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이동걸 산은 회장 금융위 수장 자격 논란

개혁 미진, 재임 중 문제 등 지적받아

새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 이동걸ㆍ은성수 등 거론

산은 임직원 고연봉 지적 …이 회장 지난해 연봉 3억743만원

금융권 인사들 이동걸 회장 경영 ‘B학점’ 평가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교체설이 나오면서 여러 금융권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다. 청와대는 새 금융위원장으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교체설을 부인했지만 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걸 회장과 산업은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참여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의 전신) 부위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금융 공약을 만들었으며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회장 외에 새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은성수 수출입은행 행장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은성수 행장의 전임 수출입은행 행장이었다. 이동걸 회장은 경북 안동 출신이고 은성수 행장은 전북 군산 출신이다.

이동걸 회장의 성적표는?

금융권에선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은성수 행장보다 이동걸 회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보다 더 큰 조직이고 이동걸 회장의 고향이 경북 안동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 상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 정권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경북을 배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9월 11일 산은 회장직에 올랐고 지금까지 약 10개월 정도 회장직을 수행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이동걸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산은에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2016년에 낙하산 재취업을 막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임해진 전 부행장은 지난 1월 KDB생명의 부사장이 됐다.

3월 19일에는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6명이 교체됐다. 이 결정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내린 것이다. 업계에선 2월 초에 호반건설에게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작업이 무산된 것에 대한 문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산업은행 출신 대표이사와 매각 무산 빌미를 준 모로코 부실 책임과 관련 있는 담당 본부장은 그대로 두고 다른 임원만 문책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산업은행의 생산성이 낮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산업은행에 대해 “관료 관련 방식으로 일하면서 급여는 금융권에 맞추고 있어 문제”라며 “생산성이 그만큼 뒷받침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도 산은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한국GM에 신규자금 7억5000만 달러(8000억 원)를 공급했다. 그렇지만 한국GM이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산업은행이 한국GM에 투입하는 나랏돈은 국민의 돈이기 때문에 한국GM 한국 철수설이 나오기 전부터 경영 상태를 철저하게 감시를 했어야 했다”며 “산업은행이 소홀하게 관리감독을 했다고 볼 수 있고 한국 철수를 막는 대가로 추가 자금이 투입된 만큼 상시적으로 철저하고 완벽한 감시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 취임 후 산은의 경영상황을 진단한 학계와 금융권 인사들은 이동걸 회장에게 주로 B학점 정도의 평범한 성적을 줬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동걸 회장에게 B학점을 주면서 “GM과의 협상에서 원칙을 못 지켰으나 금호타이어 매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동걸 회장에게 B학점을 줬다. 김 교수는 이동걸 회장에게 B학점을 준 이유로 ‘관련 산업의 구조조정 지연’을 들었다.

아직 갈 길 먼 산은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이동걸 회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금융권과 관련 학계에선 산업은행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조조정 능력을 강화해야 하고 조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잘 관리하지 못했고, 한국GM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8년 이후 8년 간 구조조정 기업에 13조2912억 원을 추가로 넣었다. 그렇지만 회수율은 31%(4조736억원)였다. 시중은행의 회수율은 90% 이상이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감시하지 못해 4조원의 국민세금을 날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렇게 실망스런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임직원들은 상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금융공기업들의 급여 인상률이 2.8%로 일반 공기업의 2배에 가깝게 나왔다. 특히 한국산업은행은 6.1%의 임금인상률을 보였으며 금융공기업 가운데 제일 높았다.

지난해 11개 주요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 평균연봉은 9855만원이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1억178만원이었으며 처음으로 1억원을 넘겼다.

금융위원회는 해당연도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다음 해 각 기관의 임직원 성과급 지급 및 예산정원을 승인할 때 참고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말 산업은행의 2016년 경영평가 등급을 전년 C등급에서 B등급으로 올렸다.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해 경영개선을 이뤄냈다고 보고 등급을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산업은행은 B등급을 받아서 인센티브가 올라갔고 임금 인상분도 합해져 연봉 상승이 나타났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2016년에는 2조616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526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이것은 구조조정 관련 대손충당금이 줄면서 가능했다. 그러나 영업현금흐름 기준으로는 1조6386억 원 적자였다.

산업은행의 실적이 뛰어나지 않았지만 이동걸 회장의 연봉은 많이 늘었다. 산업은행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3억743만원이었으며 전년에 비해 67.6% 늘어났다.

올해 5월 산업은행 임직원 복지는 더 좋아졌다. 선택적 복지제도 지원항목이 항공료 등 자유여행 교통비까지 확대됐을 정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항공권 지원이라는 것이 산업은행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회사들이 복지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항공권을 신청하면 줄 수 있게 바뀐 것”이라며 “이동걸 회장 연봉이 2016년에 많이 줄었는데 성과급을 반납해서 그런 것이고 지난해에 성과급 반납 없이 수령을 해서 전년보다 많이 나온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임직원 연봉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한국GM, 금호타이어, 조선업계 구조조정 등에서 산은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공기업 방만 경영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 틈에 금융공기업의 급여인상률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으며 높은 고용안정성과 정책금융의 특성을 고려하면 산은의 급여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계 일각에선 산업은행을 이제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산업은행의 역할이 일반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며 “이제는 민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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