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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맥주 앞날은?

매출 고전, 개선 불투명…OBㆍ하이트 맥주 추격 버거워

맥주사업 짧고 영업력 약해, 원가 못 줄이고 ‘맛’도 밀려

여름 맞아 수입맥주 블루문‧쿠어스 라이트 홍보 박차

전문가들 “주요 맥주사들 국내 생산기반 지켜야”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고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맥주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가장 선호도가 높은 술이 맥주인데다 여름 성수기를 맞고, 월드컵이라는 대형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주업계도 특수 상황에 따라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1966년에 가장 많이 출고된 술은 막걸리(전체 주류의 73.69%)였지만 1988년 이후 맥주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수입맥주가 점차 맹위를 떨치면서 국내 맥주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수입맥주 열풍 속에 국내 맥주제조사 중 최강인 OB맥주는 선전하고 있지만 롯데주류 맥주사업 부문(롯데맥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전 중인 롯데맥주

국내 주요 맥주제조사 중 롯데맥주의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다. 맥주업계에선 OB맥주의 시장점유율이 60% 정도 되고, 롯데주류 맥주의 경우 5%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형 국내 맥주 3사 중 롯데주류 맥주사업이 부진한 이유 중 첫째는 맥주사업 연한이 짧다는 것이다. 롯데주류는 2014년에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맥주사업을 시작했다. 업계 인사들은 롯데 맥주는 시장 진입이 얼마 안되기 때문에 정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주류가 맥주사업에서 부진한 둘째 이유로 OB맥주에 비해 영업력이 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OB맥주의 영업기반과 조직력을 만들어 놓은 인물이 장인수 전 OB맥주 부회장이다. 장 전 부회장은 2015년 연말 고문으로 물러났다.

롯데맥주가 OB맥주에게 밀리고 있는 셋째 이유는 OB맥주에 비해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OB맥주는 2014년 인베브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세계 1위 맥주회사다.

또 맥주업계 인사들은 카스와 맞설 수 있는 롯데의 맥주 제품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클라우드나 피츠는 현실적으로 카스와 맞서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식당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롯데맥주에 대해 “맛은 있지만 가성비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롯데맥주의 맛이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다. A씨는 “한국인들은 맥주의 깊은 맛이나 향보다 깔끔한 맛, 청량함과 시원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카스가 가볍고 청량한 맛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국산 맥주의 대표로 카스가 자리잡고 있다. 식당에서 소맥(소주+맥주)용으로 맥주를 주문해도 대개 카스가 나온다.

OB맥주가 강한 이유

롯데맥주가 부진한 반면 OB맥주는 순항하고 있다. OB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663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41억 원, 순이익은 3272억 원이었으며 각각 32.7%, 31.3% 늘어났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OB맥주가 강한 이유에 대해 “정말 놀라울 정도로 투명하고, 원가를 줄일 수 있는 테크닉(글로벌 소싱 등)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업계 인사들은 OB맥주가 뛰어난 영업력을 앞세워 업계 1등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회계도 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주류업계 일각에서 OB맥주가 최근 몇 년 동안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고, 연구개발 투자도 적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OB맥주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OB맥주 관계자는 “OB맥주는 국내 투자를 많이 하고 신제품이나 연구개발비용도 많이 쓴다”며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수직 계열화된 자회사가 없고 투명한 비딩(경쟁 입찰)을 통해 협력사를 선정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와 달리 규모의 경제도 많이 실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롯데맥주가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롯데가 맥주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맥주 관계자는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피츠 신제품이 나온 지 1년 됐고 공장 지을 때 들어간 비용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하는 판촉이나 소비자 접점에서 하는 활동들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제품 인지도도 더 쌓고 판매도 증대될 수 있게 현장 중심 판촉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중호 한양여대 항공과 겸임교수(기내식음료 담당)는 롯데맥주 마케팅에 대해 “일단 기존소비층을 향한 전략이 부족한 듯하다”며 “카스, 하이트의 양대 산맥을 넘으려면 핵심을 전달해야 하는데 물을 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과연 소비자가 무슨 말인지 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한다면 맥아의 맛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보리차의 구수함으로 표현하고 광고할 것”이라며 “순수함, 정통, 원료의 맛, 차별화된 본질 등이 핵심 마케팅 단어가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입맥주로 돌파구 찾는 롯데주류

롯데주류는 지난해부터 수입맥주 국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맥주업계에선 롯데가 수입맥주를 판매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주류는 올해 1월부터 수입맥주인 밀러 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의 유통 및 판매권을 독점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수입맥주 쿠어스 라이트와 블루문의 판매를 시작했다. 쿠어스 라이트와 블루문은 글로벌 맥주회사 몰슨 쿠어스의 브랜드다.

쿠어스 라이트는 로키 산맥의 깨끗한 물을 사용해 만든 맥주로 1978년에 처음 나왔다. 이 맥주는 탄산이 풍부한 라거 스타일이며 시원한 청량감을 갖고 있다. 블루문은 밀맥주로 1995년에 출시됐다. 이 맥주에는 발렌시아 오렌지와 고수 열매가 들어가 있으며 독특한 풍미를 갖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블루문은 호가든의 업스케일 버전이라 보면 된다”며 “블루문은 국내에서 먹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밀러 맥주를 수입해서 팔기 이전에도 수입맥주를 판매했었다. 과거 롯데아사히주류가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했지만 2015년에 경영권을 아사히맥주에 넘겼다.

그러나 주류업계와 관련 학계에선 롯데주류 등이 수입맥주를 국내에 판매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자칫 잘못하면 국내 맥주 생산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정훈 교수는 “롯데가 블루문을 수입 출시한다는 건 제조업 입장에서는 아주 안 좋은 시그널”이라며 “국내 맥주제조사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거나 매출 포트폴리오를 수입 맥주 중심으로 옮겨서 유통만 하려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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