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더종로점.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건물주들 스타벅스 선호, 막강한 자금력에 토종 브랜드 ‘빨간불’

인건비 너무 높고 인테리어 공사에 목돈 들어…건물주들은 스타벅스만 사랑해

스타벅스 수익금 미국 유출 의혹…사측 “미국으로 거액 빼돌리지 않는다”

막강한 스타벅스의 공세에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떨고 있다. 올라간 인건비와 인테리어 공사 비용 부담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들에게 스타벅스는 ‘공포의 대상’이다.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를 갖고 있고 신세계 이마트가 나머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는 가맹점이 없고 직영점만 있다.

스타벅스는 탄탄한 자금력을 갖고 있다. 이 자금력을 기반으로 장사가 잘 될 만한 장소에 점포를 계속 열고 있다.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들의 주요 고객인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있는 지역에는 스타벅스 점포가 여러 곳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벅스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토종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들이다. 가맹점주들은 자기 점포 근처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타벅스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들은 가맹점주들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GM 논란으로 인해 미국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스타벅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모두 보내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점포는 대로변에만 들어가기 때문에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하고 “미국으로 대량의 돈을 보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공포증’

요즘은 건물주들이 스타벅스를 자신의 건물 1층에 입점시키고 싶어 한다. 건물주들은 스타벅스 점포가 들어서면 건물이 더 멋지게 보일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 점포가 있는 빌딩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올라서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건물주들이 자신의 건물에 스타벅스를 끌어들이려는 이유 중 하나다.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근처에 있는 커피전문점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 가맹점주들은 스타벅스 커피와 가격대가 다른 빽다방이나 이디야 같은 커피 전문점들은 타격이 적지만 스타벅스와 비슷한 가격대의 커피전문점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커피전문점 시장은 스타벅스가 지배하고 있다. 업계에선 스타벅스의 커피전문점 시장점유율이 25% 정도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위인 투썸플레이스는 약 5% 정도로 추정된다.

스타벅스는 경쟁 커피전문점에 비해 임대료 측면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건물주들이 스타벅스가 자신의 건물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한 커피전문점 업주는 “스타벅스 점포는 임대료를 매출 대비 15%정도만 낸다”며 “반면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대부분 최소 20%에서 30%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커피가격을 받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에는 인테리어 공사비용 문제도 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임대료가 비싸고 인테리어 비용도 많이 든다. 충분한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커피전문점 업계 인사는 “커피전문점 인테리어의 경우 10년 정도 되면 상태가 안 좋아진다”며 “직영점은 자신들이 실비로 인테리어를 새롭게 계속 바꾸지만 돈을 많이 못 버는 가맹점들은 인테리어 공사를 잘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은 인테리어 공사 시 본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데, 인테리어 비용이 대개 1억 이상 들고 한 달 정도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며 “1개월분 임대료만 내고 영업도 못하고, 돈 들여 공사해도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살아남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토종 커피 브랜드 가맹점들이 계속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 점주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해서는 개인사업자가 돈 벌기 어렵다”며 “커피 팔아서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거부감도 높아져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스타벅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같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스타벅스 때문에 토종 커피점들이 힘든 처지로 몰린다거나 스타벅스가 번 돈이 미국으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사회공헌을 너무 적게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스타벅스에 대한 거부감은 한국GM 논란 이후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스타벅스가 매출의 5% 정도를 로열티로 지급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로열티가 54억 원에서 387억 원으로 늘어났다.

스타벅스코리아 2016년 12월 감사보고서를 보면 스타벅스의 사회에 대한 기여금(현금기부+현물기부)은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는 9억7828만원이었으며,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는 7억2375만원이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방송에서 일본 식민 지배 옹호 발언을 했던 미국 NBC방송 해설자 조슈아 쿠퍼 라모가 스타벅스 사외이사 중 한 명이라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스타벅스 측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반(反)스타벅스 감정과 관련해 거액의 돈을 미국으로 빼돌리는 일은 없으며 사회공헌을 많이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미국 스타벅스가 주주이므로 권리를 갖고 있고 브랜드 사용 비용도 있어 미국으로 나가는 비용은 있다”며 “그렇지만 미국으로 대량의 돈을 내보내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계약관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최근에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한 기업으로 뽑혔으며, 계속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환경, 청년지원, 지역상생 관련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1회용 컵 사용을 줄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환경캠페인, 매장 수익금을 모아 청년 인재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국내 지자체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원료인 상품 제작,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후원 등이 있다.

올해 커피전문점 판도 크게 변할 듯

업계 인사들은 스타벅스의 독주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를 따라잡을만한 커피전문점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디야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고 빽다방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디야와 빽다방은 스타벅스와는 커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스타벅스 열풍’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문제는 카페베네와 할리스, 탐앤탐스 등 스타벅스와 비슷한 가격으로 커피를 파는 토종 커피전문점들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과 혹독한 불경기 속에서 점점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것도 토종 커피전문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 커피전문점 업주는 “지금은 커피전문점들이 대부분 힘들어서 커피 값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커피전문점 중 대표 격인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여론 때문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현재의 커피전문점 시장 상황을 ‘격동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올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약한 커피브랜드들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소수의 강자들이 주목받는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인사들은 내년 커피전문점 시장은 올해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다.

곽호성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