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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제철, 하청업체 통폐합 추진…당진공장 60개 업체中 22개사 통폐합

노조 "제왕적 재벌 의식의 표본, 13일 현대차 본사 앞 대규모 규탄 집회"
  • 현대제철 노조 조합원 300여 명이 지난 6일 오전 7시 현대제철 당진공장 정문 앞에 모여 사내하청업체 통폐합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독자제공
[데일리한국 권오철·이창훈 기자] 현대제철이 사상 최대의 사내하청업체 통폐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내 60여개 하청업체 중 22개 업체에 대한 통폐합이다. 노조는 “제왕적 재벌의식의 표본”,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현대제철은 “일반적인 경영활동”이라며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9일 현대제철과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일부 하청업체를 7월 31일까지 폐업하고, 8월 1일부로 신규업체로 변경 또는 기존 업체로 흡수합병 한다는 내용의 하청업체 통폐합과 공정분리 의사를 지난달 28일 지회에 통보했다.

노조는 현대제철 측의 이 같은 통보에 대해 “해마다 진행돼온 업체 변경 형식과는 확연히 다른 형식의 무원칙한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당진공장 60여개 업체 중 22개 업체나 해당되는 현대제철 사상 최대의 사내하청업체 변경 및 업체 통폐합”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22개 업체 중 14개 업체는 계약 만료로 폐업을, 8개 업체는 잔류 및 통합된다. 하지만 업체의 폐업 및 잔류 기준이 알려진 바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노조는 통보 직후인 지난달 29일 교섭을 통해 사측에 업체 통폐합의 목적과 원칙을 질의했으나 사측의 답변은 “원청(현대제철)이 하는 일이라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에 노조측은 “결국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제철이 뒷방에서 꾸민 꼼수아니냐”면서 “작정하고 대대적이고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발표한 것으로, 그 피해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 종사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직접 전가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업체통폐합 및 공정분리에 해당하는 조합원은 약 1200명으로 전체 조합원 3000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협력업체 사측과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에는 “업체 변경시 고용승계할 수 있도록 적극 권고한다”고 기재돼 있지만 원청인 현대제철 측의 공식적인 약속은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해당 노동자는 퇴직금도 어쩔 수 없이 정산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14개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한 순간에 실직자로 내몰릴 처지가 됐다. 이번에 폐업을 통보받은 한 하청업체 대표는 “매년 한두개 업체가 교체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금년 이 정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내쫓기는 이유를 알지 못해 현대제철에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노조 조합원 300여 명은 지난 6일 오전 7시부터 약 1시간 동안 현대제철 당진공장 정문 앞에 모여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현대제철은 하청업체와 원청 간 도급계약을 1년 단위로 하고 관행적으로 5년은 계약을 이어가는데, 올해부턴 6개월 단위로 쪼개서 계약하고 아직 5년이 안 된 업체를 폐업시키는 기형적 업체 변경을 일삼고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이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저지르는 슈퍼갑질이자 제왕적 재벌의식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이 원칙을 무시하면서 업체 통폐합 및 공정분리를 추진한 배경에는 지회를 상대로 진행 중인 불법파견 법정 다툼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제철의 불법파견과 관련해 당진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1심 판결을 앞두고 있고, 순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1심에서 승소한뒤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노조는 전체 노동자의 60%가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 상황을 호소하며 정규직 전환을 현대제철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시각도 있다. 7~8월 중 하청업체가 변경되면 신규 업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합법적 단체행동권을 확보하기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노조측은 “결국 기존에 합법적 단체행동권을 쟁취한 업체와 분리되게 돼있으며, 노조의 임단협 투쟁에도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를 무력화해 비정규직을 교묘히 더 양산하는 방식의 자회사-외주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측은 노조의 반응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사내하청 통폐합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일반적인 경영활동”이라며 “주 52시간 대응 등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노조는 오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이번 사내하청업체 통폐합과 관련해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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