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이폰 광고 모델을 주인공으로…높은 가격 불만도

LG G7 ThinQ 미국 광고 영상 주인공, iPhone6s 주요 광고 모델

마케팅 부족 구설수 올랐던 LG 스마트폰, 이미지 변화에 찬물 되나

가격 부담, iPhoneX와 디자인 유사점 등에 지적받는 LG G7 ThinQ

LG전자가 신작 스마트폰 G7 ThinQ의 미국 광고 모델을 경쟁사 애플의 2년 전 모델을 기용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LGUSAMobile)
한민철 기자

LG전자(대표 조성진 정도현)가 신형 스마트폰 LG G7 ThinQ의 미국 광고 모델을 경쟁사 애플의 2년 전 모델을 기용해, ‘재탕’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미 일부 해외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LG전자의 이번 모델 기용과 G7 ThinQ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점을 두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미국 유튜브 채널(LGUSAMobile)에는 당사의 최신 스마트폰인 ‘LG G7 ThinQ(씽큐)’의 광고 영상이 게재돼 있다.

여기에는 해당 스마트폰의 국내 모델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영상과 함께 미국을 비롯해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한 ‘Switch to LG(LG로 바꾸다)’라는 주제의 광고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특히 ‘Switch to LG’라는 주제의 영상에는 ‘What's It Gonna Take To Get You To Switch LG G7 ThinQ(어떻게 하면 당신이 LG G7 ThinQ로 바꾸겠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여성 주인공이 남성 주인공에 LG G7 ThinQ를 보여주며 이 스마트폰으로 바꿔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유를 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LG전자의 미국 유튜브 채널. 사진 상단의 여성이 LG G7 ThinQ의 미국 광고 모델이다. (사진=LGUSAMobile 유튜브 채널)
안타깝게도 이 남성 주인공은 여성 주인공의 첫 권유에 “아니, 난 괜찮아(No, I am good)”라며 거절을 한다.

그러나 그는 이후 하루 종일 주변 사람들로부터 LG G7 ThinQ를 추천받으며 이 기기의 여러 장점을 알게 된다.

결국 이 남성 주인공은 자신에게 LG G7 ThinQ를 처음으로 권유한 여성 주인공과 함께 이 기기로 사진을 찍는 것을 마지막으로 홍보 영상은 마무리된다.

그런데 이 여성 주인공의 모습이 굉장히 낯설지 않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 영상 속 여성은 미국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오브리 플라자(Aubrey Plaza)다.

오브리 플라자는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사가 지난 2015년 말 출시한 스마트폰 iPhone(아이폰)6s의 광고 모델로 2016년까지 활동한 바 있다.

당시 오브리 플라자는 iPhone6s 광고 영상 속에서 해당 스마트폰으로 항공편을 3D 터치 기술로 확인하며, “I'm picking my flight. I'm not picking my flight. I'm picking my ... wait, I missed my flight(나의 항공편을 고르고 있어요. 고르지 않고 있어요. 나는 항공편을… 잠시만, 나 항공편 놓쳤네요)”라는 대사를 했다. 그는 해당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유일하게 대사가 주어진 비중 있는 역할이었다.

오브리 플라자의 iPhone6s 광고 영상. (사진=iPhone6s 영상)
정리해 보자면, 불과 2년 반 전의 애플 아이폰의 주요 광고 모델이 현재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G7 ThinQ의 광고 영상 속 주인공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Galaxy)와 애플 아이폰 등을 비롯한 주요 회사 브랜드 사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경쟁에서 보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신형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기기의 기능과 디자인에 있어 새롭고 독특한 부분이 강조돼야 하며, 이는 광고 영상과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LG 스마트폰은 과거 꾸준히 마케팅 부분에 있어 소비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고, 다행인 것은 최근 공격적 마케팅으로 점차 이미지 변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LG전자의 G7 ThinQ 광고 모델 선정은 경쟁사인 아이폰의 2년 반 전의 광고 모델을 주인공으로 선정한 사실상 ‘재탕식’의 안일한 마케팅을 펼쳤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얄궂게도 현재 미국 스마트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LG G7 ThinQ의 판매가격이 미국 현지에서 갤럭시S9보다도 비싼 750달러(한화 약 8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단점이 제기되는 한편, 아이폰 신형 iPhoneX와 비교하며 외견상 상당히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부 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LG G7 ThinQ와 iPhoneX가 외견상 유사하다는 점과 함께, LG G7 ThinQ의 판매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유튜브 phonearena 영상)
LG G7 ThinQ의 미국 광고 모델 오브리 플라자가 iPhone6s의 모델이었다는 이야기는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일본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한 전문 정보 사이트인 아이폰 매니아 재팬(iPhone-mania.jp)에서는 LG G7 ThinQ의 미국 광고 모델이 iPhone6s의 광고 모델과 같다는 사실과 함께, LG G7 ThinQ의 디자인에 대해 ‘복사했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iPhoneX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이 공격적 마케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려는 LG전자의 야심찬 목표에 있어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으며,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과 실망을 안겨줄 전망이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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