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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전 직원과 법적분쟁에서 드러난 근로계약서상 치명적 문제점

성과급 관련 조항 개선 없었다면, 갈등 여지 여전해
  • 교보증권이 고용계약서 상 성과급 지급 관련 부분에 있어 보완을 필요로 하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개선 여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연합)


과거 옵션쇼크 사태로 인한 교보증권(대표 김해준)과 전 직원들과의 급여 지급관련 법적분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통해 교보증권 측의 고용계약서 상 성과급 지급 관련 부분에 있어 보완을 필요로 하는 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증권 측은 관련 사항에 대한 개선 여부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11일 코스피200 지수는 장 종료 10분 전인 오후 2시 50분경 254.62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처럼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 중 주가지수가 급락할 만한 변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후 2시 50분에서 3시 사이 풋옵션 대량 매수와 콜옵션 대량 청산으로 인해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코스피200 지수는 254.62포인트에서 247.51포인트로 그리고 코스피 지수는 1963포인트에서 1914.73포인트로 폭락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10분 사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28조 8000억원을 증발시켰고, 대한민국 주식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도 꼽히는 이는 ‘11ㆍ11 옵션쇼크’였다.

금융당국은 11ㆍ11 옵션쇼크에 대한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사건 당시 한국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등이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할 경우 수익이 발생하는 투기적 포지션을 설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장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인 오후 2시 50분부터 3시 사이에 약 2조 4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448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는 한편, 주가 급락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를 시세조종행위로 판단해 사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검찰은 한국도이치증권 임직원과 도이치은행 홍콩직원 임직원, 도이치증권 법인 등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고, 지난 2016년 1월 법원은 한국도이치증권 임직원에게 징역 5년과 도이치증권 법인에 15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11ㆍ11 옵션쇼크로 옵션에 투자했던 개인 및 기관의 피해액은 약 1400억원에 달했고, 손실을 입은 이들의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이어졌다.

이들 중에는 당시 약 82억원의 손실을 입었던 교보증권도 속해 있었다. 교보증권 측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지난 2015년 12월경 도이치증권 등으로부터 시세조종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 수십억원을 지급받는 등 11ㆍ11 옵션쇼크로 인한 피해를 상당 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교보증권 측이 피해를 보전받기에 앞서 11ㆍ11 옵션쇼크로 인해 빚어진 사측과 전 직원들과의 급여 문제가 현재까지 법적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A씨와 B씨는 교보증권의 트레이딩센터에서 근무하며 회사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고용계약상 기본급에 거래 실적에 따라 사측으로부터 성과급을 지급받는 계약직으로서, 만약 자산 운용과정에서 연 손실한도 초과 시에는 사측으로부터 계약해지가 가능했다. 이들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그 신원보증인과 연대해서 손해를 배상해야 했다.

2010년 9월 하순경 두 사람은 각각 거둔 수익에 대한 성과급의 50%를 받는 억대 ‘반기지급 인센티브’를 미리 수령했다.

그런데 약 한 달 뒤 11ㆍ11 옵션쇼크 사건이 발생했고, 교보증권 측이 당시 82억여원의 손실을 보면서 계약조건에 따라 A씨와 B씨는 반기지급 인센티브에서 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사측에 반환해야 했다. 며칠 뒤 두 사람은 교보증권 측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고용 계약을 해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씨와 B씨 두 사람은 향후 교보증권 측에 당시 반환한 반기지급 인센티브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11ㆍ11 옵션쇼크는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 등의 기관 내부자들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벌인 시세조종 행위가 원인이었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수사당국 그리고 사법부를 통해 밝혀졌다.

그렇다면 당시 교보증권 측이 입었던 82억여원의 손실도 A씨와 B씨의 자산운용상 문제가 아닌, 금융 전문기관 인력들의 시세조종 행위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A씨와 B씨가 아무리 증권 자산운용의 전문가이자 교보증권의 고유자산을 운용하며 수익 증대를 목표로 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11ㆍ11 옵션쇼크 당시 교보증권의 손실이 두 사람의 자산운용상 능력 부족 또는 고의로 인해 빚어진 것이 아닌 불가항력적 요소에서 비롯됐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당시 교보증권이 입었던 손실로 인해 계약상 책임을 지며 반기지급 인센티브를 사측에 반환했다. 반면 교보증권 측은 2015년 12월경 도이치증권 등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으며 11ㆍ11 옵션쇼크 당시 입었던 금전적 손해를 상당 부분 보전할 수 있었다.

이에 지난 2016년이 돼서야 A씨와 B씨는 교보증권 측이 11ㆍ11 옵션쇼크로 인한 손실을 대부분 보전 받았고 당시 손실이 자신들의 고의적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님에도 반기지급 인센티브를 되돌려 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보증권을 상대로 당시 반환한 반기지급 인센티브와 계약 해지 직전까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이 사건 재판을 담당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옵션쇼크 사태로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해 교보증권이 손실을 입게 된 것은 A씨와 B씨의 귀책사유라고 할 수 없으므로, 교보증권이 옵션쇼크 사태 당일 입었던 손실을 두 사람의 성과급 산정에 반영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A씨에 대해서는 일부 승소를 그리고 B씨에 대해서는 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고, 교보증권 측은 즉각 항소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교보증권 측의 승소 판결을 내렸고, 다시 A씨 등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며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양측 어느 누구에게도 당시 사건에 대한 잘잘못을 따질 수 없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계약 해지 직전까지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쟁점이 됐던 교보증권 측의 고용계약서 상의 규정이었다.

교보증권 측은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A씨와 B씨가 계약 해지 직전까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주장에 대해 “이미 퇴사자 신분이기 때문에 성과급 지급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런데 당시 교보증권 측이 두 사람과 맺은 고용계약서에는 ‘성과급을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해 지급한다’라는 취지의 규정은 없었다. 이에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이 부분 교보증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통 기업에서는 직원이 퇴사한 이후에라도 그 전에 지급이 확정된 성과급이라면 지급 청구권이 생긴다. 물론 이에 대해 회사마다 고용계약서나 임금지급 규정에 따라 다른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다.

만약 교보증권 측이 고용계약서에 ‘성과급은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해 지급한다’라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었다면 A씨와 B씨 역시 피해를 호소하며 사측에 소송을 제기할 일도 없었다.

다만 이 부분이 계약서에 없었다는 점과 동시에 교보증권 측이 퇴사자에게 성과급 지급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을 내세우는 회사라면, 향후 교보증권 직원들 중에서 이와 관련해 사측과 갈등을 빚고 직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A씨와 B씨 사건을 통해 교보증권은 반드시 근로계약서상 ‘성과급은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해 지급한다’라는 부분을 명시하거나, 퇴사자에게 성과급 지급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마땅했다.

아쉽게도 교보증권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소송 중인 사항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시 말해 직원들과 이 부분과 관련해 갈등을 겪을 여지도 남아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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