답
  •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거래처에 대한 황당한 운송료 반환 청구 사례가 뒤늦게 밝혀졌다.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연합뉴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사측의 착오로 제대로 운송료를 납부한 거래처에 운송료가 미납됐다며 재차 납부를 독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거래처 측이 이미 운송료를 완납했다며 반발하자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법원으로부터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일반 개인이 의뢰하는 택배배송의 경우, 택배물품을 보낼 수 있는 취급점에 직접 가서 접수를 하거나 택배직원이 의뢰인이 있는 곳에 찾아와 물품을 받아 배송이 이뤄진다.

물론 개인 택배배송 서비스는 업체와 일정 기간의 계약을 맺지 않고, 배송건이 있을 때마다 요금을 내고 의뢰를 하게 된다. 반면, 기업 택배배송 서비스는 개인 서비스의 경우와 조금 다르다.

가구·가전·식자재 판매나 인터넷 쇼핑몰을 영위하는 법인의 경우, 고객들로부터 물품 등의 구매 의뢰가 들어왔을 때 보다 신속한 배송을 위해 인근에 위치한 택배배송 전문업체와 기간제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택배배송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한 법인은 흔히 거래처라고 불린다. 이들 거래처는 택배배송 업체의 본사와 직접 용역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지만, 보통 본사 측이 대리한 각 지역 대리점과 계약을 맺게 된다.

대리점들은 거래처가 의뢰한 택배화물의 집하와 보관, 분류, 배송 그리고 반품과 교환품 회수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또 거래처에 대한 운송료 청구 등 수금업무를 본사로부터 위임받아 담당하며, 수금위탁 수수료를 본사로부터 지급받기도 한다.

이들 대리점들은 수금일자에 맞춰 거래처가 본사에서 지정한 전용계좌에 운송료를 입금하도록 안내한다.

만약 거래처가 본사가 지정한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대리점에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당연히 이들 대리점은 직접 수금한 운송료를 지체 없이 본사가 지정한 계좌에 입금해야 한다.

이는 운송료 지급 방법의 폭을 넓히며 거래처의 편의를 보다 고려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본사 측 입장에서는 두 가지 수금 방식으로 자칫 정산 과정에서 착오를 겪을 수 있다.

거래처가 본사에서 지정한 계좌에 직접 운송료를 입금한다면, 정산 착오로 이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다만 거래처가 중간에 대리점에 운송료를 전달하고, 대리점이 해당 운송료를 본사 계좌에 송금하는 방식이라면, 본사 측이 계좌에 입금된 운송료의 실제 납부자, 즉 거래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위험도 충분히 존재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 주요 원인은 대리점과 본사 사이의 수금업무와 관련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산 착오의 잘못은 대리점과 본사 측에 있다는 의미였다.

물론 본사 측은 자신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운송료에 대해 거래처에 재차 납부를 독촉하게 되고, 거래처는 이미 납부한 운송료를 또 다시 내라는 본사 측 요청에 황당해 할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대리점에 운송료를 납부한 증거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본사 측의 운송료 독촉이 오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얼굴을 붉히며 법적분쟁으로까지 갈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CJ대한통운에 이어 국내 택배배송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례가 그랬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미 대리점에 모든 운송료를 납부한 거래처에 밀린 운송료와 지연손해금까지 납부하라고 독촉하며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법원으로부터 최근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구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A씨는 지난 2016년 5월 인근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과 택배배송 등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대리점은 본사 측을 대리해 계약을 맺었고, 계약기간은 2016년 6월 1일부터 1년 간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대리점 역시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측과 맺은 대리점계약 조항에 따라, 거래처 A씨로부터 운송료를 대신 변제받아 본사가 지정한 계좌로 입금할 의무가 있었다.

A씨 측은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이후 계약서 내에 정해진 운송요금에 따라, 12회에 걸쳐 총 9775만여원의 운송료를 ‘대리점’에 빠짐없이 지급했다.

그런데 얼마 뒤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에서 A씨 측에 운송료와 관련돼 이의를 제기했다. 본사에서 A씨 측에 청구한 3회분 약 3200여만원의 택배 운송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는 주장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거래처 위해 무슨 운송 업무를 했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해

A씨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미 용역계약이 종료되기 이전에 대리점 측에 12회에 걸쳐 계약상 모든 운송료를 지급했고, 대리점이 본사로부터 운송료 수금업무를 위임받을 수 있다는 계약 상 내용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A씨에 미지급된 운송료를 납부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이미 낸 돈을 또 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듣는 것도 당황스러웠겠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에서 소송을 제기하자 당연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사건의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재판부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의 주장이 이유가 없다며 어렵지 않게 이들에 대한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 결과 밝혀진 바에 따르면, A씨 측은 대리점에 12회에 걸쳐 총 9775만여원을 납부했다는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제시된 증거를 인지한 뒤 이 금액이 자신들이 주장한 3회분 약 3200여만원보다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 대해 별다른 반박이나 설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운송료 채권의 발생 사실에 관한 증거로는 자신들이 발행한 세금계산서 밖에 없었다.

물론 해당 세금계산서는 자신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금액이 적시됐고, A씨 측이 운송료를 부족하게 납부했다는 것을 입증할 근거가 될 수 없었다.

특히 재판부는 “원고(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신들이 수행했다는 구체적인 운송 업무에 관해 아무런 주장과 입증을 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본사 측에서 대리점이 거래처를 위해 어떤 구체적 운송 업무를 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런 기본적 부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거래처에 운송료 미납을 주장하며, 소송까지 제기한 꼴이었다.

결국 재판부는 A씨 측이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료를 모두 변제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이 사건 재판을 마무리했다.

단순한 착오로도 여길 수 있는 이번 사건은 사실 사측의 과실을 묻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 지난달 15일 대표이사 취임식에 참석한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신임 대표. (사진=연합뉴스,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A씨 측은 운송료 전액을 대리점에 제대로 납부했다는 것은 증명됐고,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파악한 입금된 운송료 중 3회분 3200여만원이 누락됐다는 점도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이는 중간에서 A씨 측으로부터 운송료를 받아 본사 측에 전달해야 하는 대리점 측에 책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대리점이 잘못된 계좌로 본사 송금했을 가능성도 있고, 나아가 중간에 공금을 횡령했을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만약 이런 가정이 사실이라면 국내 택배배송 업계 2위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부족한 업무처리와 대리점 관리 문제, 고객사에 대한 신뢰상실 등에 대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본지는 관련 사항들을 전부 정리해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사실확인 및 해명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당사에서 소를 제기한 근거는 운송계약서 상 적시된 ‘A씨 측에 전용으로 부여된 지정 입금계좌에 운송료를 납입해야 하며, 지정계좌 이외의 타 계좌로 운송료를 입금했을 경우 발생되는 제반 책임은 전적으로 A씨에 있다’에 따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본지는 대리점 측 착오나 책임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입장에 대해 추가 취재를 통해 상세히 밝혀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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