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악재’…LG생건에도 밀려

2016년에는 독성물질 치약…올해는 ‘안티몬 화장품’

아리따움 점주들도 불만…“사측이 우리에게도 사과해야”

지난해 LG생활건강과의 실적경쟁에서 패배

아모레퍼시픽이 요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LG생활건강과의 경쟁에서 밀려 업계 2위가 됐고, 아리따움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하다. 이런 와중에 안티몬 검출 논란에 휘말렸다. 아모레퍼시픽이 판매하는 제품에서 중금속인 안티몬이 검출됐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실적은 국내 화장품 부문 실적 부진과 글로벌 지역 매장 설립 확대 등으로 인해 역(逆)성장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한양증권은 3월 26일 아모레퍼시픽 전망에 대해 “올해 국내 사업 부진에도 해외 사업 외형 성장 등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매출 다각화를 위한 투자비용 증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서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2018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32.1% 감소한 1조4651억 원과 2151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1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리따움 점주들 ‘울상’

최근 터져 나온 안티몬 검출 문제도 주춤한 아모레퍼시픽에게 부담이 됐다. 안티몬은 중금속이다. 아모레퍼시픽 등 8개 화장품 업체 13개 품목에서 안티몬이 허용기준 이상 검출됐다.

3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ODM 전문업체인 ㈜화성코스메틱이 만들어 8개 업체로 납품한 13개 품목에 대해 안티몬 허용 기준 위반을 이유로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내렸다.

3월 20일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과 에뛰드 일부 제품의 자진회수로 인해 고객에게 불편을 끼친 것을 사과했다. 교환 및 환불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날 “안티몬이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도 낮다”며 “만약 화장품 1개를 한달간 모두 사용해 제품에 함유된 안티몬이 모두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고 가정해도 1일 약 1.67 ug(1달 30일 기준)이므로 WHO가 허용하는 1일 안티몬 기준치의 200분의 1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대학교수는 “미량이라고 해도 들어가선 안 될 것이 들어간 것이 문제”라며 “화장품은 소비자가 선별할 수 있는데, 선별을 위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 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안티몬 검출 제품 환불기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안티몬이 검출된 제품의 환불 기간을 아리따움과 에뛰드하우스 제품 모두 똑같이 4월 2일까지로 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처음에는 매장에서는 환불기간을 2일까지로 하고 그 다음에는 고객센터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했었는데 본래 정해진 리콜 기간은 한 달(4월18일)”이라며 “매장에 가면 리콜 기간 끝날 때까지 다 환불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센터는 고객의 전화를 받고 착불 택배로 회수 대상 제품을 받게 된다. 그 다음 확인을 진행하고 환불 조치를 한다.

안티몬 문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소비자들뿐만이 아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가맹점주 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이 고객들에게는 사과를 해놓고 가맹점주들에게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한 아리따움 가맹주는 “본사가 안티몬 문제에 대해 소비자들에게는 사과를 했는데 가맹점주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며 “본사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데 적반하장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틴트 문제 한번 터지고 난 다음에 또 사건이 터져서 점주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틴트 문제란 2016년 6월에 발생했던 자진회수를 말한다. 그때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볼륨업 오일 틴트 일부 제품에서 미생물이 기준치 초과 검출돼 제품을 자진 회수했다.

“사측이 점주들에게도 사과해야”

A시에서 아리따움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가맹점주는 “아모레 제품에서 중금속이 발견됐는데 사측에서 가맹점주들에게 회수를 하라고 했다”며 “현금을 소비자에게 주고 물건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예 교환해야 할 제품이 안 들어올 수도 있고 상당히 많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먼저 현금을 주고 가맹점주가 회수를 하면 회사는 우리에게도 바로 현금을 줘야 할 것”이라며 “그런데 수금할 돈에서 준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에서 월 중순과 월말에 회사 가맹본부로 물건 정산하는 날이 있다”며 “환불 건에 대해서 100% 소비자가로 공제를 하고 물건 값을 받는 시스템으로 돼 있으며 현금 주고받는 것과 동일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 사측에 불만을 이야기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안티몬 화장품 환불 문제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사측은 미수금에서 차감되는 것이므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나 똑같다는 논리”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선 큰 문제는 없지만,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자신들이 소비자들에게 비난받고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맹점주는 “중금속이 발견되니까 소비자 입장에선 아모레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며 “이번 한번이 아니고 치약, 틴트 등 2년~3년 사이에 서너 번 정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선에서 손님들에게 안 좋은 소리 듣고 있으며 매출도 줄었다”며 “최근 서너 번씩 일이 있었으면 점주들에게 한번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6년에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11개 제품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었다. 그때 당시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11개 제품에서 독성 물질이 0.0022ppm~0.0044ppm 나왔다고 발표하고 제품 회수 조치를 내렸다.

LG생활건강에 밀려 2위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315억 원이었다. 이것은 2016년보다 32.4%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영업이익이 줄면서 화장품 업계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6조291억 원의 매출과 73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10.0%, 영업이익은 32.4% 줄었다. 업계 1위가 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6조2705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9303억 원이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아모레퍼시픽에게 큰 타격을 줬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주요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해외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1위 자리에 올랐다. LG생활건강이 성공한 첫째 이유는 고급 화장품 사업 호조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빌리프’ 등의 고급브랜드가 있다.

또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판매하는 품목이 다양하다. 이것도 LG생활건강의 승리에 도움이 됐다. LG생활건강 매출구성을 보면 화장품이 약 50%정도이며, 생활용품이 25%수준이다. 나머지가 음료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대부분 화장품 매출이다. 아모레퍼시픽 매출구성은 화장품이 약 90% 수준이며 MCandS(Mass Cosmetic and Sulloc) 10% 정도다.

화장품 업계에선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벌이고 있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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