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7 ThinQ 미국 광고모델 오브리 플라자, 2년 전 아이폰 모델
‘엘지스럽다’ 마케팅 부족 지적받아온 LG, 허점은 여전
LG전자 “LG폰으로 바꿔보길 권하는 콘셉트” 해명… 오브리 플라자, 여전히 ‘아이폰 사용자’
LG전자(대표 조성진‧정도현)가 신형 스마트폰 LG G7 ThinQ의 미국 광고모델을 경쟁사 애플의 2년 전 모델로 ‘재탕’한 것에 이어, 애초에 기대한 광고 콘셉트와는 정반대로 해당 모델이 LG 스마트폰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본지가 앞서 지난 21일 보도한대로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LG G7 ThinQ(씽큐)’의 미국 광고모델은 미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오브리 플라자(Aubrey Plaza)다.
오브리 플라자는 ‘What's It Gonna Take To Get You To Switch LG G7 ThinQ(어떻게 하면 당신이 LG G7 ThinQ로 바꾸겠어)’라는 제목의 LG G7 ThinQ 광고 영상에서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자신의 LG G7 ThinQ를 보여주며 상대방 역시 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볼 것은 권하고 있다.
당시 오브리 플라자는 아이폰6s 광고 영상 속에서 해당 스마트폰으로 항공편을 3D 터치 기술로 확인하며, “I'm picking my flight. I'm not picking my flight. I'm picking my ... wait, I missed my flight(나의 항공편을 고르고 있어요. 고르지 않고 있어요. 나는 항공편을… 잠시만, 나 항공편 놓쳤네요)”라는 대사를 말했다.
그는 해당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유일하게 대사가 주어진 비중 있는 역할이었다.
이에 본지는 불과 2년 반 전의 경쟁사의 광고 모델을 자사의 신형 스마트폰 광고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점을 들어 마케팅 기획 과정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본지의 취재에 응해준 LG전자의 경쟁 업체 관계자 역시 아이폰 광고모델이었던 인물을 다시 발탁했다는 점에 대해 어떤 기획의도였는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LG전자 스스로가 제대로 인지하고 있겠지만, LG 스마트폰의 경우 과거 마케팅 전략의 부족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실제로 스마트폰 제품의 성능이나 내구성 등은 뛰어나지만 마케팅이 경쟁사에 뒤져 소비자들의 이목을 크게 끌지 못한 점 등을 두고 ‘엘지스럽다’라는 혹평이 생겨나기도 했다.
외국 소비자들 사이에도 LG전자의 LG G7 ThinQ의 재탕식 광고모델 발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LG전자 측은 오브리 플라자를 광고모델로 선정한 점에 대해 흥미로운 의견을 내놨다.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광고의 주제 자체가 ‘Switch To LG G7 ThinQ(LG로 바꾸다)’인만큼 경쟁사 제품을 쓰는 고객들에게 LG폰으로 바꿔보길 권하는 콘셉트였다”라며 “이에 따라 애플 광고 모델 기용을 통해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뜻 보기에 LG전자 측의 마케팅 전략도 공감을 살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은 분명했지만, 역시나 지적할 만한 점도 있었다.
오브리 플라자의 개인 트위터(Twitter)의 지난 16일자 게재된 포스팅에는 아이폰을 통해 해당 글이 게재됐다는 내용을 뜻하는 ‘Twitter for iPhone’이라는 문구가 보이고 있었다.
이는 다시 말해 오브리 플라자는 현재 LG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였다.
일반적인 전속광고 계약에서 모델들이 실제 생활에서 광고를 진행 중인 브랜드의 제품이 아닌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대중에게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간다.
아무리 오브리 플라자가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사적인 공간에서 드러났다고 할지라도,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트위터 페이지 그것도 LG G7 ThinQ의 모델로 광고 영상을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행동은 제품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LG전자 관계자가 설명했듯이 오브리 플라자의 LG G7 ThinQ 광고에서의 콘셉트가 다른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새롭게 LG 스마트폰을 사용하자는 취지였음에도, 광고영상 속 “LG G7 ThinQ로 바꿔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권유하는 인물이 여전히 아이폰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있다면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사기에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LG전자 측은 이번 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LG G7 ThinQ의 판매가격이 미국 현지에서 55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갤럭시S9보다도 비싼 750달러(한화 약 83만원)에 판매돼 단점으로 구매를 망설인다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민철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