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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부의 이동②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인터뷰

“자수성가형 신흥 부호 증가는 긍정적 현상”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재벌닷컴은 우리나라 재계와 기업, 부자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의미심장한 분석 자료를 자주 내놓고 있다. 상장기업 대주주들의 주식 평가액을 기준으로 주식 부호 순위도 실시간으로 집계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를 만나 주식 부호 판도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상장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2000개 정도 된다. 상장기업은 주식시장에서 투자 대상이 될 만한 양질의 기업들이다. 이 상장기업들의 대주주 및 그 가족 등 특수관계인은 대략 1만5000명선에 달한다. 이들이 재벌닷컴의 주식 평가액 집계 대상이다.

정선섭 대표가 말한다. “100대 주식 부호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개인적 특성에 따른 독특한 뭔가가 있죠. 그걸 우리가 눈여겨봐야 합니다. 주식 부호 100위 안에 들었다는 것은 재산의 규모를 떠나 굉장한 상징성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주식 부호 판도를 보면 재벌그룹 오너 일가 등 전통 부호들의 자리를 신흥 부호들이 점차 잠식해 들어가는 양상이다. ‘부(富)의 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주식 부호 상위권 인물 중에 전통 부호들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신흥 부호들은 정보기술(IT), 바이오, 게임 등 부가가치가 큰 신(新)산업을 이끄는 주역들이 많다.

정 대표는 “전통 부호들이 영위하는 산업은 한국 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고, 신흥 부호들이 주도하는 IT, 바이오 산업 등은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주식 부호 판도는 한국 경제 방향성 나타내

정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100대 주식 부호 가운데 IT와 연관된 기업의 대주주가 약 30%에 달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주식 부호 판도도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수성가형 신흥 주식 부호들이 증가한다는 것은 긍정적 현상이다.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제발전의 역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한국 경제가 지속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신흥 부호들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100대 주식 부호 중에서 점점 자수성가형 신흥 부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20% 정도였는데 지금은 30% 정도 됩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대목이에요.

산업 트렌드의 변화와 관계가 있는데, 특히 혁신형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것과 연관성이 깊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100대 주식 부호 중 자수성가형 신흥 부호가 85%에 달합니다. 게다가 월마트 등 전통 부호 순위는 점차 내려가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추세입니다. 지난 5년간 주식 부호 추이를 보면 전통 부호들의 순위가 자꾸 뒤로 밀리고 있어요. 주식 부호들의 연령대가 젊어지는 것도 주목할 변화입니다. 신흥 부호가 등장하고 전통 부호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죠.”

그럼에도 아직 국내 주식 부호 최상위권에서는 여전히 전통 부호의 비중이 훨씬 높다. 전통 부호들이 주로 영위하는 제조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지만, 의식주와 연관성이 높은 사업인 데다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재벌 오너 등 전통 부호들은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어 자신이 거느리는 여러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도 높다.

정 대표는 말한다. “전통 재벌의 부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 데서 오는 프리미엄도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재벌 총수들의 주식 평가액에는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 가능성에 의한 프리미엄도 있다는 점이죠. 가령 삼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굉장히 높고 안정적이라고 합시다. 그럼 삼성전자 주가는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주가는 리스크가 클수록 높아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주가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주가 형성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

주식 부호 판도는 항상 변하는 것이다. 어떤 인물이 굉장한 주식 부호로 떠올랐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 시점의 주식 가치를 반영한 것일 뿐이다. 진정한 주식 부호들은 장기간에 걸쳐 자신의 주식 평가액을 유지하고 늘리는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주식 부호에 대한 평가, 그들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는 장기적인 트렌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선섭 대표의 주장이다.

그가 말한다. “주가의 형성은 인간의 삶과 큰 연관성이 있습니다. 인간의 삶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종목은 주가도 신통치 않습니다. 반대로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목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죠. 물론 주식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함께 유행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어느 날 갑자기 ‘슈퍼스타’로 등장했습니다. 그건 바이오산업이 세계적으로 폭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백세 시대를 맞아 바이오산업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겁니다.”

게임산업에서 신흥 주식 부호들이 등장하는 것도 역시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모바일 게임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과거 PC방이나 가정에서 하던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모바일 게임 히트작을 내는 게임회사들의 매출과 수익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게다가 몇몇 게임회사들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30~50%에 달할 만큼 엄청난 수익성을 자랑한다. 수익성은 주가에 직결되는 요소다. 바로 이게 잘나가는 게임회사 오너나 대주주의 주식 평가액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정선섭 대표는 “앞으로 신흥 부호가 탄생하려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같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IT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인공지능의 상용화 등에 따른 시장의 변화도 부의 판도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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