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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우위차지’ 걸린 이베이코리아 vs SK플래닛 소송戰

이베이코리아 “명백한 모방” vs SK플래닛 “개선일 뿐”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에 관한 청구 소송 제기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이 자사 상품 2.0 플랫폼 모방해 서비스 제공했다고 주장

SK플래닛 “공정위 조치에 따른 기존 플랫폼 개선한 것일 뿐” 반박

업계 반응도 가지각색… “소송 결과에 따라 오픈마켓 시장 우위 점할 수 있어” 관측도
  • 이베이코리아가 경쟁사인 SK플래닛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에 관한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베이코리아 페이스북)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대표 변광윤)가 11번가 운영사인 SK플래닛(대표 이인찬)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는 SK플래닛이 자사 고유의 플랫폼을 모방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플래닛은 기존 플랫폼을 개선한 것일 뿐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 측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다소 평화로운 분위기에 경쟁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가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오픈마켓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SK플래닛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에 관한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SK플래닛이 11번가를 통해 최근 선보인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가 자사가 지난해부터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인 ‘상품 2.0’과 거의 동일한 구성과 형식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가 상품 2.0의 일부를 모방하거나 무단으로 차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고, 이로 인해 자사 이베이코리아가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SK플래닛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항 (차)목의 ‘타인의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규정을 위반했음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SK플래닛 측이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의 제공을 금지해야 하며, 그동안 이베아코리아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 것에 준하는 손해배상금 1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베이코리아의 상품 2.0은 SK플래닛의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보다 시기상 먼저 제공돼 온 것이 사실이다.

상품 2.0은 지난해 5월 이베이코리아의 대표적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에서 ‘원 아이템, 원 리스트(One item, one list)’ 그리고 ‘옵션가격 퇴출’이라는 목표로 시작된 서비스다.

옵션가격이란 오픈마켓상에 노출된 상품에 대해 요금을 추가로 더 지불해야지만 구매가 가능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오픈마켓에서 특정한 상품을 검색했고 초기 화면에 제시된 상품이 2만원이었다면, 해당 상품의 페이지를 클릭해 접속했을 때 추가로 5000원을 더 지불해야지만 초기 화면에 나왔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형태다.

막상 2만원으로 관련 상품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이 가격으로는 초기 화면에 제시된 상품보다 여러모로 조건이 좋지 못한 물품을 고를 수밖에 없게 된다.

당시 이베이코리아는 상품 2.0를 소개하며 이런 옵션가격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없애고,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가 등록한 세부 옵션 상품을 검색 결과에 개별 노출하면서 하나의 상품에 하나의 가격만을 노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SK플래닛의 11번가에서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입점 판매자가 제품의 색상과 크기 등 최소 옵션으로만 상품을 등록하는 형태로, 소비자가 상품을 검색했을 때 브랜드, 카테고리, 상품명 등을 기준으로 결과를 단순하게 노출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옵션기능이 간편화되고 옵션가격으로 인해 겪는 혼란 역시 예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유통업계에서는 오픈마켓에서 옵션가격의 폐지와 축소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막상 거대 유통사 두 곳은 현재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마켓이라는 동종업계, 무엇보다 업계 최대 라이벌인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의 서비스가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의 그것이 먼저 소비자들에게 제공됐다면, SK플래닛 측의 ‘베끼기’ 의혹을 충분히 의심해 볼만한 정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공정위 제재에 따른 ‘개선’일 뿐, ‘모방’ 아니라는 SK플래닛

SK플래닛 측은 이베이코리아의 부정경쟁행위 등에 관한 주장에 상당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플래닛은 자사의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가 상품 2.0이 출시되자 이에 대한 경쟁력 차원에서 급하게 출시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는 이미 11번가 등에서 실행하고 있던 기존의 서비스를 개선한 것뿐이라는 입장이었다.

사실 SK플래닛 측 주장대로 상품 2.0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11번가에서는 ‘다(多)옵션 상품 서비스’나 ‘스마트 옵션 상품 서비스’ 등 마켓에 게재된 상품들을 소비자의 선택과 선호에 맞게 체계적으로 분류‧나열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왔다.

SK플래닛 측은 박근혜 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오픈마켓의 기만적 가격표시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내렸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관련 플랫폼을 개선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3월 공정위는 국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자사로부터 광고를 구입한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랭킹순이나 인기순 등 소비자들의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카테고리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 등은 과태료 및 기타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고, 이후 오픈마켓 업계에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라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진 것도 사실이었다.

SK플래닛은 이후 이베이코리아가 상품 2.0을 내놓으며 이와 같은 정부의 개선 요구를 먼저 실천에 옮겼을 뿐, 자사가 의도적으로 이를 모방하거나 무단으로 차용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 SK플래닛 측은 이베이코리아의 주장에 개선일 뿐 모방이 아니라고 적극 반박하고 있다. 사진은 SK플래닛 성남시 판교 사옥. (사진=연합)
SK플래닛 측은 “당시 공정위에서 지적한 사항에 따라 하나의 상품에 대해 하나의 가격을 표시하도록 플랫폼을 수정내지 보완하겠다고 판단해 SK플래닛 스스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라며 “SK플래닛에서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다옵션 또는 스마트 옵션 상품 서비스를 공정위 지적사항에 따라 보완내지 수정한 것으로 상품 2.0과는 전혀 별개의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부정경쟁방지법의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과 ‘타인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라는 부분에 있어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는 한 가지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없는 상황… 이베이코리아의 전략은(?)

이번 사례처럼 오픈마켓 업계의 대표적인 두 회사 사이에는 지적재산권 또는 영업비밀 침해 등에 관한 법적 다툼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오픈마켓 업계가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인터파크 등 소수의 대형 업체들이 독식을 해왔고 서로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보다 평화적 분위기에서 경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본지가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두 회사 간 이번 소송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 결과, 소송 결과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이 위와 같은 평화적 분위기를 깨고 어느 한 쪽이 우위를 독점할 수 있다는 반응을 다수 얻을 수 있었다.
  •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 (사진=연합)
만약 이번 소송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승소해 SK플래닛이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의 제공을 중지하게 된다면, 현재 오픈마켓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옵션가격 폐지’와 ‘소비자 맞춤형 쇼핑’ 플랫폼에 있어 두 회사 간의 큰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SK플래닛 역시 관련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해 내겠지만, 역시 그 과정에서 승소한 이베이코리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상품 2.0의 구성과 형태를 최대한 다르면서 옵션가격 폐지와 소비자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해내기에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물론 이번 소송에서 SK플래닛 측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어, 이베이코리아 측의 승소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박근혜 정부 시절 공정위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에 나섰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만 정권 교체가 앞당겨지면서 현재 공정위의 오픈마켓 등에 대한 압박이 이전 수준보다 완화됐지만, 각사들이 기존 공정의 제재에 따른 후속조치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 상품 2.0과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 역시 이를 통해 등장한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이 상당한 것처럼, 재판부 역시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의 각 주장에 대해 하루 더 변론기일을 잡아 설명을 들어봐야 하겠다며 사안이 매우 복잡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대법원이 지난 2012년 3월 29일 선고한 판례(사건번호 2010다20044) 등을 인용해 SK플래닛 측 주장에 맞서 나갈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대법원 판례와 대법원이 지난 2008년 10월 17일 선고한 판례(2006마342)에서는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에 대해 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대법원은 여기서 ‘모방’의 의미에 대해 타인의 상품의 형태에 의거해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이인찬 SK플래닛 대표. (사진=연합)
또 해당 판례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상품이 장기간에 걸쳐 특정 영업주체의 상품으로 계속적·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되거나, 단기간이라도 강력한 선전·광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상품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소비자에게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때문에 이베이코리아 측은 이 판례를 인용하면서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가 상품 2.0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으로서 모방에 해당하며, 상품 2.0이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보다 1년 가깝게 먼저 제공됐고 소비자들에게 단일상품 등록 서비스가 상품 2.0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별화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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